아이들 몰래 '갑질에 눈물 흘린' 유치원 교사들

아이들 몰래 '갑질에 눈물 흘린' 유치원 교사들

2020.07.09. 오후 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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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교사 대상 설문조사에서 갑질 피해 쏟아져
’동료 교원 평가’ 낮게 나오자 교사 불러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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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반말은 기본, 살이 쪘다며 인격을 모독하는 막말을 듣고, 몸이 아파 병가를 내려는데 무책임하다는 비난이 돌아왔다."

대전 지역 유치원 교사들이 교육 현장에서 원장과 원감에게 당했다는 '갑질' 피해 내용 일부입니다.

일상이 된 갑질을 멈추게 해달라고, 유치원 교사들이 교육청에 'SOS'를 보냈습니다.

보도에 이문석 기자입니다.

[기자]
유치원에서 교사들이 느끼는 '갑질'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교조 대전지부가 지역 유치원 교사 20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원장과 원감, 행정실장 등 관리자가 '갑질'을 했다는 증언이 쏟아졌습니다.

가장 많은 건 폭언이었습니다.

A 유치원 원감은 교사에게, '너는 어떻게 들어간 곳, 나온 곳이 구분이 안 되느냐? 펭수 캐릭터가 떠오른다'고 인격 모독 발언을 했습니다.

B 유치원 원장도, '특정 대학 출신들은 일을 그렇게밖에 못하냐? 임용고시 합격한 거 맞아?' 같은 막말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업무나 휴가와 관련한 갑질도 흔했습니다.

C 유치원 교사는 지시를 받고 원장 자녀가 먹을 피자를 대신 주문했는데, 다른 지점에 주문이 들어갔다며 퇴근 뒤 성난 원장의 전화를 받아야 했습니다.

D 유치원 교사는 전염성 질병을 진단받아 휴가를 신청했더니 원감이 하루만 병가를 내라고 해 아이들에게 병을 옮길뻔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어떤 유치원 교사는, 원장이 '동료 교원 평가' 점수가 낮게 나오자 교사를 불러 자기한테 만점을 준 게 맞느냐고 확인작업까지 벌였다고 했습니다.

교육청의 무관심 속에 유치원 관리자들의 갑질이 일상이 됐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인터뷰:권혁진 / 전교조 대전지부 사무처장]

"내부에서 왕따를 당한다든지 또는 완전히 모든 업무에서 배제를 당한다든지 여러 가지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상황이 있어서 그동안 쉬쉬하고…"

전교조는 피해 교사들의 의견을 정리해 교육청에, 유치원 관리자들의 갑질 의혹을 규명하고 처벌해달라는 내용으로 감사를 청구할 계획입니다.

YTN 이문석[mslee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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