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가연성 환기 배관', 화재 키운다!

음식점 '가연성 환기 배관', 화재 키운다!

2020.04.26. 오전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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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식당 주방마다 요리하면서 생기는 연기를 빼내기 위한 환기 시설이 설치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 환기 시설에 불이 붙어 화재를 키우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는데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가연성 소재를 쓰는 게 문제였습니다.

나현호 기자입니다.

[기자]
식당에 불이 나 내부가 다 타버렸습니다.

불이 시작된 곳은 환기시설,

기름 찌꺼기가 낀 환기배관에 불씨가 닿아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버린 겁니다.

[김은숙 / 중화요리식당 사장 : 불을 세게 해 놓고 할 때, 기름 넣고 셀 때, 채소를 가지러 뒤돌아섰을 때, 불이 한 번 올라갈 때가 있었어요.]

환기시설에서 어떻게 불이 나는지 실험해봤습니다.

조리도구에 불이 붙었는데, 3분쯤 지나자 PVC 천 재질의 환기 배관이 활활 타버린 겁니다.

보통 배관이 천장 위에 설치돼 있어서 불이 나면 스프링클러도 무용지물입니다.

[박석호 / 전남 화순소방서 화재조사관 : 천장 내부에서 연소 확대가 되기 때문에 상가 내부의 유치원 시설이나 다중 시설이 있었을 경우에는 많은 인명 피해 우려가 높다고 하겠습니다.]

자칫 불이 배관을 타고 건물 곳곳으로 번질 수 있는 상황, 그런데 문제는 환기 배관 재질에 있었습니다.

불에 잘 붙는 재질의 환기 시설이지만, 음식점에서는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불이 잘 붙지 않는 불연성 배관이 가연성 배관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환기 배관이 있는지 확인만 할 뿐, 어떤 재질을 써야 한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환기 배관 판매점 운영 : 견적을 넣고 일하잖아요. 인테리어 업자들하고…. 인테리어 업자들이 금액을 많이 안 주고 싸게 줘요. 금액을 맞추다 보면 자재를 싼 거 써야 하잖아요.]

음식점 화재는 매년 2천5백 건 이상 일어날 만큼 비일비재하게 일어납니다.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만한 위험이 천장에 도사리고 있는 만큼, 규제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YTN 나현호[nhh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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