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부실한 역학조사에 뒤늦은 공개까지

대구시, 부실한 역학조사에 뒤늦은 공개까지

2020.03.08. 오후 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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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환자 발생 2주 뒤 역학조사…그사이 46명 확진
한마음 아파트 집단 감염 사실도 제보 통해 알아
신천지 거주지 대규모 감염 사실도 역학조사 3일 뒤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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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40여 명의 확진자가 나와 아파트 전체가 동일집단격리된 가운데 대구시의 대응이 논란입니다.

첫 환자 발생 2주 뒤 역학조사가 이뤄졌고, 신천지 교인들의 집단 감염 사실을 확인하고도 바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허성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마스크와 우산으로 얼굴을 가린 사람들이 버스에 탑승합니다.

모두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시설로 이송되는 한마음 아파트 입주민입니다.

이 아파트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건 지난달 19일.

대구의 첫 확진자인 31번 환자가 확인된 바로 다음 날입니다.

이때부터 최근까지 같은 주소지에서 무려 46명의 환자가 쏟아졌고, 모두 신천지 교인들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대구시는 지난 4일에서야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아파트를 동일 집단격리했습니다.

하루에 13명이나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24일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9일이나 지난 뒤였습니다.

아파트 집단 감염 사실도 주민 제보를 통해 파악했습니다.

[권영진 / 대구광역시장 : 종합복지회관장이 우리 상황실로 '우리 아파트에서 여러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문이 있습니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렇게 해서 한번 데이터베이스 검사를 하면서 한마음아파트에 다수의 확진자가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신천지 교인들의 집단거주 시설에서 대규모 감염이 발생한 사실을 공개한 시점도 문제입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언론 브리핑을 통해 시민들에게 사실을 알린 건 지난 7일로, 역학조사를 벌인 지 사흘 뒤였습니다.

[김종연 /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 : 이분들 사이에 얼마나 확진자가 있으며 어떤 형태로 전파가 이뤄졌는지, 이들로 인한 지역사회 감염 전파가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었습니다. 그런 부분을 파악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모른 채 보름 넘게 평소와 다름없이 생활해 온 주민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합니다.

[인터뷰 : 인근 주민]

"진작 알았더라면 가지도 않았을뿐더러 시에서 미리 말해줬으면 주위 상권, 저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주변에 갔을 때 우리 다들 조심했겠죠. 고의인지 뭔진 모르겠지만 참 괘씸하고 원망스럽기까지 하네요."

대구시 등 방역 당국은 뒤늦게 한마음 아파트 주민 가운데 자가격리 수칙을 어긴 2명을 고발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입주자의 60% 이상이 신천지 교인이고 46명 무더기 확진자가 발생한 아파트에 대한 대구시 등 방역 당국의 조치가 부실 늑장 대응이라는 비난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YTN 허성준[hsjk2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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