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병원 3층에서 온 쪽지 "격리 부실에 위생은 엉망"

21세기병원 3층에서 온 쪽지 "격리 부실에 위생은 엉망"

2020.02.06. 오후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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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광주에서는 사흘 연속 확진 환자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광주 첫 확진자인 16번 환자와 추가로 확진된 딸이 머물렀던 21세기병원은 여전히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병원 내의 환자 격리와 위생 상태가 엉망이라는 입원 환자의 호소가 터져 나왔습니다.

환자 한 분이 저희 YTN 취재진에게 쪽지를 건네면서 알려졌는데요.

취재 기자 연결하겠습니다. 오점곤 기자

우선 쪽지 얘기부터 해보죠.

쪽지가 건네진 상황, 그리고 쪽지 내용부터 먼저 전해주시죠 ?

[기자]
네, 저희 YTN 중계팀이 오늘 아침 일찍 중계 방송 연결을 위해서 광주 21세기 병원에 갔습니다.

그런데 중계 직전에 3층에 있던 환자 1명이 유리창을 열고 하소연을 했습니다.

그리고 잠시 뒤에 쪽지 1장을 떨어뜨렸습니다.

혹시나 모를 감염 우려 때문에 저희 취재진도 장갑을 끼고 조심스럽게 쪽지를 열어봤습니다.

쪽지에는 '환자 분리가 안 되고 3층에 그대로 있다', '화장실, 취사장, 샤워장이 엉망이다' '처리를 좀 해 달라' '질병관리본부한테 전해 달라'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쪽지를 건넬 당시 환자는 상당히 불안한 표정이었습니다.

참고로 이 여성 환자는 다른 환자들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여부 검사를 했는데 오늘 아침에 음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다 아시다시피, 이 21세기병원 3층은 광주지역의 첫 확진자와 딸이 함께 입원해 있던 장소입니다.

앞서 보건당국은 이 16번 환자와 접촉한 사람을 모두 306명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역학 조사를 철저하게 벌이고 있고, 21세기병원에 대해서는 통째 격리는 아니지만 '통째 격리 수준'의 철저한 대비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혹시 모를 감염에 대비해 환자들을 1인 1실로 이동시키고 병상이 모자로 일부 환자는 외부의 시설에 1인 1실로 이동시켰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앵커]
이후에 그 환자하고 전화 통화를 했는데 1인 1실 분리 자체가 안됐다는 내용도 추가로 하소연을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저희 취재팀이 오전에 중계 방송 참여를 마치고 3층에 있는 환자분과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추가로 이런 하소연을 했습니다.

"보건 당국의 발표와 달리 1인 1실 분리가 안 돼 있다.

3층에 여전히 환자들이 많다.

많게는 6명이 한 방에 있고, 적게는 3명이 한 방을 쓰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보건당국의 발표와 달리 2명의 확진자가 오랫동안 머물렀던 3층에 여전히 환자들이 많이 있고, 1인 1실 격리도 안 돼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왜 보건 당국의 발표와 달리 오늘까지도 1인 1실 격리가 안 돼 있는 것인지 보건당국의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또한 확진자가 오랫동안 머문 공간이나 시설은 보통 임시 폐쇄 조치를 하고 철저한 방역 소독을 하게 되는데, 그런 장소인 3층에 왜 많은 환자들이 머물고 있는지 살펴봐야 할 거 같습니다.

[앵커]
16번 환자가 사실상 보름 정도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광주는 시민의 걱정이 클 것 같은데요,

확산을 막기 위해 문을 닫는 곳이 줄을 잇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먼저 환자의 아들이 다니는 어린이집이 오는 17일까지 임시 폐쇄됐습니다.

또 병원 관계자 등의 자녀가 다니는 어린이집 3곳도 오는 18일까지 휴원에 들어갔는데요,

광주광역시교육청과 광주광역시는 오늘과 내일 이틀 동안 모든 보육 시설을 휴원하도록 했습니다.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대상은 어린이집 천백 12곳과 유치원 290곳입니다.

다만 맞벌이 부부를 위해 보육교사는 모두 정상 출근해 보육에 이상이 없도록 했습니다.

22번 환자가 나온 광주우편집중국도 임시 폐쇄됐습니다.

하루에 수천 명이 찾아 '노인 타운' 2곳도 무기한 휴관하기로 했습니다.

금호타이어 광주와 곡성 공장도 모레와 글피 가동하지 않습니다.

단원의 가족이 광주 21세기 병원에 다녀온 광주시립예술단 단원들도 모두 자가 격리됐습니다.

앞으로 추가 환자 발생 추이에 따라 문을 닫는 곳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금까지 YTN 오점곤[ohjumg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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