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물 회피' 식물 뿌리의 비밀 첫 규명

식물 뿌리, 장애물 많은 환경에서도 성장
성장 호르몬 ’옥신’ 재분배로 뿌리가 휘어짐
물리 자극 때 칼슘 활성화→호르몬 재분배 유도

[앵커]
식물 뿌리가 장애물을 피하며 성장하는 원리를 국내 연구진이 처음 밝혀냈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식물 연구에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정우 기자입니다.

[기자]
식물 뿌리는 장애물이 많은 환경에서도 땅속으로 파고 들어가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식물이 다른 물체와 접촉할 때 발생하는 자극은 인간의 촉각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연구는 아직 없었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뿌리가 장애물을 효율적으로 회피하는 원리를 처음으로 밝혔습니다.

[이효준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식물시스템공학연구센터 : 식물의 뿌리가 장애물에 닿으면 장애물에 닿음으로 인해서 발생 되는 신호가 식물 뿌리 내부에서 발생 되고요. 그것이 식물의 호르몬 분배를 일으켜서 식물의 뿌리를 움직이게 한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연구진은 뿌리가 장애물을 만났을 때 식물 성장 호르몬 '옥신'이 뿌리 내에서 빠르게 재분배돼 뿌리가 한쪽으로 휘어지는 것을 밝혔습니다.

또한, 식물이 물리 자극을 받았을 때 칼슘 신호가 활성화되는데, 이 칼슘 신호가 옥신 호르몬의 재분배를 유도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뿌리의 장애물에 대한 회피 원리가 처음으로 밝혀짐에 따라 식물의 물리 자극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질 전망입니다.

[이효준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식물시스템공학연구센터 : 다양한 식물의 반응을 조절할 수 있거든요. 덩굴성을 더 극대화 시킨다거나 덩굴성을 없애거나 아니면 식물의 초식 곤충에 대한 저항성을 향상하거나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기술이 가능합니다.]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자 지원사업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식물학 분야 세계적 저널 '뉴 파이톨로지스트'에 특별 해설 형식으로 소개됐습니다.

YTN 이정우[leejwoo@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