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파도 속 배에 갇힌 승객들...황당 사건, 왜?

높은 파도 속 배에 갇힌 승객들...황당 사건, 왜?

2019.12.03. 오후 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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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ANC 건설자재 수송 바지선이 항구 독차지
하역작업으로 정기 여객선 승객들 큰 불편
인천시·해수부·해경, 바지선 통제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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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백령도에서 건설 작업을 하는 바지선이 항구를 독차지하는 바람에 여객선 승객 수백 명이 높은 파도 속에 배에서 내리지 못한 채 불안에 떨어야만 했습니다.

몇 시간 동안 백령항이 큰 혼란에 빠졌는데도 이를 제대로 통제하는 기관은 없었습니다.

이기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기상 악화를 뚫고 인천항에서 백령도로 출항한 정기 여객선.

하지만 겨우 백령도에 도착해서도 승객들은 입항하지 못하고 높은 파도 속에 몇 시간씩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포스코ANC가 백령도에 조립식 콘크리트 주택을 건설하면서 자재를 수송하는 대형 바지선이 항구를 독차지한 채 비켜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민과 여객선 선사 측이 빨리 항구를 비워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들은 당국으로부터 점용허가를 받았다며 자재 하역 작업을 계속했습니다.

입항해야 할 승객들은 물론 백령항에서 인천으로 떠나야 할 승객들까지 발이 묶여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그 상황을 얘기해 주라고 못가도 좋으니까. 그 상황을 얘기해줘. (그러니까 저희도 지금 얘기를 기다리는 상황이에요.)"

일부 승객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잠시 의식을 잃기까지 했습니다.

[심효신 / 백령도를 사랑하는 모임 대표 : 기존에 수십 년 동안 들어오던 자리에 점유허가를 받았다고 내준데도 문제지만, 어떻게 사람이 오가는 자리에 화물선을 대놓고 빼지 않느냐고요. 바다 한가운데서 목숨 걸고 온 사람들은 뭐냐 이거죠. 지금.]

백령항이 큰 혼란에 휩싸였지만 인천시와 백령면, 해수부, 해경 그리고 건설사 어느 쪽도 항구를 틀어막은 바지선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기상이 더 나빠져 여객선 운항이 통제됐고, 백령도를 나오려던 승객들은 하루 더 섬에 발이 묶이는 등 승객들의 고통만 커졌습니다.

YTN 이기정[leekj@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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