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랭지 채소밭이 사과 단지로...바뀌는 과일 지도

고랭지 채소밭이 사과 단지로...바뀌는 과일 지도

2019.09.09. 오전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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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구온난화가 과일 재배지를 바꾼다는 건 이제는 새로운 사실이 아닙니다.

심지어 5월까지 서리가 내리는 강원도 고랭지 채소밭이 사과농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송세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원 산간지역 곳곳에 사과 과수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나무마다 탐스러운 사과가 영글어갑니다.

올해는 이른 추석으로 이달 초부터 수확이 시작됐습니다.

이곳의 해발고도는 500m가 넘습니다.

주로 배추나 무 등 고랭지 채소를 키우던 곳인데, 지금은 사과 재배 단지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사과 재배지가 대구와 경북에서 강원도까지 올라온 겁니다.

강원도 사과 재배 면적은 1,092ha로 7년 새 2배 넘게 늘었습니다.

[배선철 / 사과 재배 농민 : 5월 중순까지도 서리가 내리는 지역이기 때문에 여기서 무슨 사과 농사냐 다들 걱정했는데, 지금은 잘 되고 있어요.]

어른 주먹만 한 배가 나무마다 주렁주렁 매달려 있습니다.

8월 중순부터 생산되는 조생종으로, 강원도에서는 올해 첫 수확에 성공했습니다.

[정중환 / 배 재배 농민 : 8월에 (배를) 수확한다는 게 참 힘들거든요. 그런데 8월에 수확하게 돼서 맛도 좋고….]

이뿐만이 아닙니다.

주로 경상도에서 나던 복숭아는 재배 한계선이 경기도 파주까지 올라왔고, 제주 한라봉은 이제 전북 김제에서도 재배가 이뤄집니다.

이렇게 과일 재배 한계선이 북상하는 것은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평균 기온은 지난 100년 동안 1.5도 올랐습니다.

지구 평균 온도가 0.73도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빠른 속도입니다.

[한점화 /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실장 :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해서 보급하는 것, 장기적으로는 아열대 작물을 선발하고 재배 기술을 개발해서….]

오는 2030년에는 사과 주산지가 강원 산간 지역으로 바뀔 거라는 전망이 나올 만큼, 뜨거워진 한반도가 과일 생산 지도를 바꿔놓고 있습니다.

YTN 송세혁[shso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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