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내고 어머니 돕다가" 계곡서 모자 참변

"휴가 내고 어머니 돕다가" 계곡서 모자 참변

2019.08.16. 오후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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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릉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어머니가 아들과 함께 계곡 물에 휩쓸려 실종됐습니다.

아들이 휴가까지 내고 일손을 도왔는데, 어머니는 숨진 채 발견됐고 아들은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송세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강릉 왕산면에 있는 펜션 부근 계곡입니다.

거센 물살에 평상이 부서진 채 떠내려왔습니다.

한밤중에 펜션을 운영하는 61살 조 모 씨와 아들 37살 나 모 씨 등 2명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앞서 모자는 오후 2시 반쯤 함께 펜션을 나간 뒤 소식이 끊겼습니다.

모자는 폭우로 계곡 물이 불어나자 피해를 막기 위해 이곳에 설치한 평상 등을 옮기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어머니는 실종신고 11시간 만에 계곡에서 숨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했습니다.

발견된 곳은 실종 추정 계곡에서 하류 방향으로 1.5km 떨어진 지점입니다.

하지만 아들 나 씨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공무원인 나 씨는 부모님을 가까이에서 돕기 위해 지난해 삼척시선거관리위원회로 전입했을 만큼 효자였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실종자 누나 : 저희는 다 그깟 천막 날아가면 다음에 또 사면 되지 말렸는데, 남동생은 엄마 말리다가 안 되면 도와주고 그래서 이렇게 된 것 같아요. 물에도 분명 자기가 먼저 들어갔을 거예요. 엄마 못 들어가게.]

이번에도 휴가까지 내고 평소처럼 일손을 돕다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방기석 / 삼척시선거관리위원회 사무과장 : 주말마다 아버님이 몸이 불편하시고 또 어머니가 펜션을 혼자 운영하시기 때문에 도움을 드리려고 그렇게 솔선수범한 한마디로 효자 공무원입니다.]

소방과 경찰, 군인 등 300여 명은 실종 추정 계곡에서 오봉 저수지까지 5km 구간을 수색하고 있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성과가 없으면 수색 범위를 강릉 남대천까지 확대할 방침입니다.

YTN 송세혁[shso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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