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그루만 걸려도 과수원 폐원...화상병 비상

한그루만 걸려도 과수원 폐원...화상병 비상

2019.07.22. 오전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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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과와 배나무에 주로 걸리는 '과수화상병'이 최근 곳곳에서 번지고 있습니다.

한 그루만 걸려도 과수원 전체 나무를 땅에 묻어야 하는데 치료제도 없고 발병 원인도 모릅니다.

지 환 기자입니다.

[기자]
과수원 입구에 통제선이 쳐졌습니다.

채 익지 못한 사과만 바닥에 나뒹굽니다.

나무 몸통엔 빨간 페인트가 칠해졌습니다.

과수화상병에 걸린 나무입니다.

인근 또 다른 과수원 부지.

사흘 전 멀쩡했던 농장은 흔적조차 사라졌습니다.

과수원이 한순간에 황무지로 변했습니다.

이곳에 있던 천 그루 정도의 사과나무는 밭 가운데 구덩이를 파고 생석회를 깐 뒤 모두 매몰 처분됐습니다.

이곳에서는 앞으로 3년간 사과나 배를 키울 수도 없습니다.

10년을 공들인 농사, 수확을 한 달 앞둔 농민은 억장이 무너집니다.

[송창길 / 강원도 원주 사과농장주 : 어떤 마음이라고 표현할 수도 없고 그냥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없으니까 까매요. 마음이. 막상 (확진 판정) 결과가 딱 나오니까 주저앉을 힘도 없더라니까.]

세균성 질병인 과수 화상병은 사과나 배나무에 특히 치명적입니다.

잎과 줄기가 불에 탄 것처럼 검게 말라 죽고, 백신이나 치료제도 없습니다.

국내에선 4년 전 처음 발생했는데, 전파 속도가 빨라 올해 피해 면적은 벌써 100㏊.

충청, 경기에 이어 강원 지역까지 퍼졌습니다.

벌 같은 곤충이나 농가에서 돌려쓰는 농기구로 추정할 뿐 정확한 발병 원인이나 감염 경로 역시 모릅니다.

[최종태 / 강원도 농업기술원장 : 원인균 자체를 찾아내고 치료를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하다 보니까 지금 방법이라고는 하여튼 빨리 예찰하고 매립해서….]

외래 세균성 질병이 여기저기 번지는데 발병 원인도 확산 경로도, 치료제까지 깜깜이인 상황.

걸렸다 하면 과수원 문을 닫아야 하는 농민들의 한숨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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