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낸 화물선, 구조 요청하며 충돌 사실 숨겼다

사고 낸 화물선, 구조 요청하며 충돌 사실 숨겼다

2019.01.11. 오후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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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고를 낸 파나마 화물선은 구조 신고를 하고도 충돌 사실은 숨긴 것으로 드러나 해경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생존자 일부는 전복된 배 안에 있던 에어포켓을 찾아서 살아남기도 했습니다.

나현호 기자입니다.

[기자]
낚시 어선이 화물선에 들이받혀 뒤집힌 건 새벽 5시쯤, 화물선은 통영연안 관제센터에 무전을 쳤습니다.

부근 배가 뒤집혔다며 구조 요청을 했는데, 이 배와 부딪혔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충돌 사고 화물선 : 선명이 안 보입니다. 불이 다 꺼져있는 상태고 사람들만 보입니다.]

낚시 어선에 있는 자동 어선위치 발신장치와 선박 자동 식별장치는 사고 전날 오후부터 꺼졌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고의로 끈 것인지 확인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김수옥 / 통영해경 수사과장 : 소리도 남방 23마일입니다. 거기까지는 (낚시어선) 위치가 나와 있고, 그다음부터는 없어져 버렸습니다.]

사투 끝에 살아남은 사람들은 해경 경비함정을 타고 부두로 들어왔습니다.

일부는 붕대를 감고 부축을 받기도 했지만, 비교적 건강한 모습입니다.

이번 사고 사망자와 부상자 모두 배가 출항했던 전남 여수로 와서 병원에 분산 수용됐습니다.

사고가 난 배는 이미 낚시를 마치고 뱃머리를 돌려 여수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전날 오후부터 조업하느라 지친 사람들이 객실에서 잠자고 있었는데 사고가 난 겁니다.

[사고 선박 선원 : 잠잘 때는 구명조끼를 안 하고 낚시할 때만 다 입거든요. 그리고 방에 들어갈 때는 구명조끼를 다 벗고 주무시니까….]

일부는 뒤집힌 배 안에 남은 공기, 이른바 '에어포켓' 덕을 보기도 했습니다.

사고 뒤 오히려 배 안으로 들어가 숨 쉴 공간을 찾고 매트리스를 쌓아 체온을 유지하며 3시간을 버텼습니다.

[사고 낚시 어선 생존자 : 난 나오다가 다시 들어가서 에어포켓에서 둘이 살아 나왔죠. 나하고 한 분하고, 3명이 들어갔는데, 한 분은 그 자리에서 돌아가시고….]

하지만 아직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 가족들은 안타까움 속에 발견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YTN 나현호[nhh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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