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위로 벨트가 윙윙...故 김용균 씨는 이렇게 일했다

머리 위로 벨트가 윙윙...故 김용균 씨는 이렇게 일했다

2018.12.31. 오후 5:2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가 사망한 태안화력 석탄 컨베이어 설비.

'위험하다, 위험하다' 말이 많았지만 실제로 얼마나 위험한 작업인지 실감하기 어려웠습니다.

YTN이 김 씨와 같은 하청업체 노동자가 실제 석탄 컨베이어 설비에서 작업하는 영상을 입수했습니다.

이문석 기자입니다.

[기자]
깜깜한 어둠.

희미한 빛이 지나는 곳마다 세찬 눈처럼 석탄 먼지가 날립니다.

허리를 굽혀 얼굴을 바닥 가까이 대서 석탄 더미를 치웁니다.

몸을 쑥 집어넣고 손을 뻗어야 간신히 닿는 석탄.

머리 위로 컨베이어벨트가 윙윙 소리를 내며 빠른 속도로 돌아갑니다.

작업도구나 옷이 롤러에 걸리면 끔찍한 사고를 피할 길 없습니다.

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씨가 숨지기 전까지 했던 일.

지금도 태안화력 1호기에서 8호기까지 하청업체 직원들이 도맡아 하고 있는 일입니다.

위험하다고 말로만 전해졌던 실제 컨베이어 작업을 촬영한 영상입니다.

이를 포함해 대책위가 공개한 화면 속에는 위험해 보이고 어지러운, 그래서 '개미지옥'으로 부르는 작업장의 민낯이 담겨 있습니다.

[하청업체 노동자 : 안전모가 벨트에 쓸려서 같이 빨려 들어갈 뻔한 적이 있는데 진짜 저도 그때는 많이 놀라서…]

태안화력이 속한 한국서부발전에서 지난 7년 동안 산업재해로 9명이 목숨을 잃고 54명이 다쳤습니다.

부상자 단 둘을 빼고는 모두 하청업체 노동자.

글자 그대로 '위험의 외주화', '죽음의 외주화'였습니다.

YTN 이문석[mslee2@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