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가스 내뿜은 보일러, 무자격자가 설치했다

죽음의 가스 내뿜은 보일러, 무자격자가 설치했다

2018.12.20. 오후 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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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3 학생 10명이 참변을 당한 강릉 펜션 사고의 원인으로 가스보일러의 가스 누출이 지목되고 있죠.

그런데 문제의 보일러를 자격이 없는 업자가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강릉 현장 연결합니다. 지 환 기자!

사고 펜션의 가스보일러를 무자격자가 설치했다고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

[기자]
YTN이 단독으로 확인했는데요.

사고가 난 펜션 보일러는 지난 2014년 강릉지역에 있는 모 설비업체 대표 최 모 씨가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최 씨는 가스보일러를 설치할 수 있는 자격이 없는 무자격자로 확인됐습니다.

최초 건물주가 가스보일러를 직접 구매한 뒤 시공은 무자격자인 최 씨에게 맡긴 겁니다.

가스보일러는 누구나 대리점이나 온라인을 통해 제한 없이 구매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보일러 설치는 반드시 고압가스 자격증과 온수 온돌 자격증 등 관련 자격증을 갖추고 가스안전공사의 안전교육을 받은 뒤 지자체의 시공업 허가, 전문건설업 등록을 받은 사람이 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사고대책본부장인 김한근 강릉시장도 건물주가 보일러를 직접 사서 누군가에게 시공을 맡겼다고 밝혔습니다.

김한근 사고대책본부장 인터뷰 직접 들어보시죠.

[김한근 / 강릉시장 (강릉 펜션 사고대책본부장) : 보일러도 집배원에게 배송만 받았다는 거 아니에요. 본인이 설치했다는 거죠. (건물주가 한 거예요?) 건물주죠.]

건물주가 가스보일러를 직접 구매한 뒤 무자격자에게 설치를 맡긴 건 전문업체에 맡기는 것보다 비용이 덜 들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경찰은 학생들이 어긋난 보일러 배기관을 통해 새 나온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결국, 무자격자가 보일러를 설치하면서 배기관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아 사고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 부분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재 경찰 조사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경찰은 지금까지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보일러 연통이 언제부터, 도대체 왜 어긋나 있었는지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설치 당시부터 무자격 업자가 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 부분에 대한 수사가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설치하면 안 되는 사람이 한 것 자체가 불법이고요.

배기관의 규격은 적합했는지, 설치 과정에서 어떤 실수가 있었는지에 대해 확인이 필요해 보입니다.

보일러 설치나 변경과정에서 과실이 있었는지 따지고 부실시공 여부를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정말 참담한 참사가 역시나 또 인재로 드러나는군요.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지금 병원에 있죠?

치료 학생들의 상태는 어떻습니까?

[기자]
그나마 병원에서 다행인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있는 강릉아산병원에는 병원으로 옮겨진 학생 7명 중 5명이 치료를 받고 있는데요.

그런데 오늘 중환자실에 있던 학생 2명이 추가로 일반 병실로 옮겨졌습니다.

또 가장 반가운 소식이죠.

가장 회복이 빠른 학생 한 명은 내일까지 특별한 일이 없고 보호자 동의가 있으면 퇴원을 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다른 학생들도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고 의료진이 밝혔습니다.

원주에 있는 두 학생 역시 치료 성과를 보이며 조금씩 호전되고 있는데요.

물론 이렇게 차도를 보이더라도 충분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의료진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사실, 지금 치료를 받는 학생들이 세상을 떠난 친구들의 소식을 모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분별한 취재를 자제해달라고 요청이 있었고요.

저희 YTN도 가족이나 학생과의 접촉을 자제하면서 치료 소식을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강릉아산병원에서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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