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육장 탈출해 일본으로 건너간 황새...야생 적응 문제 없어

[앵커]
지난 9월 한국교원대 사육장에서 나간 천연기념물 황새가 최근 수백 ㎞ 떨어진 일본 나가사키현에서 발견됐습니다.

국내에서 방사한 황사가 일본으로 건너가 건강하게 서식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성우 기자입니다.

[기자]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종인 황새 한 마리가 논을 유유히 거닐고 있습니다.

지난 9월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사육장을 빠져나간 개체명 A29라는 황새로 올해 6살이 된 수컷입니다.

사육장을 빠져나간 이 황새는 교원대 인근 논에서 서식하다가 지난달 중순 전북 고창으로 건너갔습니다.

하지만 지난 15일 전북 고창의 한 논에서 미꾸라지를 먹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찍힌 뒤 모습을 감췄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인 지난 19일 전북 고창에서 수백 ㎞ 떨어진 일본 나가사키 현 고토시에서 황새가 일본 연구자들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서식지를 찾아 충북 청주에서 전북 고창, 그리고 일본까지 날아간 겁니다.

[윤현주 /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박사 : 야생성을 잃고 있지 않아서 야생에 나가서도 야생에 적응을 잘하고 일본까지 날아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일본에서 서식 중인 황새가 국내에서 관찰된 사례는 있었지만, 국내에서 방사한 황새가 일본서 건강하게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수년 전에도 우리 황새가 일본 가고시마까지 날아간 적은 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여객기에 부딪혀 죽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에 일본에 건너간 황새가 야생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있는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남영숙 / 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장 : 한국과 일본을 왕래하면서 황새들의 메타개체군의 복원 가능성에 주는 의미가 크다고 봐요.]

농약 사용과 환경오염으로 1970년대 이후 국내에서 모습이 사라진 황새.

황새생태연구원 측은 이번 황새 일본 이동을 계기로 황새들의 방사 계획과 서식지 환경 조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YTN 이성우[gentlelee@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