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북방 "현대판 해적 중국어선"에 무방비

백령도 북방 "현대판 해적 중국어선"에 무방비

2018.10.28. 오전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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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북단의 섬 백령도에는 서해 평화협력 분위기에 맞춰 포사격 훈련도 중지됐지만 정작 주민들의 생활은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중국어선들이 백령도 북쪽 바다에서 해적에 가까운 어로 활동을 태연히 펼치고 있습니다.

이기정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최북단의 섬 백령도 주민들은 서해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남북평화협력의 훈풍을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요즘도 밤만 되면 중국어선이 남과 북 사이의 바다를 비집고 들어와 어족을 싹쓸이하고 심지어 어민들이 설치한 어구도 통째로 가져갑니다.

해군이 활동하지 못하는 비무장 수역을 노린 겁니다.

제 뒤로 이곳 백령도와 북한 용연반도 사이의 NLL 북방한계선 주변엔 매일 밤 중국어선들이 출몰해 불법 어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곳 주민들은 현대판 해적 행위라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백령도 어민들은 어두워지면 조업도 금지됩니다.

게다가 허락된 어장도 매우 협소하게 제한돼 있어 관련 당국에 어장 확대를 요청하고 있지만, 접경지역이라는 발목에 잡혀 요지부동입니다.

백령도의 최대 약점은 교통편.

날씨가 조금만 나빠져도 육지로 드나들 방법이 없습니다.

페리호 두 대가 운행되지만, 예약 관광객에 밀려 대기표에 탑승명단을 올려놓고 빈자리가 날 때까지 애를 태워야 합니다.

[전향숙 / 백령도 장촌 거주민 : 갑자기 아파서 병원에 치료차 가야 하는데 배표가 없다고 대기자 명단 쓰라고 하잖아요. (만약에 못 갈 수도 있나요?) 글쎄, 못 갈 수도 있죠. 근데 못 가면 안 돼. 가야 돼]

인천광역시는 백령도에 비행장 건설을 추진 중인데, 국토부 타당성 조사결과는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현재 검토 중인 50인승 규모로는 주민 편의와 밀려드는 관광객 소화에 역부족입니다.

[심효신 / 백령도를 사랑하는 모임 대표 : 어차피 여기에 공항이 들어설 것 같으면 최소한 100인승 이상은 도입이 돼야 하지 않나, 저희 주민들 입장에서는 간절히 그걸 희망하고 있습니다.]

야간에는 전 지역 해변 출입이 금지되는 등 엄격한 통제 속에 살아가는 백령도 주민들

군사적 긴장완화에 이어 실질적인 평화 분위기를 피부로 체감하려면 관련 당국의 적극적 태도가 필요해 보입니다

YTN 이기정[leekj@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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