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택시 새치기 시비...집단 구타당한 30대 실명위기

[취재N팩트] 택시 새치기 시비...집단 구타당한 30대 실명위기

2018.05.04. 오후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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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광주 도심 한복판에서 술 취한 사람들이 30대 남성을 집단으로 구타해 피해자가 실명 위기에 빠졌습니다.

당시 현장을 찍은 영상이 SNS를 타고 퍼지면서, '광주 폭행'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며 공분을 사고 있는데요.

청와대에 가해자들에 대한 강력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도 2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사건을 취재한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나현호 기자!

SNS에 공개된 피해자 사진을 보면, 가해자들에게 굉장히 심하게 맞았던데요.

집단 폭행이 상당히 오랫동안 이뤄진 것 같습니다.

[기자]
먼저 화면을 보면, 지금 잔디밭처럼 보이는 곳이 큰 도로 한복판에 조성된 공원입니다.

이곳에서 2·30대 여러 명이 한 명을 두고 무자비한 집단 폭행을 했는데요.

극도로 흥분한 일부는 아예 웃통까지 벗고 몸에 문신을 드러내고 폭행을 이어갑니다.

너무 많이 맞아서 피해자가 몸을 가누기도 어려워하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주먹과 발로 때리는 데요.

심지어 바닥에서 어른 주먹 두세 개 정도 크기의 돌을 들어 피해자를 내려치려고까지 했다가 제지당하기도 합니다.

이런 잔혹한 폭행은 15분이 넘도록 이어졌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당시 집단 구타 신고가 이뤄졌던 시간이 아침 6시 반쯤인데, 경찰 신고만 16건이 이뤄졌습니다.

폭행 장소 바로 옆에는 여성 병원과 산후조리원도 있는데, 이른 아침부터 벌어진 사건으로 주민들이 많이 불안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출동한 경찰이 오고 나서도 가해자들이 폭행을 이어갔다고 피해자 측이 주장하고 있죠?

[기자]
당시 영상을 봐도 알 수 있는데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가해자들과 피해자들을 서로 떼어 놓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가해자들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는데요.

고성을 지르고, 욕설을 퍼붓기도 합니다.

경찰이 보는 앞에서도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에게 해코지하려고 합니다.

경찰을 밀치거나 뿌리쳐 피해자를 잡으려고 하기도 하고요.

심지어 경찰이 옆에 있는데도 피해자를 때리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격렬하게 저항하던 가해자 중 한 명은 전기충격기를 사용해 체포됐습니다.

[앵커]
여러 명에게 돌아가면서 맞아서 많이 다쳤다고 하던데, 실명 위기까지 왔다고요?

[기자]
어제 취재진이 광주지역 한 대학병원에서 피해자의 친형 정 모 씨를 만났는데요.

병원에서는 피해자가 한쪽 눈을 실명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고 합니다.

맞기도 많이 맞았지만, 구타가 잔혹한 수법으로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큰 돌을 집어 내려치려다가 제지되기도 했는데요.

이뿐 아니라 나뭇가지를 꺾어서 피해자의 눈을 마구 찔렀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주 심하게 맞았던 만큼 정신적인 충격도 상당히 큰 것으로 보입니다.

피해자는 당시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옮겨졌는데요.

의식을 찾은 피해자는 당시 충격으로 대소변도 못 가리며 잠을 제대로 못 자고, 무섭다는 말만 되풀이한다고 가족들은 전했습니다.

[앵커]
황당한 일로 피해자가 젊은 나이에 실명 위기까지 겪어야 하는 게 참 안타깝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로 감정이 상했길래 이 정도로 잔인하게 구타를 한 겁니까?

[기자]
황당하게도 사소한 시비가 발단이었습니다.

택시를 잡는 문제 때문이었는데요.

먼저 피해자 측이 일행 한 명을 귀가시키려고 앱을 통해 택시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호출을 받고 온 택시를 가해자 측 일행이 새치기해서 타고 가버린 겁니다.

이 때문에 말다툼이 시작됐고, 결국, 가해자 측과 피해자 측이 몰려들어 몸싸움으로 번지게 됐는데요.

이때 피해자 정 씨도 친구가 맞는 것을 보고 말리러 갔다가 집단 구타를 당하게 된 겁니다.

[앵커]
경찰이 가해자 3명을 구속한 데 이어 2명을 추가로 구속할 계획이라고요?

[기자]
피해자 정 씨를 구타했던 가해자는 7명으로 현장에서 모두 체포돼 입건됐습니다.

이 가운데 가담 정도가 심한 3명은 그제 구속됐는데요.

경찰은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받던 가해자 4명 중 2명도 추가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경찰이 사건 현장 CCTV 등을 분석한 결과 적극적으로 폭행에 가담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가해자들의 가담 정도나 고의성, 흉기나 둔기 사용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살인미수죄를 적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광주에서 YTN 나현호[nhh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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