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 고문치사' 31년 만의 늦은 사과..."그래도 고맙다"

'박종철 고문치사' 31년 만의 늦은 사과..."그래도 고맙다"

2018.03.20. 오후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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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무일 검찰총장이 고문치사 사건 31년 만에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를 찾아 사과했습니다.

검찰이 과거의 잘못에 대해 당사자를 찾아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병상에 있던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는 "늦어서 아쉽지만 그래도 고맙다"고 했습니다.

손재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문무일 검찰총장이 병상에 누운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 씨를 찾았습니다.

[문무일 / 검찰총장 : 저희가 너무 늦게 찾아뵙고 사과드리게 돼서 정말 죄송스럽고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31년 만에 검찰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에 대해 고개를 숙였습니다.

1987년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 사건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은 최환 전 서울지검 공안부장의 시신 보존과 부검 조치였습니다.

만약 최 전 부장의 조치가 없었다면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을 세상에 알릴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검찰의 태도는 실망스러웠습니다.

고문치사 사건에 대한 수사에서 검찰은 사건 축소 은폐에 나섰습니다.

다른 공범이 있었다는 진술에도 불구하고 2명을 구속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해 축소 은폐 의혹이 제기됐고, 추후 조사에서 공범 3명이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명백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검찰은 아무런 사과가 없었습니다.

박종철 열사의 유족은 검찰의 사죄를 지속해서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사건 발생 31년 만에야 검찰의 과거사 사과가 이뤄진 겁니다.

[문무일 / 검찰총장 : 과거의 잘못을 다시는 되풀이 하지 않고 이 시대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 사명을 다 하겠습니다.]

최근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등 인권침해와 검찰권 남용 의혹이 있는 12건에 대해 재조사에 나섰습니다.

유족은 검찰의 사과를 받았지만 이제라도 완전한 정리를 원했습니다

[박종부 / 故 박종철 열사의 형 : 명명백백하게 당시 상황을 밝혀내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가 있기를 바랍니다.]

유족들은 문 총장의 방문 뒤 박 열사의 아버지가 "하루라도 빨리 왔었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그래도 고맙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YTN 손재호[jhs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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