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아찔한 드라마 인증샷...도깨비도 놀랄 판

[취재N팩트] 아찔한 드라마 인증샷...도깨비도 놀랄 판

2017.02.27. 오전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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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인 강원도 강릉 영진해변에 인증 사진을 찍기 위해 관광객이 많게는 하루 수백 명씩 몰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파도가 높은 날에도 출입통제가 이뤄지지 않는 등 안전 대책이 허술해서 사고 위험이 크다는 건데요.

현장을 취재한 취재기자와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송세혁 기자!

촬영장소가 된 이곳 파도가 치면 상당히 위험하다고요?

[기자]
강릉 영진해변은 드라마 도깨비에서 남자주인공 공유가 여자주인공 김고은에게 메밀꽃을 건네는 장면이 촬영된 곳입니다.

지금 보시는 저 구조물 위에서 촬영했는데해당 구조물은 파도로 인해 모래가 유실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사제입니다.

저희 취재진이 갔을 때가 지난 20일이었는데요.

관광객들은 드라마 속 장면을 흉내 내 사진을 찍기 위해서 방사제 위에 길게 줄을 서 있었습니다.

당시 동해 중부 해상에는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최고 4m가 넘는 높은 파도가일고 있었습니다.

줄 선 관광객들이 방파제를 훌쩍 넘는 파도를 맞아 옷이 젖는 등 아찔한 순간이 여러 차례 목격됐는데요.

하지만 관광객들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사진을 찍었습니다.

방사제 끝은 수심 3∼4m나 되는 바다와 맞닿아 있지만, 심지어 아이들까지 데리고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앵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이렇게 파도가 올라오는데 아이까지 데려갔다는 부분이 참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입니다.

과거에도 방파제 같은 바닷가 구조물에서 사진을 찍거나 산책하다가 파도에 휩쓸려서 인명사고 발생하는 경우 많지 않았습니까?
[기자]
바닷가에 사시는 분들은 파도의 위험성에 대해 잘 알고 계실 겁니다.

파도가 높은 날은 물론 파도가 잔잔한 날에도 주기가 긴 너울성 파도를 조심해야 합니다.

너울성 파도는 일반 파도와 달리 별다른 징후가 없이 점점 강도가 강해지다가 해안가나 방파제에 도착할 때는 엄청난 위력을 가진 파도로 변해 '침묵의 습격자'로도 불립니다.

방파제에 있다가 이 파도에 휩쓸리면 순식간에 바다로 떨어져 인명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지난 2009년 1월 강릉 주문진 방파제에서는 어린이를 포함한 일가족 5명이 산책 중에 높은 파도에 휩쓸려 숨지거나 실종됐습니다.

또 지난 2008년 5월에는 충남 보령 죽도 방파제에서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9명이 숨졌고, 같은 해 2월에는 강원도 강릉항 방파제에서 너울성 파도가 관광객과 낚시꾼을 덮쳐서 3명이 숨지기도 했습니다.

[앵커]
정말 위험한 일이군요.

지금까지 안전불감증 때문에 많은 사고가 일어났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규제하면서 안전대책을 세우라고 안전 당국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안전 대책이 여전히 허술하다고요?

[기자]
안전 문제가 제기되자 최근 강릉시는 풍랑특보가 내려지면 강릉 영진해변 도깨비 촬영지에 안전통제원을 배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풍랑특보가 내려져도 관광객에 대한 출입 통제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관광객 출입을 막을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게 이유입니다.

그나마 단 한 명뿐인 안전통제원은 인근 영진항까지 관리하다 보니까 자리를 비울 때가 많습니다.

사고 대책도 사실상 무방비 상태입니다.

도깨비 촬영지인 방사제에는 추락 방지용 울타리도 없고 구명튜브 같은 기본적인 구조 장비조차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만약 관광객들이 파도에 휩쓸려 바다에 빠지기라도 한다면 해경이나 119구조대가 도착하기 전까지는 도움을 줄 방법이 없는 겁니다.

[앵커]
지금까지 강릉 송세혁 기자 연결해서 이 문제 짚어봤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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