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비빔밥 재료, '황녹두'를 찾아라

사라진 비빔밥 재료, '황녹두'를 찾아라

2016.11.07. 오전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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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주비빔밥의 특징 중 하나는 다섯 가지 색, 이른바 오방색을 가진 재료를 골고루 쓴다는 건데요.

그중 노란색을 대표하는 황포묵은 노란 녹두 즉 황녹두로 만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황녹두가 사라져 시민들이 복원작업에 나서고 있습니다.

송태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잘 차린 전주비빔밥 한 상입니다.

비빔밥과 반찬의 색깔이 청색과 백색, 적색과 흑색, 그리고 노란색으로 다채롭습니다.

동서남북과 중앙을 나타내는 이른바 오방색입니다.

나물만 13가지, 거기에 견과류와 고기, 각종 양념류를 포함해 모두 33가지 재료가 비빔밥 한 그릇에 들어있습니다.

[양 미 / 비빔밥 무형문화재 전수자 : 다양한 식재료, 특히나 예로부터 전통적으로 중요시돼왔던 오방색들을 이 안에 다 넣으면서 완전한 음식, 멋있는 음식 그런 것들을 꿈꿔왔던 것 같아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노란색을 표현하는 방식이 전통과 다소 다릅니다.

황포묵을 만드는 노란 황녹두를 구할 수 없어 푸른 청녹두 가루에 치자 물을 들여 만들었습니다.

전주 외곽의 한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녹두를 수확합니다.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황녹두입니다.

청녹두보다 소출이 적고 재배하기 어려워 거의 사라진 것을 시민단체 회원들이 나서 복원하고 있는 겁니다.

[이선희 / 전주 슬로푸드 협회 회원 : 꼭 먹는다는 용도가 아니더라도 전주비빔밥에 황포묵이 꼭 들어간다는 의미에서라도 많은 곳에서 심어서 보존했으면 좋겠어요.]

3년 전 한 회원이 어렵게 구한 토종 씨앗 20알로 시작했는데 아직 대량재배할 형편이 안됩니다.

1년 농사로 거둔 씨앗이 채 한 바구니가 안 돼 황녹두는 아직도 멸종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완식 / 농학박사, 토종씨드림 대표 : 토종이라는 건 한 번 없어지면 다시 찾을 수 없거든요. 한번 죽으면 우리나라에서만이 아니라 전 지구 상에서 없어지는 거예요.]

전주비빔밥의 원형을 지킬 뿐 아니라 유용한 유전자원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황녹두 복원 작업에 각계의 관심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YTN 송태엽[tayso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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