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컴퓨터에 거미줄까지...무늬만 '정보화 마을'

[앵커]
도시와 농어촌 간 정보격차를 줄이고 특산물을 온라인 판매하기 위한 '정보화 마을'이 전국적으로 350곳 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실한 운영으로 예산만 낭비하는 곳이 많습니다.

송세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06년 국비와 지방비 3억 원을 들여 만든 동해시의 한 정보화 마을입니다.

마을정보센터에 컴퓨터 11대와 화상회의 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지만, 문이 굳게 닫혀 이용할 수가 없습니다.

이 정보화 마을은 주민 간 갈등으로 운영진을 뽑지 못해 3년째 운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삼척에 있는 다른 정보화 마을.

컴퓨터실에는 파라솔이 나뒹굴고 있고 곳곳에 거미줄까지 생겼습니다.

전체 컴퓨터 10대 가운데 2대는 고장 난 채 한 달째 방치되고 있습니다.

전자 상거래로 판매한 농산물은 지난해 100만 원어치도 채 안 됩니다.

[삼척 ○○ 정보화 마을 관계자 : (주민들이) 75세를 다 넘어서 (일부는 컴퓨터 사용을) 하기는 하는데, 거의 안 한다고 봐야죠.]

인근 정보화 마을 역시 전자 상거래 실적이 부진하기는 마찬가지.

90대가 넘는 컴퓨터가 이 마을에 보급됐지만, 농산물을 온라인 판매하는 가구 비율은 고작 10%대에 불과합니다.

[삼척 △△ 정보화 마을 관계자 : (마을 농산물)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서 인터넷 온라인으로 판매하기는 안 맞아요.]

전국에 있는 정보화 마을은 모두 358곳.

정부와 지자체가 지난 2001년 이후 투입한 예산은 1,300억 원이 넘습니다.

성과가 미흡한 정보화 마을은 퇴출했다지만, 여전히 부실한 운영으로 곳곳에서 국민 혈세가 새고 있습니다.

YTN 송세혁[shsong@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