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드라마 세트장 수억 들여 철거

'애물단지' 드라마 세트장 수억 들여 철거

2015.09.28. 오전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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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때 전국 자치단체마다 TV 드라마를 통한 지역 알리기 열풍이 불었는데요.

늘 성공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애물단지로 변한 드라마 세트장, 이제는 수억 원을 들여 철거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습니다.

지 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년 전 촬영한 지상파 유명 드라마 야외 세트장.

대본 속 장면을 재현한 목조 건물이 폐가처럼 썩어가고 잡초만 무성합니다.

관광객 한 명 없이 애물단지가 된 지 오래.

드라마 투자사와 자치단체의 지루한 법정 다툼이 이어졌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결국 자치단체가 행정대집행에 나섰습니다.

지자체가 직접 철거를 주관하고 투자사에 그 비용을 청구하겠다는 겁니다.

건축물부터 주변 수목과 온갖 잡동사니까지 중장비로 부수고 긁어냅니다.

공무원을 포함한 철거인력만 150여 명, 철거 비용은 3억 원에 달합니다.

이번에 철거되는 드라마 세트 가설건축물은 90동이 넘습니다.

강원도 행정대집행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2004년 세트장을 관광단지로 만들기로 한 이후 주변 30만 ㎡의 부지는 소유권 분쟁에 휘말려 10년 넘게 방치됐습니다.

[김왕제, 횡성군청 기획감사실장]
"드라마 세트장이라는 게 영구시설이 아니고 임시시설로 있었기 때문에 활용가치가 떨어지죠. 그래서 관광자원으로는 부족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결국, 대법원이 지자체의 손을 들어주면서 어렵사리 철거까지는 마무리한 상황.

하지만 애초에 법과 규정을 무시한 투자 협약과 무리한 드라마 마케팅이 문제였습니다.

[드라마 투자사 관계자]
"내용은 알고 있으니까 특별히 뭐 말씀드릴 건 없는 것 같고요."

장밋빛 환상에 수십억 원을 들여 조성한 지자체 드라마 세트장.

오랜 재산권 분쟁 끝에 이제는 수억 원짜리 철거대상으로 전락했습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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