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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하린 앵커, 이정섭 기자
■ 출연 : 김민경 기상·재난 전문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ON]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렇게 장마가 시작되자마자 수도권에 폭우가 쏟아졌지만, 진짜 고비는 이제부터입니다. 오늘 밤에는 정체전선에 저기압까지 더해지면서 곳곳에서 '극한 호우'가 쏟아질 거란 전망인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장마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스튜디오에 김민경 기상·재난 전문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지금 밖에 비가 상당히 많이 내리고 있는데요. 지금 호우 상황부터 짚어볼까요.
[기자]
네, 시작부터 만만치 않았습니다. 어제 오후에 서쪽 지역부터 내륙에 첫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요. 밤사이에는 중북부 지역에 강한 비가 집중되면서 인천과 김포, 강원 화천에는 100mm가 넘는 비가 쏟아졌습니다.
특히 인천과 김포에는 시간당 6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졌고요,새벽 5시쯤에는 호우 긴급 재난문자도 발송될 정도 비가 집중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정도 비는 시작일 뿐이고, 오늘 밤에는 더 강한 비가 내릴 수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레이더 영상 준비했는데요. 보실까요? 먼저 지난 밤사이입니다. 수도권에 강한 비가 집중됐던 건, 서쪽에서 점차 다가오는 저기압과 남쪽 북태평양 고기압 사이에서 이렇게 저기압과 고기압 사이에서 강한 남서풍이 밀려오면서 중북부 지역으로 강한 비구름이 형성됐기 때문인데요. 지금까지는 말 그대로 예고편, 그러니까 애피타이저에 불과했습니다. 현재 상황 보겠습니다. 한낮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다소 확장했고 서쪽의 저기압과 남쪽 고기압 사이로 따르하고 이렇게 남서풍이 불어 들면서 강한 비구름이 북한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에 많은 비가 내리고 우리나라는 빗줄기가 조금 약해졌던 거고요. 지금부터 퇴근 무렵까지는 서해상의 정체전선이 이렇게 중부 내륙으로 들어오고, 저기압도 함께 들어오면서 비구름대가 이렇게 수도권과 강원, 충청까지도 내려올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에는 북태평양 고기압도 다소 수축하고 정체전선도 조금 아래로 내려오면서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게 되면서 아래로 내려온 정체정선을 활성화시키면서 새벽쯤에는 수도권이나 충청, 전북 부근에 강한 비가 쏟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전체적으로 비가 많이 내리는 것도 문제인데 시간당 70mm 넘는 극한호우 쏟아지는 곳도 많다면서요?
[기자]
네, 정체전선을 흔히 띠의 모양의 구름대라고 표현하지만, 실제로는 막대기처럼 일정한 형태가 아니라 지형이나 기류에 따라 비구름이 다르게 발달합니다. 구름 상황을 볼 수 있는 레이더 화면 다시 한번 보겠습니다. 하나로 이어진 구름인데, 부분마다 색이 다른 거 보실 수 있을 건데요. 같은 구름대지만 어떤 구간은 매우 강하고, 어떤 구간은 약한 건데요. 이렇게 확대해서 보시면 남색이나 보라색처럼 짙은 색의 구름이 강한 비를 뿌리는 곳이고요. 파란색이 조금 약한 비를 뿌리는 구름대입니다. 구름이 빠르게 지나가면 괜찮지만, 조금이라도 정체되면 시간당 50은 물론 70, 100mm에 달하는 극한 호우로 이어지게 되는 겁니다.
[앵커]
저희가 수치상으로 시간당 50, 70, 100mm씩 내리면 이게 와닿지가 않은 부분이 있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보통 시간당 30mm 이상의 비가 내리면 '집중호우'라고 부르는데요. 그리고 시간당 50mm를 넘기 시작하면, 배수가 원활하지 않은 도로는 물이 차오르고, 차량은 와이퍼를 최대로 켜도 앞이 잘 안 보이게 됩니다. 그리고 시간당 70mm 이상, 그러니까 '극한 호우'가 쏟아지면 하천 가까이 있는 차량과 지하차도는 물에 잠기기 시작해 피해가 발생하고요. 시간당 100mm 이상이면 도로에선 차량이 물에 뜨고, 지하는 물론 건물 하단까지 물에 잠기는 극단적인 상황이 됩니다.
[앵커]
피해가 없어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그런데 비도 비인데, 바람도 강해졌다고요?
[기자]
조금 전에 저기압이 점차 다가온다고말씀 드렸었는데요. 저기압의 뒤를 따라 북쪽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내려오면서 강한 바람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지금 경기 북부와 서울, 그리고 서해안에 강풍 주의보가 내려져 있는데요. 서울의 바람을 생각해보면,오전까지는 덥고 꿉꿉한 바람이었다면,지금은 체감상 온도가 조금 낮고 선선한 바람이 불고 있다고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바람까지도 걱정인데 그런데 요즘 장마는 예전 장마와 비 오는 방식도달라졌다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장마'라는 정의가국어사전에는 여름철에 여러 날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현상이나 날씨라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예전에는 장맛비가 전국에 걸쳐서길게 내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장맛비는 짧게 몰아치거나간헐적으로 끊기는 경우가 많아서'사흘 장마', 일주일 반복 장마라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지역을 가리지 않고 불규칙하게 쏟아지는 '도깨비 장마'에, 좁은 지역에 강하게 쏟아지는 국지적 '극한 호우'가 최근 장마의 특징인데요. 예전에는 장마가 시작되면 초반에 한 차례 큰비가 내리고,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온 뒤에는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정체전선이 다시 내려오면서 2차 장마로 이어졌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예전처럼 명확히 구분되기보다는 여름 내내 강한 비가 오락가락하는 양상이 더 뚜렷합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불규칙하게 쏟아지는 도깨비 장마 때문에 피해가 더 우려되는 상황인데. 또 다른 특징을 보면 강한 비가 주로 밤사이에 집중된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우리나라 장마철 특징 중 하나가 바로밤에 비가 집중되는 이른바, '야행성 폭우'인데요. 햇볕이 강한 낮에는 지면이 가열되면서 따뜻한 공기가 위로 솟구치는 난류가 발생하게 됩니다. 고속도로에서 자동차가 빠르게 지나가는데, 중간에 자동차들이 계속 끼어들면 속도가 줄어드는 것처럼 낮에는 대기 하층의 빠른 바람을 난류가 가로막아서 비구름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발달하기 어려운데요. 밤에는 해가 지고 땅이 식으면서 난류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이 빠른 바람이 수증기의 공급을 원활하게 도우면서 비구름을 더 강하게 발달시키는 겁니다. 지난해 시간당 100mm 이상의 극한 호우가모두 16차례 쏟아졌는데요. 이 가운데 11번이 밤사이에 쏟아졌습니다.
[앵커]
장마는 보통 지역을 생각해보면 남쪽에서 시작해서 올라온다고 생각을 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중부부터 시작된 느낌이 있거든요.
[기자]
맞습니다. 제주도는 지난주에 시작했지만 이번에는 남부보다 중부가 장맛비가 더 빨랐습니다. 사실 저희가 교과서에서 봤던 장마를 생각해보면요. 장마는 북쪽의 오호츠크해기단과 남쪽의 북태평양 고기압이 맞부딪히면서 만들어지는 정체전선, 그러니까 장마전선이 우리나라에 머무르면서 시작된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래서 평년 장마는 제주에서 가장 먼저 시작돼 6월 19일쯤, 이어서 남부가 23일, 중부는 25일로 점차 북상하는 흐름을 보였는데요.그런데 기상청이 발간한 장마백서를 보면,최근 장마는 우리가 익숙한 오호츠크해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충돌하면서 생긴 장마는 전체의 25%도 안 되고, 정체전선에 저기압이 동반돼 내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번 장마 시작 역시 중국 남부에 생긴 정체전선이 저기압의 영향으로 중부에 먼저 걸치게 되면서 중부에 먼저 장맛비를 쏟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밤에 집중되는 야행성 호우, 그러면 오늘 밤이 고비가 될 수 있다, 이런 말씀하셨는데. 내일 오전이면 끝나는 건가요?
[기자]
화면 보실까요? 기상청 강수 예측도를 보면, 오늘 밤부터 비가 점차 남부 지방으로 확대되고, 내일 새벽엔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정체전선이 점차 남동쪽으로 내려가면서 내일 오후부터는 충청과 수도권부터 비가 그치겠고요. 남부는 계속해서 비가 내리게 되지만 오늘처럼은 강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밤사이, 그리고 내일까지 가장 위험한 부분과 주의해야 할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우선 어제부터 오늘 낮까지도 북한 지역에 비가 많이 내렸기 때문에 접경 지역의 수위가 높아져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임진강과 한탄강 주변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 지역은 침수 피해에도 주의가 필요하고요. 많은 비에 산사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아직은 비가 중부에 집중됐지만,점차 남부에도 강한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봄, 대형 산불로 피해가 컸던 영남 지역이 가장 우려가 큰데요. 산불 피해지는 나무뿌리가 토양을 잡는 힘이 떨어져서 토양이 쉽게 무너져 내릴 위험 크기 때문인데요. 실제 산림과학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산불 피해지에서 산사태 발생 비율이 평소보다 200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장마 시작부터 비가 무섭게 내려서 걱정인데 내일 이후는 어떻습니까?
[기자]
우선 정체전선 점차 남하하면서 중부는 내일 오후에 비가 그치고 다시 더위가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정체전선이 다음 주초까지는 제주도와 남부지방 사이의 남해상에 위치할 것으로 보여서 남부는 다음 주초까지도 비가 이어지겠고요. 이후에 다음 주 후반, 그러니까 금요일이나 토요일쯤 정체전선이 다시 한 번 활성화 되면서 중부에도 또다시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비 소식 있는 만큼 비 피해 대비 잘해야 되겠습니다. 지금까지 김민경 기상전문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김민경 (kimmin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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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김민경 기상·재난 전문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ON]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렇게 장마가 시작되자마자 수도권에 폭우가 쏟아졌지만, 진짜 고비는 이제부터입니다. 오늘 밤에는 정체전선에 저기압까지 더해지면서 곳곳에서 '극한 호우'가 쏟아질 거란 전망인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장마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스튜디오에 김민경 기상·재난 전문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지금 밖에 비가 상당히 많이 내리고 있는데요. 지금 호우 상황부터 짚어볼까요.
[기자]
네, 시작부터 만만치 않았습니다. 어제 오후에 서쪽 지역부터 내륙에 첫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요. 밤사이에는 중북부 지역에 강한 비가 집중되면서 인천과 김포, 강원 화천에는 100mm가 넘는 비가 쏟아졌습니다.
특히 인천과 김포에는 시간당 6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졌고요,새벽 5시쯤에는 호우 긴급 재난문자도 발송될 정도 비가 집중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정도 비는 시작일 뿐이고, 오늘 밤에는 더 강한 비가 내릴 수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레이더 영상 준비했는데요. 보실까요? 먼저 지난 밤사이입니다. 수도권에 강한 비가 집중됐던 건, 서쪽에서 점차 다가오는 저기압과 남쪽 북태평양 고기압 사이에서 이렇게 저기압과 고기압 사이에서 강한 남서풍이 밀려오면서 중북부 지역으로 강한 비구름이 형성됐기 때문인데요. 지금까지는 말 그대로 예고편, 그러니까 애피타이저에 불과했습니다. 현재 상황 보겠습니다. 한낮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다소 확장했고 서쪽의 저기압과 남쪽 고기압 사이로 따르하고 이렇게 남서풍이 불어 들면서 강한 비구름이 북한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에 많은 비가 내리고 우리나라는 빗줄기가 조금 약해졌던 거고요. 지금부터 퇴근 무렵까지는 서해상의 정체전선이 이렇게 중부 내륙으로 들어오고, 저기압도 함께 들어오면서 비구름대가 이렇게 수도권과 강원, 충청까지도 내려올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에는 북태평양 고기압도 다소 수축하고 정체전선도 조금 아래로 내려오면서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게 되면서 아래로 내려온 정체정선을 활성화시키면서 새벽쯤에는 수도권이나 충청, 전북 부근에 강한 비가 쏟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전체적으로 비가 많이 내리는 것도 문제인데 시간당 70mm 넘는 극한호우 쏟아지는 곳도 많다면서요?
[기자]
네, 정체전선을 흔히 띠의 모양의 구름대라고 표현하지만, 실제로는 막대기처럼 일정한 형태가 아니라 지형이나 기류에 따라 비구름이 다르게 발달합니다. 구름 상황을 볼 수 있는 레이더 화면 다시 한번 보겠습니다. 하나로 이어진 구름인데, 부분마다 색이 다른 거 보실 수 있을 건데요. 같은 구름대지만 어떤 구간은 매우 강하고, 어떤 구간은 약한 건데요. 이렇게 확대해서 보시면 남색이나 보라색처럼 짙은 색의 구름이 강한 비를 뿌리는 곳이고요. 파란색이 조금 약한 비를 뿌리는 구름대입니다. 구름이 빠르게 지나가면 괜찮지만, 조금이라도 정체되면 시간당 50은 물론 70, 100mm에 달하는 극한 호우로 이어지게 되는 겁니다.
[앵커]
저희가 수치상으로 시간당 50, 70, 100mm씩 내리면 이게 와닿지가 않은 부분이 있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보통 시간당 30mm 이상의 비가 내리면 '집중호우'라고 부르는데요. 그리고 시간당 50mm를 넘기 시작하면, 배수가 원활하지 않은 도로는 물이 차오르고, 차량은 와이퍼를 최대로 켜도 앞이 잘 안 보이게 됩니다. 그리고 시간당 70mm 이상, 그러니까 '극한 호우'가 쏟아지면 하천 가까이 있는 차량과 지하차도는 물에 잠기기 시작해 피해가 발생하고요. 시간당 100mm 이상이면 도로에선 차량이 물에 뜨고, 지하는 물론 건물 하단까지 물에 잠기는 극단적인 상황이 됩니다.
[앵커]
피해가 없어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그런데 비도 비인데, 바람도 강해졌다고요?
[기자]
조금 전에 저기압이 점차 다가온다고말씀 드렸었는데요. 저기압의 뒤를 따라 북쪽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내려오면서 강한 바람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지금 경기 북부와 서울, 그리고 서해안에 강풍 주의보가 내려져 있는데요. 서울의 바람을 생각해보면,오전까지는 덥고 꿉꿉한 바람이었다면,지금은 체감상 온도가 조금 낮고 선선한 바람이 불고 있다고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바람까지도 걱정인데 그런데 요즘 장마는 예전 장마와 비 오는 방식도달라졌다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장마'라는 정의가국어사전에는 여름철에 여러 날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현상이나 날씨라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예전에는 장맛비가 전국에 걸쳐서길게 내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장맛비는 짧게 몰아치거나간헐적으로 끊기는 경우가 많아서'사흘 장마', 일주일 반복 장마라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지역을 가리지 않고 불규칙하게 쏟아지는 '도깨비 장마'에, 좁은 지역에 강하게 쏟아지는 국지적 '극한 호우'가 최근 장마의 특징인데요. 예전에는 장마가 시작되면 초반에 한 차례 큰비가 내리고,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온 뒤에는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정체전선이 다시 내려오면서 2차 장마로 이어졌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예전처럼 명확히 구분되기보다는 여름 내내 강한 비가 오락가락하는 양상이 더 뚜렷합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불규칙하게 쏟아지는 도깨비 장마 때문에 피해가 더 우려되는 상황인데. 또 다른 특징을 보면 강한 비가 주로 밤사이에 집중된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우리나라 장마철 특징 중 하나가 바로밤에 비가 집중되는 이른바, '야행성 폭우'인데요. 햇볕이 강한 낮에는 지면이 가열되면서 따뜻한 공기가 위로 솟구치는 난류가 발생하게 됩니다. 고속도로에서 자동차가 빠르게 지나가는데, 중간에 자동차들이 계속 끼어들면 속도가 줄어드는 것처럼 낮에는 대기 하층의 빠른 바람을 난류가 가로막아서 비구름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발달하기 어려운데요. 밤에는 해가 지고 땅이 식으면서 난류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이 빠른 바람이 수증기의 공급을 원활하게 도우면서 비구름을 더 강하게 발달시키는 겁니다. 지난해 시간당 100mm 이상의 극한 호우가모두 16차례 쏟아졌는데요. 이 가운데 11번이 밤사이에 쏟아졌습니다.
[앵커]
장마는 보통 지역을 생각해보면 남쪽에서 시작해서 올라온다고 생각을 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중부부터 시작된 느낌이 있거든요.
[기자]
맞습니다. 제주도는 지난주에 시작했지만 이번에는 남부보다 중부가 장맛비가 더 빨랐습니다. 사실 저희가 교과서에서 봤던 장마를 생각해보면요. 장마는 북쪽의 오호츠크해기단과 남쪽의 북태평양 고기압이 맞부딪히면서 만들어지는 정체전선, 그러니까 장마전선이 우리나라에 머무르면서 시작된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래서 평년 장마는 제주에서 가장 먼저 시작돼 6월 19일쯤, 이어서 남부가 23일, 중부는 25일로 점차 북상하는 흐름을 보였는데요.그런데 기상청이 발간한 장마백서를 보면,최근 장마는 우리가 익숙한 오호츠크해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충돌하면서 생긴 장마는 전체의 25%도 안 되고, 정체전선에 저기압이 동반돼 내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번 장마 시작 역시 중국 남부에 생긴 정체전선이 저기압의 영향으로 중부에 먼저 걸치게 되면서 중부에 먼저 장맛비를 쏟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밤에 집중되는 야행성 호우, 그러면 오늘 밤이 고비가 될 수 있다, 이런 말씀하셨는데. 내일 오전이면 끝나는 건가요?
[기자]
화면 보실까요? 기상청 강수 예측도를 보면, 오늘 밤부터 비가 점차 남부 지방으로 확대되고, 내일 새벽엔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정체전선이 점차 남동쪽으로 내려가면서 내일 오후부터는 충청과 수도권부터 비가 그치겠고요. 남부는 계속해서 비가 내리게 되지만 오늘처럼은 강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밤사이, 그리고 내일까지 가장 위험한 부분과 주의해야 할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우선 어제부터 오늘 낮까지도 북한 지역에 비가 많이 내렸기 때문에 접경 지역의 수위가 높아져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임진강과 한탄강 주변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 지역은 침수 피해에도 주의가 필요하고요. 많은 비에 산사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아직은 비가 중부에 집중됐지만,점차 남부에도 강한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봄, 대형 산불로 피해가 컸던 영남 지역이 가장 우려가 큰데요. 산불 피해지는 나무뿌리가 토양을 잡는 힘이 떨어져서 토양이 쉽게 무너져 내릴 위험 크기 때문인데요. 실제 산림과학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산불 피해지에서 산사태 발생 비율이 평소보다 200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장마 시작부터 비가 무섭게 내려서 걱정인데 내일 이후는 어떻습니까?
[기자]
우선 정체전선 점차 남하하면서 중부는 내일 오후에 비가 그치고 다시 더위가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정체전선이 다음 주초까지는 제주도와 남부지방 사이의 남해상에 위치할 것으로 보여서 남부는 다음 주초까지도 비가 이어지겠고요. 이후에 다음 주 후반, 그러니까 금요일이나 토요일쯤 정체전선이 다시 한 번 활성화 되면서 중부에도 또다시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비 소식 있는 만큼 비 피해 대비 잘해야 되겠습니다. 지금까지 김민경 기상전문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김민경 (kimmin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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