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큐] 지구촌 살인적 폭염의 원인, '열돔 현상'이 한반도에도?

[뉴스큐] 지구촌 살인적 폭염의 원인, '열돔 현상'이 한반도에도?

2021.07.13. 오후 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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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잘 주무셨습니까? 여름밤 불청객, 열대야로 잠자리 불편하셨던 분들 많으실 겁니다.

지난해보다 23일이나 빨리 찾아왔는데요.

낮에는 폭염, 밤에는 열대야가 번갈아 나타나는 이 후텁지근한 날씨는 최소 22일까지 그러니까 약 열흘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올여름 더위, 예사롭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구촌 곳곳의 폭염도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달 말, 펄펄 끓는 폭염으로 가장 먼저 몸살을 앓은 곳은 북미 지역입니다.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죠.

캐나다에선 49.6도 그러니까 50도까지 육박하는 기온이 일주일 간 지속됐고요.

미국 북서부에서도 포틀랜드가 46.6도를 기록했습니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선 고가인 에어컨 구매를 위한 대출 안내 등도 언론을 통해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은경 / YTN 캐나다 리포터(지난 1일) : 원래 캐나다는 전체적으로 에어컨을 사용할 수 있는 지역이 없습니다. 특히 밴쿠버가 있는 주는 에어컨이 필요 없는 도시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폭염으로 인해서 사람들이 작은 에어컨을 구입하려고 하고…심지어 에어컨 같은 경우에는 신제품 가격보다 더 웃돈을 줘도 찾을 수 없는 그런 상황…]

전에 없는 살인적인 더위에 숨지는 사람도 늘었습니다.

또 폭염이 산불 등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캐나다에서 폭염으로 적어도 500명 이상이 사망했고, 180건의 산불이 발생해 주민들이 화염과 사투를 벌여야 했습니다.

미국 북서부 지역인 오리건주와 워싱턴주도 피해가 컸습니다.

아시아, 유럽 대륙도 6월에 이미 여름 최고 기온을 갱신한 곳들이 많습니다.

특히 '추운 도시'라고 하면 떠오르는 러시아 모스크바는 22도인데, 6월 34.8도까지 오르며 6월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했고요.

'산타 마을'이 있는 핀란드도 평균 6월 기온이 19도가량인데, 33도까지 올랐습니다.

특히 북미의 살인적인 폭염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1000년에 한 번 발생할 정도의 큰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원인으로 열돔 현상이 꼽히는데요.

대기가 정체되며 멈춰선 고기압이 지열로 데워진 뜨거운 공기를 마치 압력밥솥 뚜껑처럼 누르며 압축해서 폭염을 일으킨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에 온 지금의 더위도 한반도에 만들어진 이 열돔 때문입니다.

남쪽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해있고 중국 내륙에서 발달한 티베트고기압까지 세력을 더하고 있습니다.

대기 하층에선 덥고 습한 공기가 대기 상층에선 건조하고 뜨거운 공기가 밀려오고 있는 겁니다.

그동안 한반도를 덮쳤던 역대급 폭염 역시 이 열돔 때문이었습니다.

1994년 7월 한 달 내내 이어진 폭염 2016년 가장 늦은 기간까지 이어진 무더위, 그리고 2018년 40도에 육박하던 기온까지 모두 열돔이 원인이었습니다.

올해 장마는 1982년이래 가장 늦은 '지각 장마'였는데요.

역시 열돔 때문에 장마전선이 북상하는 게 늦춰졌다는 분석입니다.

코로나19 속 맞이하는 두 번째 여름이지만 지난해에는 장마가 길어 큰 더위는 없이 지나갔습니다.

하지만 역대급 무더위 속에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 하는 상황이 더해지면 무더위를 피할 곳 없는 어르신들과 야외 노동자와 배달원들은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환기 위해 문을 활짝 열고 냉방을 해야 하는 자영업자들은 냉방비 걱정이 클 수밖에 없겠죠.

여느 해보다 세심한 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YTN 강려원 (ryeowon011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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