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도 아닌데 활짝 핀 '벚꽃'...나무에 얽힌 사연은?

봄도 아닌데 활짝 핀 '벚꽃'...나무에 얽힌 사연은?

2020.10.10. 오전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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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깊어가는 가을, 남녘에는 때아닌 봄꽃,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렸다고 합니다.

온난화로 계절을 착각한 것이 아니라 태풍 때문에 상처를 입은 나무가 자손을 퍼뜨리기 위한 현상이라고 합니다.

김진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거제시 도로변 나무의 가지에 분홍빛 화려한 꽃이 폈습니다.

자세히 보니 대표적인 봄꽃인 벚꽃입니다.

양지바른 곳의 나무에는 어김없이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렸습니다.

이런 현상은 거제뿐 아니라 제주도, 부산과 하동 등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온난화 영향으로 개나리와 같은 봄꽃이 계절을 착각해 늦가을이나 겨울에 피는 경우가 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릅니다.

기온 자체가 크게 높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식물 전문가들은 9월 연이은 태풍에 타격을 입은 나무가 생존과 번식을 위해 계절을 앞당겨 꽃을 피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연옥 / 국립산림과학원 박사 : (연이은 태풍에) 수세가 약해지고 잎이 떨어지니까, 조기 낙엽으로 인해서 개화 억제 물질이 없어지면서 꽃이 핀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계절을 앞서 꽃을 틔운 벚꽃은 내년 봄에 개화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수천 개 꽃이 피는 큰 나무 일부에서 나타난 현상이어서, 내년 봄의 생장이나 개화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온난화가 아닌 태풍의 내습이 단풍의 계절 가을에 잠시나마 봄꽃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이례적인 기회를 안겨 줬습니다.

YTN 김진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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