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기단' 또 못 뚫은 태풍...더위 기록 다 깨지나

'폭염 기단' 또 못 뚫은 태풍...더위 기록 다 깨지나

2018.08.13. 오전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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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효자인 줄 알았는데 불효도 이런 불효가 없는 것 같습니다. 태풍 야기 얘기입니다. 폭염을 몰아내주길 기대했는데요.

더운 공기에다 수증기만 엄청 넣어놓고 가버렸습니다. 올여름 말 그대로 최악의 폭염이 될 전망인데요.

케이웨더 반기성 예보센터장 연결해서 잠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태풍 14호 야기가 오면 비 좀 내리고 더위가 가시지 않을까 기대를 했었는데 그게 아니라고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원래 예상대로라면 우리나라 쪽으로 오면서 폭염을 식힐 효자 태풍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우리나라 쪽으로 강하게 버티면서 14호 태풍을 중국 쪽으로 밀어버렸죠.

그러다 보니까 중국쪽으로 가면서 오늘 아침 새벽에 중국 상하이 남쪽으로 상륙하면서 내륙 지역으로 진행을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쪽으로 오히려 뜨거운 공기와 습기를 공급하면서 폭염을 식혀주는 효자 태풍이 아니라 오히려 기온이 올라가는 폭염을 발생시킨 불효자 태풍이 되어 버리고 말았죠.

[앵커]
그런데 사실 야기만 그런 게 아니라 올해 여름 발생한 태풍, 하나같이 한반도를 비껴가고 있다고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올여름 발생한 태풍 중 우리나라 진로를 이용한 것이 4개인데 이 중에서 10호 태풍 암필 같은 경우도 이번 야기처럼 폭염을 식혀줄 것으로 예상을 했었어요.

그러나 이번 야기처럼 중국 상해 부근으로 상륙하면서 우리나라로 뜨거운 공기와 수증기를 공급하면서 그때까지 가장 높은 서울이 38.6도를 기록을 했고 강릉 초열대야를 발생시켰죠.

또 12호 태풍 종다리도 일본 규슈에서 서쪽으로 진행을 하면서 우리나라에 남동풍을 유입시키면서 홍천 41도 등 우리나라에 역대 최고 기온 기록, 또 서울 초열대야를 만든 태풍이 되었고요.

암필이나 종다리 다 엄청나게 폭염을 부추긴 불효 태풍이었는데 이번 14호 태풍 야기마저 폭염을 증폭시키는 불효자 태풍이 되고 말았죠.

[앵커]
왜 그런 겁니까? 왜 이렇게 다들 피해 가는 거예요?

[인터뷰]
태풍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중심으로 이동을 못 합니다. 그 가장자리로밖에 이동을 못하는데 우리나라 상공에 워낙 강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위치하다 보니까 우리나라 쪽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주변으로 가게 되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까 중국이나 일본으로 진행을 하게 되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우리가 강한 고기압 세력이 하늘에 있는 거군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앵커]
폭염기단이라고 하는 게 어떤 거고 이게 어떻게 만들어지는 거예요?

[인터뷰]
일단 우리나라의 여름철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영향을 주는데 이게 기온이 높은 고온다습한 기단이 되는 것인데 올해 같은 경우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10년 중에서 가장 강한 해였고요.

또 티베트 고원에서 만들어진 뜨거운 열풍 고기압의 영향도 받았고요. 그러다 보니까 우리나라 상공에 강한 열돔이 만들어졌고 이렇게 만들어진 고기압은 쉽게 없어지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정체를 하고요. 그러다 보니까 고기압이 계속 버티고 있는 건데 이 고기압은 사라지는 고기압은 아닙니다.

남쪽으로 수축돼 내려가야 되는 거거든요. 지금 우리나라 쪽으로 확장해왔는데 남쪽으로 수축해 내려가면 그때서야 우리나라는 폭염이 수그러들기 시작을 합니다.

[앵커]
그런 그 강력한 고기압 얘는 언제 내려갑니까?

[인터뷰]
일단 현재로 봐서는 중부지방은 다음 주 22일 정도, 남부지방은 한 25일 정도부터는 남쪽으로 수축하면서 내려가기 시작하지 않겠느냐.

그러니까 이번 주는 34도에서 35도의 폭염, 다음 주 초반까지는 33도 정도, 중부지방은 다음 주 중반 이후부터는 33도 이하, 그러니까 폭염 수준은 아닌 걸로 내려가는 것으로 그렇게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나마 다행이네요. 지금 열대야는 이미 최장 기록을 경신한 걸로 알고 있는데 지금 올여름에 깨질 기록들이 많다고요, 또 있다고요?

[인터뷰]
열대야는 이미 지금까지 최장 기간 1994년 기록을 깼고요. 폭염 일수는 1994년보다 약간 부족한데 0.3일 정도 부족한데 이번 주 내로 폭염 일수도 갱신할 것으로 일단 예상이 되고요.

현재대로 다음 주 초반까지 폭염이 지속된다면 우리나라 기상관측 사상 114년 동안의 모든 최고 기온 기록들은 다 깰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사상 최악의 여름으로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은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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