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도심...공식 기온보다 더 덥게 느껴지는 이유는?

뜨거운 도심...공식 기온보다 더 덥게 느껴지는 이유는?

2016.08.14. 오후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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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배 / 기상전문가

[앵커]
올해 들어 서울에 폭염발생일이 지난 1994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은 그나마 폭염경보가 폭염주의보로 약화됐지만 그래도 무덥기는 마찬가지인데요. 자세한 날씨 전망 김승배 기상전문가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올해 서울의 폭염이 나타난 일이 15일 정도라고 하는데 체검하는 것에 비해서는 보름밖에 안 됐나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왜 그런 건가요?

[인터뷰]
폭염의 기준이 기온만 따질 것이냐, 우리가 기온이 높더라도 건조하면 느끼는 더위는 낮거든요. 그래서 기온과 습도, 열지수라는 게 있는데 기온만 따져 가지고 하루의 낮최고 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의 통계를 보니까 지난 1943년에 42일. 그리고 가장 최근에 무더웠던 지난 1994년도에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이 29일이었거든요. 올해에 현재까지.

오늘 낮기온은 아마 33도 넘지 못할 것 같아요, 구름이 끼고 소나기가 내려서. 서울 기준으로 볼 때 15일이었는데 그 통계만으로 보면 분명히 과거보다 낮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이 적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시민들이, 국민들이 느끼는 올해의 폭염은 유난히 긴 것 같습니다. 저 자신도 역시 무더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앵커]
올해 유독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 중 하나가 중국에서 온 공기 때문이다 이런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올여름 기상 전체적인, 전반적인 큰 흐름의 특징을 보면 왜 덥냐 그러면 북반구, 우리나라가 여름이기 때문에 덥습니다. 과거 여름을 생각해보면 늘상 이런 정도의 여름은 있었거든요. 그런데 무더운 날이 쭉 이어지는 날이 많았어요.

그 원인이 한반도 주변의 공기의 흐름이 원활치 않았어요. 우리나라 동쪽에 고기압이 버티고 있으면서 공기가 따뜻한 가운데 정체해 있고 또 상층으로, 중국 측에서 몽골, 중국 이쪽에서 가열된 뜨거운 공기가 우리나라로 유입이돼서 상층, 하층 모두 다 뜨거운 공기로 가득 차 있어서 대기가 매우 안정돼 있었죠.

그래서 맑은 날이 많았고 햇볕이 더 강해지면서 올해 유난히 무더운 날이 이어졌는데 통계상으로는 분명히 과거에 40년대에 비해서도 절반도 안 되는 그런 폭염인데 문제는 요즘에 냉방이 잘 돼서 폭염에 견디는 그런 인내심이 낮아진 것도 심리적인 원인도 있다고 봅니다.

[앵커]
저희가 생활하는 서울과 같은 도심에서는 체감기온이 공식기온보다 높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게 아무래도 열섬현상 때문으로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대도시와 도시에서 자동차 배기열, 에어컨 배기열 이런 게 더해지지 않습니까? 또 도심에서 측정되는 온도가 옥상에 설치된 곳이 많습니다. 잔디밭 이런 넓은 부지를 구하는 게 어렵기 때문에.

그래서 우리 인간이 사는 온도를 그대로 알게 되는 거죠, 옥상의 뜨거운 열기. 그래서 39도를 넘는 그런 기온인데 우리나라 관측 사상 가장 기온이 높은 건 1942년 8월 1일 대구에서 관측된, 그때는 지구온난화가 이렇게 심각하지 않았는데 공식적으로 40도가 우리 대한민국에서 기후기록으로 가장 높은 기온입니다.

[앵커]
오늘과 내일 모두 휴일인데 이번 광복절 연휴 남은 날씨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인터뷰]
오늘 경기도, 서울 북쪽으로 약간 소나기가 왔거든요. 이 더위가 폭염이 사라지려면 기단, 큰 공기 덩어리가 교체가 돼야합니다. 금방 그럴 가능성은 없고요. 오늘 소나기 내리는 원인은 북쪽에서 저기압이 있으면서 찬공기를 약간 끌어내렸거든요.

상층으로 찬 공기가 들어오니까 상하층 간 불안정이 생겼과 중부지방에 소나기가 내렸는데 이번 연휴 계속 광복절까지 비교적 날씨는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곳에 따라서 군데군데 소나기가 내리는 그런 날씨. 폭염은, 기온은 약간 꺾이는 추세지만 역시 계속 이어지는 날씨 보이겠습니다.

[앵커]
소나기가 내일도 계속될까요?

[인터뷰]
국지적으로 어디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대기가 불안정한 중부지역에 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연휴가 끝나고 돌아오는 화요일이 말복인데 말복 이후에는 더위가 좀 꺾인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데 이번주부터 더위가 꺾일 것으로 기대해도 될까요?

[인터뷰]
아무리 올여름, 통계상으로는 최고기록은 깨지 못했지만 더웠지 않습니까? 1년에 가장 높은 더위의 터널은 빠져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태양과의 관계기 때문에 말복이 지나면 기온이 아침기온, 낮기온 할 것 없이 1, 2도 정도는 떨어지지만 그 1, 2도가 서늘한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이 기온이 이제 좀 아침, 저녁으로 살만하다고 느끼는 것은 이번 주말 이후, 그러니까 열대야, 밤기온이 25도 이하로 떨어지는 시점, 서울을 기준으로 볼 때 이번 금요일 정도부터.

그래서 이제 내리막으로 돌아섰다, 이제 큰 고비는 넘어섰지만 이번 주까지는 더위는 느끼겠습니다. 통상 올해도 역시 마찬가지이지만 9월 초까지는 밖에 활동하면 더위는 느낍니다. 다만 잠 못 이루는 밤에 조금 기온이 선선해지면서 피부로 느끼는 더위가 갔다고 느끼는 거죠.

[앵커]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열대야 현상은 조금 수그러들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정리를 해보고요. 그리고 모기가 올해는 좀 적다라고 느끼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그렇다면 더위가 누그러지면 모기가 다시 활동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나요?

[인터뷰]
모기가 애벌레가 발생하는 시점에 어떤 열이 많았고 비가 적어서 그렇게 모기가 올해 많지 않다 이런 이야기도 저도 들었는데요. 그런 날씨와 모든 동식물들의 반응이 되기 때문에. 이 더위가 끝난다고 해서 갑자기 발생할 것이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앵커]
매년 여름에 태풍 소식도 빠지지 않는데요. 올해는 전망이 어떻습니까?

[인터뷰]
지금 현재 6호, 7호가 일본 동쪽에 있거든요. 우리나라에 올 가능성은 적고요. 올해 특히 특징을 보면 태풍이 늦게 발생했고 또 지금 8월 시점에서 우리나라에 한두 개쯤은 올 예정인데 올해 태풍 소식이 없지 않습니까?

사실은 지난 더위가 피크 때 어떤 분들은 태풍이라도 오라고 했는데 올해 앞으로 태풍 전망을 보면 태풍이 발생하는 조건이 상당히 동쪽에 치우쳐 있기 때문에 앞으로 한 개 정도는 9월 상순까지는 우리나라에 올 가능성은 언제든지 남아 있습니다. 지금 일주일 이내에 접근하는 태풍은 없습니다.

[앵커]
기상청 예보가 요즘 잘 맞지 않으면서 해외 기상 사이트에서 국내 날씨정보를 얻는 분들이 많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못 맞추는 건지 기상관측 장비 장애가 잦은 탓이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인터뷰]
예보가 빗나가는 논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옛날 제가 1920년대 과거 신문을 보니까 역시 그때도 언론이 예보가 빗나가는 것에 대한 비판한 기사를 봤는데 지난 2008년도에 언론이 4주 연속 오보, 5주 연속 오보, 6주 연속 오보 이런 기사가 났습니다.

8년 전이죠. 그래서 정부가 왜 우리나라 기상청이 좀 뭐가 부족하나 해서 히딩크 월드컵 축구감독처럼 외국인 우수한 예보관을 스카운을 해 왔거든요. 그분이 바로 크로퍼드라는 미국분인데 그래서 그분이 3, 4년 같이 기상청과 호흡을 맞췄고 기상청에서 많은 연봉으로 근무를 했거든요.

그런 시간이 지났으면 예보가 맞아야 되지 않느냐. 장비가 부족하다, 고장률이 높다는 것은 본질을 벗어나는 그냥 두리뭉실한 비판이라고 봅니다. 이 예보가 올해 빗나간 이유는 비가 올 조건인데 국지적으로 그런 비 내리는 건 아무리 완벽한 장비를 갖췄다고 하더라도 맞힐 수 없는 거거든요.

히딩크 같은 외국인 예보관이 왔다고 해도 지금 그분이 떠난 뒤에도 이런 문제가 있는데 예보 논쟁에 관해서는 이 기상과학의 한계가 우리나라 여름철에 산악이 70%고 공기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서울경기에 비온다는 예보를 인간이 할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그중 한 10% 면적만 예보가 오면 저희 기상학적으로는 맞다고 할 수 있는데 체감하는 건 그걸 빗나갔다고 하거든요. 그 예보논쟁이 올해도 계속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리고 건강 문제도 짚어보겠습니다. 폭염으로 인해서 온열환자가 올해 속출하고 있는데 지난해보다 1. 5배 많은 1500명이나 응급실을 찾았다는 자료가 나와 있습니다. 이렇게 폭염이 연일 이어지는 날씨에는 어떤 점을 주의를 해야 할까요?

[인터뷰]
폭염이 소리 없는 살인자라고 하죠. 태풍이나 강풍, 폭설은 외형적으로 보이죠. 바람이 불고 비가 많이 오면 홍수가 밀려오고. 이 더위 문제, 폭염 문제는 그렇게 보이지 않기 때문에 특히 노약자, 취약층들은 더위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요.

결국은 폭염주의보가 내리는 이유는 덥기 때문에 우리 건강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야외활동을 자제하시라, 대비하시라, 물 많이 드시고 그늘에 계시고. 부득이하게 공사장에서 작업을 한다거나 할 때는 이럴 때는 적어도 폭염경보가 내려졌을 때, 35도 이상일 때 폭염경보가 내려지거든요.

그건 인간의 한계로 하루 종일 버틸 수 없는 것이니까 공사를 중단한다거나 이런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폭염경보,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지역에서는 불필요한 외출과 극한적인 야외 운동, 작업, 활동을 중지하는 게 폭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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