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한국으로...'박항서 5년'이 만든 놀라운 변화 [스포츠텔링]

일본에서 한국으로...'박항서 5년'이 만든 놀라운 변화 [스포츠텔링]

2023.02.02. 오후 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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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축구계 장악했던 일본 감독들
동남아, 한국 지도자 해외 진출 촉매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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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예전부터 동남아 축구계에 많은 영향을 끼친 나라였습니다. 많은 지도자와 선수들이 동남아에서 활동했으며, J리그의 경우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드높이기 위해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펼쳐나갔습니다.

매년 동남아 축구계 관계자들과 선수들을 일본에 초청해 일본 J리그 우수성을 알렸으며, 이를 통해 동남아 축구계가 일본 축구계의 행정과 선수 육성 기법을 따르고자 노력했습니다. 특히 태국과 싱가포르가 그랬습니다.

그런 동남아에 이제 한국 축구가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의 사령탑으로 5년 동행의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2017년 10월 베트남 축구사령탑에 오른 박항서 감독은 2022년 AFF(아세안축구연맹) 미쓰비시컵 준우승을 끝으로 베트남축구에 한 획을 그으며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동남아에서도 약체로 꼽혔던 베트남은 박 감독 부임 후 강자로 거듭났으며, 이제는 10년 내에 FIFA 월드컵 본선에 출전하겠다는 목표를 세울 정도가 됐습니다.

박항서 감독은 비단 축구뿐만 아니라 외적인 부분에서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한국 문화, 한국 기업이 베트남에 녹아드는 데 커다란 이유가 된 것입니다.

최근에는 신태용 감독이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인상 깊은 지도력을 보여 현지 팬들에게 크게 인정받았습니다. 2019년 12월 인도네시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신태용 감독은 2020년 AFF 준우승, 2023년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본선진출, 2023년 AFC U-20 아시안컵 진출 등 괄목할만한 성적을 내고 있는 동시에 한국축구의 우수성과 한국 문화를 알리는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러 CF까지 찍을 정도로 현지에서는 굉장히 유명한 축구인이 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2020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력을 가진 김도훈 감독이 싱가포르 클럽 라이온 시티 지휘봉을 잡아 주목받았으며, 김판곤 전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위원장이 말레이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자리해 이번 AFF컵 준우승을 이뤄내며 한국인 지도자들의 능력을 또 한 번 입증했습니다. 

주요 동남아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세 명이나 한국 지도자가 나가 있다는 건 상징성 측면에서 꽤나 큰 의미를 지닙니다.

일본과 한국의 지도자들의 동남아 진출은 다소 결이 다릅니다. 앞서 소개했듯이 일본의 경우 마케팅과 해외 영향력 확대에 목적이 있었습니다. 반면 한국 지도자들은 온전히 지도력을 인정받아 자리하게 됐다는 게 차이점입니다. 

최근 김도훈 감독을 사석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그가 맡은 라이언 시티의 모기업은 동남아 경제강국 싱가포르에서 재계 5위의 대기업이며, 구단을 운영하는 시스템은 가히 유럽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합니다. 모자란 건 선수들의 기량인데, 그 기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줄 지도력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말레이시아 클럽 조호르 다룰 타짐은 아시아 전체를 통틀어서도 최고 수준의 인프라와 재정을 자랑합니다.

박항서 감독이라는 성공 사례, 그리고 신태용 감독 등 이후에도 성공 케이스가 나오면서 동남아 축구계에서 바라보는 한국 지도자들에 대한 신뢰도는 더욱 커졌습니다. 성적뿐만 아니라 젊은 선수들을 적극 육성해 향후를 도모할 수 있는 토대까지 마련해주니 동남아 국가 처지에서는 무척 매력적입니다. 

덕분에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현상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동남아의 국가대표팀 사령탑 자리가 빌 경우 이제 심심찮게 한국 지도자들의 이름이 언급됩니다. 앞으로도 동남아에서는 한국 지도자를 찾는 일이 많을 것입니다. 비단 국가대표팀 사령탑 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 클럽 뺨치게 많은 자금을 통해 급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의 프로리그에서도 한국 지도자들을 주목하는 일이 늘어날 것입니다. 이는 주로 국내, 그리고 간간히 중국이나 일본에서 주로 활동했던 한국 지도자들의 무대를 더욱 확장하는‘촉매’가 될 것입니다. 한국 지도자가 커리어를 쌓을 기회가 늘어난다는 건 그만큼 한국 축구의 성장과 국제화에 보탬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이 현상은 정말 반가운 일입니다.

YTN 김재형 (jhkim03@ytn.co.kr)
출연 : 박공원 대한축구협회 이사
촬영 : 안용준·손민성
편집 : 손민성
조명 : YTN제작기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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