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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you come from a land down under. Where women glow and men plunder♪♬
올드팝 팬이라면 기억하실 30여년 전 호주그룹 Men at work의 히트곡 'Down under'입니다. 가사가 조금 어려워도 유럽이나 북미 쪽에서 보면 호주 위치가 실제로 '저 아래('down under')라는 점, 그리고 흥겨운 리듬 덕에 빌보드 1위, 세계적 유명세를 탔습니다. 제목 자체는 영연방에서 호주 지역을 낮춰 부르는 말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호주의 국민 가요가 된 노래입니다.
아닌 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시드니까지 무려 11시간. 호주 대륙에 들어와서도 4시간을 더 내려가고 있자니 이 넓은 땅덩어리의 규모가 실감났습니다. 동서 길이만 북미와 비슷한 4천 킬로미터라는데, 우리로선 가늠이 잘 되지 않죠? 23년 전 기자 초년병 시절 시드니올림픽 때 찾았던 이곳. 이번에는 시즌 첫 메이저테니스대회 호주오픈 취재입니다.
개인적으로는 4대 메이저대회 직관 버킷 리스트가 완성되는 순간이라 기대 반 설렘 반입니다. 환승을 위해 내린 시드니공항에는 애슐리 바티의 자서전이 보이더군요. "이곳이 약관 25살에 무림의 군웅을 평정하고 홀연히 금분세수를 선언한 뒤 은거에 들어간 테니스 여제의 나라인가요?" 그제야 실감이 났습니다.
현대적 건물이 즐비한 시드니와는 달리 19세기 골드러시 시대 고풍스런 유럽 느낌이 물씬한 호주 제2의 도시 멜버른. 우리나라가 위치한 북반구와는 계절이 반대, 여름방학과 관광 성수기를 맞아 열리는 호주오픈의 주무대입니다.
대학이 많은 도시여서 젊은이들이 거리에 넘쳐나고 'OPEN TILL LATE(심야영업)' 간판이 흔합니다. 어쩌면 올빼미들의 도시. '쟁반 그랜드슬램'의 주인공 머레이는 실제 새벽 4시까지 악전고투를 치러야했습니다.
호주오픈의 특징이라면 경기장과 중계 화면에서 우리 기업의 로고가 확연히 눈에 들어온다는 점입니다. 20년이 넘도록 메인스폰서 지위를 유지하는 KIA. 공격적 스포츠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습니다. 보수적인 여타 그랜드슬램과는 달리 경기장 이름에 기업명을 쓸 수 있는 '네이밍 마케팅'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모터쇼가 없는 호주에서 자사 차량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독보적인 브랜드 노출과 전세계 테니스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했다"는 자평입니다. 선발주자 일본 업체와 치열한 경쟁 속에도 지난해 호주에서 차량 8만 대 가까이 판매했답니다. 과거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KIA'(KILLED IN ACTION, 영미권에서는 '전몰자'로 인식) 이미지도 해소된 지 오래입니다.
국내 테니스계 입장에서 아쉬운 점이라면 우리 기업이 메인스폰서인데도 우리 선수들에게 와일드카드 한 장 주지 못하는 점이겠죠. 경기 관련은 철저히 주최측과 호주협회의 몫이라니 어쩔 수 없답니다. 그랜드슬램 '와카'가 주최국 또는 다른 그랜드슬램 주최 측의 나눠먹기라곤 하지만 천문학적인 금액을 내는 데 예선 와일드카드도 얻지 못한다니 입맛이 쓸 따름입니다. 코리아오픈 TD로 멜버른을 찾은 이진수 감독은 "자사 홍보와 마케팅만 신경 쓸 뿐 정작 한국 테니스 발전에는 관심이 없는 듯 해 안타깝다"고 토로하더군요.
가장 관중친화적이고 동시에 상업적인 대회로 불리는 호주오픈. 경기장 멜버른 파크도 도심에서 걸어 불과 20분 거리입니다. 시내에서 한 시간 가량 이동해야 하는 윔블던, US오픈보다 관전하기 수월합니다. 관중석 의자 쿠션도 빵빵합니다. 위치는 나쁘지 않지만 유럽 지역 테러 탓에 검문검색이 심한 프랑스오픈과도 대조적입니다. 곳곳에 비치된 관중 편의 시설에다 밤에는 클럽으로 변신하는 비치 바. 축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선블록 등 무료 물품과 서브 속도 체험, 나달 풋워크 따라하기 등 이벤트도 넘쳐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홍보효과를, 주최 측은 스폰서 유치를, 관중은 '득템'을 하는 일석삼조의 선순환구조입니다.
애들레이드의 기적을 연출한 권순우의 후원사, 휠라도 현장을 찾았습니다. 지난해 가을 국내 동호인대회 700여 명 참가자 전원에게 테니스화를 통 크게 뿌려 화제를 모았습니다. 휠라코리아 김지헌 대표는 "마케팅을 배우러 왔고, 저희도 호주오픈만은 못 하겠지만, 올 상반기 테린이들을 위한 놀랄 만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라고 귀뜸했습니다. 흥미진진합니다.
세계 4대 와인수출국 호주. 드넓은 목장을 뛰노는 검은 소 앵거스 등 광활한 국토만큼 먹거리도 훌륭합니다. 20여년 전 올림픽 출장때 시드니의 '플랫 화이트 커피'에 눈을 떴다면, 이번에는 멜버른이 위치한 빅토리아주의 유명 와이너리 예링과 샹동(아시죠? 프랑스 샴페인 브랜드)을 방문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미식의 고장이라 할 말은 많지만 이만 각설하고.
중년 감성의 멜버른일기, [와이파일] 3편까지 이제 마무리하겠습니다. 허벅지 부상에 따른 '빌런' 논란, 아버지 스르잔의 친러시아 행위로 조코비치 주변은 경기 외적으로 지난해 추방 사태 못지 않게 시끄럽습니다. 그럼에도 어제 준결까지 6게임 단 1세트 허용. 다시 돌아온 텃밭 멜버른에서 조코비치는 가히 '소오강호의 동방불패' 모드입니다. 어차피 우승은 조코비치가 아닐까 합니다. 내일(29) 오후, 생애 첫 AO 결승 진출 상승세를 탄 치치파스는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요? 꼭 한번 더 찾고 싶은 멜버른과 호주, 어설픈 현지 영어로 미리 안부인사를 드립니다.
G'day mate!(안녕 친구)!
PS. 애들레이드 교민 한OO님이 앞서 제 [와이파일] 1편 '애들레이드의 기적.."과 관련해
보충설명의 말씀을 보내주셨습니다. 더 꼼꼼히 기사에 반영하겠습니다.
현지 취재를 물심양면 도와주신 재호주 대한테니스협회 김주완 회장께도 감사드립니다.
YTN 서봉국 (bksu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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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팝 팬이라면 기억하실 30여년 전 호주그룹 Men at work의 히트곡 'Down under'입니다. 가사가 조금 어려워도 유럽이나 북미 쪽에서 보면 호주 위치가 실제로 '저 아래('down under')라는 점, 그리고 흥겨운 리듬 덕에 빌보드 1위, 세계적 유명세를 탔습니다. 제목 자체는 영연방에서 호주 지역을 낮춰 부르는 말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호주의 국민 가요가 된 노래입니다.
23년 만의 호주행..4대 그랜드슬램 직관 완성
또다른 히트곡 'Who Can It Be Now?'도 들어보시길
아닌 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시드니까지 무려 11시간. 호주 대륙에 들어와서도 4시간을 더 내려가고 있자니 이 넓은 땅덩어리의 규모가 실감났습니다. 동서 길이만 북미와 비슷한 4천 킬로미터라는데, 우리로선 가늠이 잘 되지 않죠? 23년 전 기자 초년병 시절 시드니올림픽 때 찾았던 이곳. 이번에는 시즌 첫 메이저테니스대회 호주오픈 취재입니다.
권순우 덕분에 애들레이드도 찍고 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4대 메이저대회 직관 버킷 리스트가 완성되는 순간이라 기대 반 설렘 반입니다. 환승을 위해 내린 시드니공항에는 애슐리 바티의 자서전이 보이더군요. "이곳이 약관 25살에 무림의 군웅을 평정하고 홀연히 금분세수를 선언한 뒤 은거에 들어간 테니스 여제의 나라인가요?" 그제야 실감이 났습니다.
현대적 건물이 즐비한 시드니와는 달리 19세기 골드러시 시대 고풍스런 유럽 느낌이 물씬한 호주 제2의 도시 멜버른. 우리나라가 위치한 북반구와는 계절이 반대, 여름방학과 관광 성수기를 맞아 열리는 호주오픈의 주무대입니다.
여름축제 'Aussie Open'
화끈한 호주 젊은이들
대학이 많은 도시여서 젊은이들이 거리에 넘쳐나고 'OPEN TILL LATE(심야영업)' 간판이 흔합니다. 어쩌면 올빼미들의 도시. '쟁반 그랜드슬램'의 주인공 머레이는 실제 새벽 4시까지 악전고투를 치러야했습니다.
관중친화 스포츠 마케팅..네이밍 마케팅도 가능
KIA Arena와 중국 주류업체 이름을 딴 1573경기장
호주오픈의 특징이라면 경기장과 중계 화면에서 우리 기업의 로고가 확연히 눈에 들어온다는 점입니다. 20년이 넘도록 메인스폰서 지위를 유지하는 KIA. 공격적 스포츠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습니다. 보수적인 여타 그랜드슬램과는 달리 경기장 이름에 기업명을 쓸 수 있는 '네이밍 마케팅'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경기장 곳곳에서 신차 홍보
모터쇼가 없는 호주에서 자사 차량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독보적인 브랜드 노출과 전세계 테니스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했다"는 자평입니다. 선발주자 일본 업체와 치열한 경쟁 속에도 지난해 호주에서 차량 8만 대 가까이 판매했답니다. 과거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KIA'(KILLED IN ACTION, 영미권에서는 '전몰자'로 인식) 이미지도 해소된 지 오래입니다.
20년 이상 메인스폰서..국내 테니스 투자는 아쉬움
낮에는 얌전, 밤에는 클럽 변신 "축제로구나!"
국내 테니스계 입장에서 아쉬운 점이라면 우리 기업이 메인스폰서인데도 우리 선수들에게 와일드카드 한 장 주지 못하는 점이겠죠. 경기 관련은 철저히 주최측과 호주협회의 몫이라니 어쩔 수 없답니다. 그랜드슬램 '와카'가 주최국 또는 다른 그랜드슬램 주최 측의 나눠먹기라곤 하지만 천문학적인 금액을 내는 데 예선 와일드카드도 얻지 못한다니 입맛이 쓸 따름입니다. 코리아오픈 TD로 멜버른을 찾은 이진수 감독은 "자사 홍보와 마케팅만 신경 쓸 뿐 정작 한국 테니스 발전에는 관심이 없는 듯 해 안타깝다"고 토로하더군요.
시드니 유명해변 이름을 딴 선블록..무료입니다
가장 관중친화적이고 동시에 상업적인 대회로 불리는 호주오픈. 경기장 멜버른 파크도 도심에서 걸어 불과 20분 거리입니다. 시내에서 한 시간 가량 이동해야 하는 윔블던, US오픈보다 관전하기 수월합니다. 관중석 의자 쿠션도 빵빵합니다. 위치는 나쁘지 않지만 유럽 지역 테러 탓에 검문검색이 심한 프랑스오픈과도 대조적입니다. 곳곳에 비치된 관중 편의 시설에다 밤에는 클럽으로 변신하는 비치 바. 축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선블록 등 무료 물품과 서브 속도 체험, 나달 풋워크 따라하기 등 이벤트도 넘쳐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홍보효과를, 주최 측은 스폰서 유치를, 관중은 '득템'을 하는 일석삼조의 선순환구조입니다.
'테니스 열풍' 국내업체도 호주에서 벤치마킹
권순우 유니폼과 나란히 깔맞춤
애들레이드의 기적을 연출한 권순우의 후원사, 휠라도 현장을 찾았습니다. 지난해 가을 국내 동호인대회 700여 명 참가자 전원에게 테니스화를 통 크게 뿌려 화제를 모았습니다. 휠라코리아 김지헌 대표는 "마케팅을 배우러 왔고, 저희도 호주오픈만은 못 하겠지만, 올 상반기 테린이들을 위한 놀랄 만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라고 귀뜸했습니다. 흥미진진합니다.
와인과 앵거스…미식의 고장
와인테이스팅..곁들이는 치즈플래터도 훌륭합니다
세계 4대 와인수출국 호주. 드넓은 목장을 뛰노는 검은 소 앵거스 등 광활한 국토만큼 먹거리도 훌륭합니다. 20여년 전 올림픽 출장때 시드니의 '플랫 화이트 커피'에 눈을 떴다면, 이번에는 멜버른이 위치한 빅토리아주의 유명 와이너리 예링과 샹동(아시죠? 프랑스 샴페인 브랜드)을 방문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미식의 고장이라 할 말은 많지만 이만 각설하고.
'어우조' 조코비치, V10 대관식 일보직전
왁자지껄 호주의 분위기가 잘 드러납니다
중년 감성의 멜버른일기, [와이파일] 3편까지 이제 마무리하겠습니다. 허벅지 부상에 따른 '빌런' 논란, 아버지 스르잔의 친러시아 행위로 조코비치 주변은 경기 외적으로 지난해 추방 사태 못지 않게 시끄럽습니다. 그럼에도 어제 준결까지 6게임 단 1세트 허용. 다시 돌아온 텃밭 멜버른에서 조코비치는 가히 '소오강호의 동방불패' 모드입니다. 어차피 우승은 조코비치가 아닐까 합니다. 내일(29) 오후, 생애 첫 AO 결승 진출 상승세를 탄 치치파스는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요? 꼭 한번 더 찾고 싶은 멜버른과 호주, 어설픈 현지 영어로 미리 안부인사를 드립니다.
G'day mate!(안녕 친구)!
멜버른을 가로지는 야라강..낭만도 함께 흐릅니다
PS. 애들레이드 교민 한OO님이 앞서 제 [와이파일] 1편 '애들레이드의 기적.."과 관련해
보충설명의 말씀을 보내주셨습니다. 더 꼼꼼히 기사에 반영하겠습니다.
현지 취재를 물심양면 도와주신 재호주 대한테니스협회 김주완 회장께도 감사드립니다.
YTN 서봉국 (bksu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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