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더] "처참하게 무너졌다"...한일전 0:3 대패는 왜?

[뉴스라이더] "처참하게 무너졌다"...한일전 0:3 대패는 왜?

2022.07.28. 오전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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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안보라 앵커
■ 출연 : 박문성 / 축구 해설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가위바위보도 이겨야 한다는 한일전이었습니다. 지금 보신 것처럼 우리 팀은 0대 3으로 맥없이 무너졌습니다. 유효슈팅 단 1개.보는 내내 한숨이 절로 나오더라는 말이과장이 아닙니다. 동아시안컵 4회 연속 우승은 물 건너간 것은 물론이고요. 지난해 3월 친선경기에 이어서 2경기 연속 0:3 패배를 기록했습니다.

결과보다 더 처참했던 건 경기 내용이었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 화상으로 연결해 관련 내용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위원님, 나와 계시죠? 마냥 웃을 수 없는 아침이기는 한데 어제 경기 직접 해설하셨잖아요. 이게 헛웃음마저 나오던데 위원님께서 해설하시면서 한숨 정말 많이 쉬시더라고요. 어제 경기 한마디로 표현하신다면 어떠셨습니까?

[박문성]
한국 축구가 붕괴됐다. 어제 경기 끝나고 일본의 한 언론이 뽑은 제목 중의 하나입니다. 많은 분들이 보시면서도 정말 이럴 수가 있을까? 경기력 자체가 좀 처참한 것이 아니냐. 얼마 전에 홍명보 감독이 울산현대를 맡고 있는데 울산이 경기력이 좋지 않은 걸 보고 끝난 그다음에 이런 표현을 쓴 적이 있어요.

이게 축구냐. 어떻게 이렇게 축구를 할 수 있냐. 그래서 이게 축구냐라고 하는 게 상당히 축구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게 있는데 어제 경기를 보신 분들은 이게 축구인가라고 하는 말씀을 많이 되뇌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앵커]
일본 언론이 뼈 때렸네요. 한국 축구 붕괴됐다. 반박하고 싶은데 반박할 수 없을 정도로 어제 졸전이었습니다. 이게 해외파들이 빠졌다고는 하는데 해외파 빠졌다고 이렇게 경기력이 떨어질 수 있나 싶더라고요. 대패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박문성]
해외파가 빠진 것은 일본도 빠졌기 때문에 해외파의 빠진 것만 갖고 어제 경기력을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본질적으로는 그냥 경기를 못했습니다. 경기력 자체가 일본에게 안됐죠. 그것은 끝난 다음에 벤투 감독도 이야기했던 부분인데 실제로 경기를 하다 보면 축구라고 하는 게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죠. 그런데 어제 경기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축구에서 기본이라고 하는 패스, 볼 터치, 볼을 받고 주는 게 기본적인 게 안 되는 거죠. 그런 데다가 체력이라든지 압박 싸움이라든지 집중력 이런 것들이 모든 것들이 되지 않다 보니까 어제는 90분 내내 경기를 보는데 일본에게 어떻게 한 번도 우리가 밀어붙이는 흐름이 없이 계속해서 몰리는, 90분 내내. 아마 많은 분들이 그러셨듯이 저도 마찬가지인데, 제가 봤던 한일전 중에 최악의 경기였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게 어제는 비기기만 해도 되는 경기였잖아요. 그래서 대패가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박문성]
그런데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동아시안컵에서 우리가 결과, 우승이라고 하는 것을 따내는 것도 모든 대회에서 의미가 있을 수 있다라고 보겠지만 사실 이 대회는 그렇게 우승이라고 하는 결과가 중요한 것은 아니었죠. 더 본질적으로는 11월에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을 대비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 개개인들의 경쟁력, 벤투 감독의 전술의 완성도, 플러스 한일전이라고 하는 라이벌의식. 이 정도가 겹쳐서 어제 경기를 한 것인데 선수들의 개개인들의 기본기, 벤투 감독의 전술적인 미스, 그런 데다가 한일전에서 오히려 이런 부분이죠.

예를 들면 일본은 3골을 넣어서 앞서있는데도 끝까지 압박하고 끝까지 수비하고 끝까지 우리를 괴롭히더라는 거죠. 그런데 우리는 이미 1골 정도 허용하고 이때부터는 그마저도 하지 않더라는 거예요. 우리가 뒤져 있는데 왜 일본은 앞서있는데 끊임없이 뛰는데, 우리는 왜 뛰지도 않냐는 거죠. 아마 가장 어제 팬들이 속상하고 화가 난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앵커]
맞아요. 졌다는 부분보다도 정신력 싸움에서 일본에 밀렸다는 게 속상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어제 경기 해설하시면서 권경원 선수 얘기 많이 하셨거든요. 벤투 감독의 용병술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시는 겁니까?

[박문성]
어제 권경원 선수는 원래 센터백, 중앙수비수입니다. 그런데 어제 경기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끌어올려서 변화를 줬죠. 바로 앞섰던 홍콩과의 경기 때 백승우 선수를 오른쪽 수비수로 뒀던 것처럼 이번 동아시안컵 대회를 통해서 우리가 그동안 갖고 있었던, 대표팀이.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해서 권경원 선수를 수비형 미드필더. 왜냐하면 우리가 그 위치에 고민이 좀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한번 실험을 한 것까지는 좋은데 권경원 선수는 기본적으로 센터백이기 때문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을 때 전반전에 굉장히 어려움이 많았고 실제로 거기서 우리가 실점 위기도 여러 차례 반복됐다는 거죠. 그러면 그런 변화는 줄 수 있지만 이게 아니구나 싶었다고 한다면 벤투 감독이 좀 더 빠르게 변화를 줘야 되는데 변화를 주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또 하나는 사실 이런 수비형 미드필드의 변화 이런 것도 있겠지만 수비는 수비수 몇 명이 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대형이 하게 됩니다.

앞에 있는 공격수, 가운데 있는 미드필더, 마지막에 있는 수비수까지 해서 3선이 끊임없이 간격을 좁혀서 압박하고 압박하고 압박해야 되는데 선수들 개인적인 폼도 떨어져 있고 뛰는 운동량 자체가 부족하고 압박을 못 하다 보니까 수비도 공격도 것도 되지 않는 그런 경기가 돼버렸습니다.

[앵커]
지금 수비에 대한 부분들도 짚어주셨는데 최고의 수비는 공격이다라는 말도 있잖아요. 그런데 우리의 유효슈팅은 1개밖에 안 됐습니다. 이 공격력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박문성]
물론 이번에 우리의 공격의 핵심인 손흥민 선수를 포함을 해서 유럽파들이 합류하지 못한, 앞쪽 라인의 공격수들의 문제점도 얘기할 수 있겠지만 우리가 한번 생각을 해보죠. 공격수들이 슈팅을 때리려고 하면 그 볼이 미드필더에서 배달이 돼야 그 볼을 잡고 슈팅을 때리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미드필더에서 앞에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일본에게 완벽하게 밀려버렸어요.

더군다나 우리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센터백, 수비수로 끌어올렸기 때문에 그러면 거기서는 몸싸움은 될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볼을 잘 다루는 미드필더가 아니기 때문에 미드필더 쪽에서 볼이 안 나오더라는 거죠. 이번 대회 첫 경기를 뛰었던 황인범 선수도 이적 문제로 중간에 소집해제가 됐고 그러다 보니까 미드필더에서 볼이 배급이 안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단조롭게 미드필더에서 볼이 안 나가니까 어떻게 공격을 했냐? 측면으로 열어서 그냥 크로스 크로스 크로스. 매우 단조롭게, 상대가 예측 가능한 선에서 공격이 전개되다 보니까 그러면 조규성 선수로서도 별로 할 게 없다는 거죠.

[앵커]
벤투 감독이 경기 끝나고 이런 말을 했습니다. 상상한 대로 치러진 경기였다. 아시아 내에서만 계속 비교를 하는 건 위험하고 옳지도 않다, 이런 말을 했는데 아시아에서 못 이기면 국제적으로도 경쟁력이 없는 것 아닙니까?

[박문성]
이런 생각이 들죠. 왜 그런 말을 했는지는 알겠어요. 예를 들어서 우리가 월드컵 본선에 가 있고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와 같은 팀들을 만나야 되기 때문에 아시아팀들과의 비교나 아시아 대회에서의 성적이 뭐가 중요하냐. 우리는 월드컵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키워야 된다, 이건 일반론이지 않습니까. 맞는 말이고요.

그런데 이게 일본과의 경기에서, 한일전에서 이렇게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직후에 해야 될 인터뷰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일본하고 졌으면 그 경기에 대한 맞는 이야기를 좀 해야 되는데 이거는 그냥 일반론이지 않습니까. 많은 사람들은 지금 다른 걸 보고 있는데 벤투 감독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죠.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이번의 그 인터뷰는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고 봅니다.

[앵커]
그 발언을 듣고 실망한 팬들이 더 많았을 것 같습니다. 한국 축구의 위상을 볼게요. 일본에 대패한 게 이번만이 아니고 16세 이하, 최근이에요. 23세 이하 대표 팀에 이어서 어제까지 0:3으로 계속 패배. 사실 아시아의 호랑이, 아시아의 맹주는 한국이었는데 그러면 이제 진짜 일본에 자리를 내준 건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떻게 보십니까?

[박문성]
한참 전에 내줬죠. 지금 여기 자막을 0:3의 저주 이렇게 뽑으셨는데 0:3의 현실 이렇게 뽑는 게 맞습니다. 지금 우리가 국가대표팀 포함해서 지금 다 나오고 있지만 16세, 23세. 최근 모든 연령 대표팀을 합쳐서 한일전이 0:3, 0:3, 0:3 4연패입니다. 이거는 그러니까 제가 아까 벤투 감독의 아쉬움, 우리 국가대표팀의 졸전 이런 부분도 얘기를 했지만 모든 연령별을 가리지 않고 일본에게 이렇게 지금 지고 있다면 이거는 벤투 감독이나 국가대표팀의 현재의 문제점으로만 그냥 이렇게 우리가 지적해서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왜 이러지? 우리는 더 이상 그러면 아시아의 최강자가 아니라고 하는 현실인식 속에서 한국 축구의 전체적인 부분에 대한 문제점을 짚는, 그러니까 이 문제는 벤투 감독에게만 왜 그랬습니까라고 묻는 것이 아니라 우리 축구협회에게도 물어봐야 돼요.

한국 축구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한국 축구 지금 어디로 가야 합니까라고 하는 현장이나 현실의 문제를 좀 더 차분하게, 혹은 좀 더 치열하게 들여다보는 때가 온 것이 아니냐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과거의 영광은 더 이상 현실이 아니니까 빨리 꿈 깨라라는 따끔한 지적을 해 주신 것 같고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11월에 카타르 월드컵을 준비를 해야 됩니다. 어떤 점을 보완하면 좋겠습니까?

[박문성]
지금 예를 들면 좋은 얘기는 다 할 수 있습니다. 선수 보강도 더 하고 전술 플랜B도 생기고 이럴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이야기를 해보죠. 카타르 월드컵이 11월에 열립니다. 지금 7월이면 한 넉 달 정도가 남았죠. 넉 달 동안 대표팀이 할 수 있는 건 그렇게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왜냐하면 프로팀들 같은 경우는 뭐라도 해볼 수 있겠지만 지금 소집해제가 되죠, 그러면 9월에 두 번의 평가전을 위해서 한 번 모이고요. 그거 끝나면 12월에 그냥 본선 앞두고 모이는 겁니다. 그러면 이제는 사실 대단한 변화, 극적인 변화를 줄 수 있는 타이밍은 제가 봐서는 없어요. 그러면 지금 할 수 있는 건 뭐냐 하면 지금 우리가 유럽파들이 나중에 합류하지 않겠습니까?

소위 얘기하는 일진 멤버들이 있습니다. 일진 멤버들이 어쩔 수 없습니다. 일진 멤버들이 부상당하지 않고 일진 멤버들의 컨디션, 폼을 아주 잘 관리하는 겁니다. 그래서 그 일진 멤버들을 가지고 우리가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의 정신력을 키우는 게 아쉽고 부족하지만 지금으로서는 현실적인 우리의 선택과 집중의 노력이 될 것이다. 다른 얘기를 다 할 수 있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물리적인 시간이 적어요.

[앵커]
일단 일진 선수들에게 말씀하신 것처럼 부상 없도록 잘 기대해 보고 앞으로 한국 축구를 위해서 저희 모두 계속해서 발전하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네요.

[박문성]
네, 이렇게 아쉬움이 있지만 많은 팬들이 그래도 응원은 끝까지 해 주실 것 같고요. 우리 김민재 선수도 이번에 이탈리아에 진출하지 않았습니까? 좋은 선수들이 계속 또 열심히 뛰고 있으니까 그런 부분에서도 우리가 또 희망을 가지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다음 경기는 저희가 웃으면서 만나뵙도록 하죠.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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