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해'를 '최고의 해'로 극복한 골프 퀸 고진영

'위기의 해'를 '최고의 해'로 극복한 골프 퀸 고진영

2021.11.24. 오후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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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LPGA 투어 '올해의 선수'와 '상금왕', '다승 1위'를 차지한 고진영의 반전 드라마는 최악의 조건에서 만들어낸 최고의 성과여서 더욱 값지다는 평가입니다.

보도에 김상익 기자입니다.

[기자]
3년 연속 LPGA 상금왕과 자신의 두 번째 올해의 선수를 달성하고 돌아온 고진영의 첫 마디는 승부사다웠습니다.

[고진영 / 2021 LPGA '올해의 선수' : 그 어느 해보다 마지막 역전극이라고 해야 하나요. 마무리가 조금 더 짜릿했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감정 기복이 큰 시즌이었다고 털어놨듯 고진영에게 2021년은 2018년 미국 진출 이후 어느 해보다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시즌 초반, 할머니의 별세 소식과 코로나19로 임종과 장례식도 함께 못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고진영에게 이번엔 손목부상 악재가 찾아왔습니다.

손목 통증은 이번 주 마지막 대회에서야 투혼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이미 6개월 전부터 정상적인 훈련을 방해했습니다.

[고진영 / 유튜브 영상 : 손목이 아프고 이런저런 핑계지만 손목 때문에 (뭐 때문에) 연습스윙을 많이 못 했더니 스윙감을 사실 못 찾았어요. (스윙은 많이 아쉽고) 그렇지만 좋은 점은 쇼트 게임이 많이 좋아졌다는 거….]

6월 말까지 우승이 없던 고진영은 결국 2년 가까이 지켜오던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넬리 코다에게 내줬습니다.

그리고 7월 초, 마침내 기다리던 시즌 첫 우승에 성공했지만 무더위와 부담감 속에서 치러진 도쿄올림픽은 또 한 번 좌절을 안겼습니다.

라이벌 코다가 금메달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른 사이 고진영은 공동 9위로 아쉬운 올림픽 도전을 마감했습니다.

올림픽 이후 오히려 홀가분해진 고진영은 승승장구했고, 기어코 마지막 대회 역전 우승으로 올해의 선수와 다승, 상금왕을 품에 안았습니다.

14라운드 연속 60대 타수 기록, 63홀 연속 100% 그린 적중, 그리고 마지막 대회 마지막 날 기록한 생애 베스트 9언더파 63타.

7월 이후 출전한 9개 대회에서 신들린 듯 절반이 넘는 5번이나 우승했지만 스스로에 주는 점수는 후하지 않습니다.

[고진영 / 세계 랭킹 2위 : 한 80점 정도 주고 싶습니다. 메이저대회에서의 아쉬움이랑 도쿄올림픽에서의 아쉬움이 한 20점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골프 사춘기를 이겨냈다고 말한 골프 퀸은 휴식과 치료를 마친 뒤 세계 1위 복귀와 메이저 우승 사냥 준비를 위해 다음 달 다시 격전지인 미국으로 날아갑니다.

YTN 김상익입니다.

YTN 김상익 (si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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