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이 아닌 동경의 대상으로...경이로운 패럴림픽

동정이 아닌 동경의 대상으로...경이로운 패럴림픽

2021.08.27. 오후 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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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정의 대상이 되기보다는 동경의 대상이 되고 싶습니다."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한 우리 선수의 출사표인데요.

장애가 한계가 될 수 없다는 걸 증명하고 있는 패럴림픽이 큰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김재형 기자입니다.

[기자]
손에 들고 있어야 할 탁구 라켓을 입에 물고 있습니다.

리우에서 도쿄까지 2회 연속 패럴림픽에 출전한 이집트 대표 이브하림 하마드투입니다.

[이브라힘 하마드투 / 이집트 패럴림픽 대표 : 처음에는 겨드랑이에 탁구라켓을 끼었는데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치아 사이에 탁구 라켓을 물고 했죠. 그러다 생각했어요. '못할 이유가 없겠는데' 라고 말이죠.]

10살 때 기차 사고로 두 팔을 잃은 하마드투는 탁구대 앞에서 입이 팔과 손을 대신합니다.

역시 손이 필요한 서브 토스는 발을 사용합니다.

오른발로 공을 띄우고 목을 비틀어 입에 문 라켓으로 공에 회전을 넣습니다.

기량만 놓고 보면 비장애인 선수 못지않습니다.

[마룽 / 도쿄올림픽 탁구 2관왕 : 정말 잘합니다. 믿을 수 없습니다.]

이번 대회 2경기에서 모두 졌지만, 하마드투의 '입 탁구'는 그 자체로 큰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이브라힘 하마드투 / 이집트 패럴림픽 대표 : 탁구를 하면 모든 걸 잊을 수 있어요. 마치 왕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죠.]

지난주 열린 패럴림픽 개회식에서 난민팀의 공동 기수를 맡은 이 선수 역시 양팔이 없습니다.

이번 대회 유일한 아프가니스탄 출신 선수 압바스 카리미입니다.

[압바스 카리미 / 아프간 출신 난민팀 : 난민 자격으로 미국에 살고 있습니다. 저는 수영 선수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양팔이 없었던 카리미는 16살 때 아프간을 떠나 미국에서 난민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압바스 카리미 / 아프간 출신 난민팀 : (양팔이 없어도) 심장과 뇌가 있는 한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랜 기간 꿈꿔온 패럴림픽 출전은 24살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순간입니다.

[압바스 카리미 / 아프간 출신 난민팀 : 패럴림픽에 출전하려고 9년 동안 정말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패럴림픽은 저의 모든 것입니다.]

장애는 불편함일 뿐 결코 한계는 될 수 없습니다.

패럴림픽은 우리가 알고 있는 완벽한 몸에 대한 정의를 다시 생각해보게 합니다.

YTN 김재형입니다.

YTN 김재형 (jhkim0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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