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역도 디아스, 필리핀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획득

여자 역도 디아스, 필리핀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획득

2021.07.27. 오전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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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 여자 역도에서 하이딜린 디아스(30) 선수가 필리핀 올림픽 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따냈다.

1924년부터 올림픽에 참가한 필리핀은 지난 97년 동안 은메달과 동메달을 합쳐 10개의 메달을 획득했을 뿐 금메달은 이번이 처음이다.

디아스는 지난 26일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린 여자 역도 55kg급에서 인상 97㎏와 용상 127㎏를 들어 올리며 총합 224㎏으로 중국 랴오추윈을 1kg 차이로 이겼다. 동메달은 카자흐스탄 선수 줄피야 친샨로가 차지했다.

금메달이 확정되자 디아스는 바를 내려놓고 울음을 터뜨렸다. 필리핀 취재진과 관계자들도 디아스와 함께 눈물을 흘리며 가슴 찡한 장면을 연출했다. 6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난 디아스는 어린 시절부터 가난과 싸워 왔다. 물 수십 리터를 짊어진 채 집으로 오다가 운동 재능을 발견하고 역도 선수의 길을 걷게 됐다.

디아스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도 출전했지만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하지만 3번째 참가한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데 이어 2020 도쿄올림픽에서 마침내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디아스는 지난 1년 반 동안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고향을 벗어나 말레이시아 훈련지에서 생활했다. 가족도 만나지 못한 채 고립된 생활을 해야 했다.

디아스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금메달을 땄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신은 위대하다"며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그녀는 이어 "필리핀의 젊은 세대에게 '당신도 금메달을 꿈꿀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필리핀 정부와 기업 등은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디아스에게 3천 300만 페소(약 7억 5천만 원)의 포상금과 집을 선물하겠다고 약속했다.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 대변인인 해리 로크는 축전을 통해 "디아스가 필리핀에 자부심과 영광을 가져다주었다"고 밝혔다.


YTN digital 정윤주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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