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성전환 선수' 도쿄행 확정...올림픽 최초

뉴질랜드 '성전환 선수' 도쿄행 확정...올림픽 최초

2021.06.21. 오후 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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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우려 속에 다음 달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에 사상 처음으로 성전환 선수가 출전합니다.

뉴질랜드 여자 역도 대표, 로렐 허버드 선수인데 일부 반발 속에 공정성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김재형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열린 오세아니아 대륙 역도 대회.

뉴질랜드의 성전환 선수 로렐 허버드가 여자 인상 133kg에 도전합니다.

이날 허버드는 자신의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정상에 올라 올림픽 출전 자격을 획득했습니다.

뉴질랜드 올림픽위원회는 한 달여 논의 끝에 허버드를 도쿄올림픽 대표로 확정해 발표했습니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사상 첫 성전환 선수입니다.

[시몬 켄트 / 뉴질랜드 역도대표팀 코치 : 로렐은 올림픽 출전 기준을 통과했습니다. 기준대로 적용했을 뿐입니다.]

2013년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한 허버드의 올림픽 출전은 규정상 문제는 없습니다.

지난 2015년 IOC가 성전환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조건부로 허용했기 때문입니다.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기준치 이하여야 하는데 허버드는 이 기준을 충족합니다.

하지만 힘을 겨루는 역도의 특성상 성전환 선수의 경기 출전은 불공정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사춘기를 겪었다면 남성 호르몬 수치를 낮춘다 해도 근육과 골격에 남성의 생물학적 특징이 여전히 남아 있어 다른 여성 선수보다 유리하다는 주장입니다.

[트레이시 램브레크스 / 전 뉴질랜드 역도대표 : 여성 역도 선수들은 "공정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고 묻더군요. 불행하게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 우리가 목소리를 낼 때마다 침묵을 강요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성전환 선수에 대한 IOC의 남성 호르몬 기준은 일반 남성 수치에 일부 포함됩니다.

남성 대회에서 주로 하위권에 머물렀던 허버드는 성전환 수술 뒤 출전한 여성 대회에선 대부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로렐 허버드 / 뉴질랜드 여자 역도 대표(2017년 인터뷰) :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하든 저를 한 인간으로서 존중해줬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불공정 논란 속에 43살에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뤄 이번 대회 최고령 역도 선수로 이름을 올리는 허버드는 뉴질랜드 정부 차원의 강한 지지 속에 도쿄로 향합니다.

YTN 김재형[jhkim0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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