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집에 없는 규칙?...프로야구 '불문율'이 뭐길래

규정집에 없는 규칙?...프로야구 '불문율'이 뭐길래

2021.04.19. 오후 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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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주말 프로야구에선 규칙에는 없는 규칙 '불문율' 논란이 일었습니다.

크게 지던 한화의 수베로 감독이 NC 홈런타자 나성범의 타격에 문제를 제기했는데요.

왜 그런 건지, 조성호 기자가 되짚어봤습니다.

[기자]
10점 뒤진 8회, 한화는 외야수 정진호를 마운드에 올렸습니다.

승부가 이미 기울자 투수진을 아끼려고 야수를 등판시킨 겁니다.

공 세 개가 연달아 볼이 되면서 기회를 맞은 나성범,

[중계방송 해설 : 3볼 상황이긴 하지만, 아마 나성범 선수라면 분명히 타격할 거예요.]

한가운데 몰린 네 번째 공에 방망이를 크게 휘두릅니다.

빗맞은 파울이었지만, 한화 수베로 감독은 손가락 3개를 펴 보이며 크게 화를 냅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습니다.

샌디에이고의 타티스 주니어가 7점 앞선 8회 3볼 상황에서 친 만루홈런 때문입니다.

[크리스 우드워드 / 텍사스 감독 (지난해 8월) : 개인적으로 맘에 들지 않습니다. 8회에 7점 앞섰다면, 3볼-0스트라이크는 일반적으로 타격할 타이밍은 아니죠.]

규정집에는 없는 야구 규칙, '불문율' 때문에 생긴 논란입니다.

통상 6회 이후 6점 이상 크게 앞선 팀은 상대를 자극하는 공격을 자제하는 게 관행입니다.

국내 리그에서도 그런 상황에선 도루와 번트를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3볼 노스트라이크에서 타격을 막지는 않습니다.

메이저리그와는 불문율이 다른 겁니다.

한국에서 당연시되는 홈런 타자의 '배트 플립'이 미국에선 금기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민훈기 / 야구 해설가 : 같은 야구를 해도 야구의 문화라는 것이 분명히 차이가 있거든요. 개인의 성적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건 우리 야구의 스타일이기 때문에….]

불문율을 어기면 상대 팀은 '빈볼'로 보복하고, 아찔한 '벤치 클리어링'으로도 이어집니다.

서로 존중하는 스포츠맨십을 무시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흥미를 위해서는 나라마다 다르고, 시대에 따라 변할 수도 있는 야구 문화가 불문율입니다.

YTN 조성호[chos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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