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씁쓸' 스틸야드...일류첸코, 애틋한 포항 방문기

'달콤씁쓸' 스틸야드...일류첸코, 애틋한 포항 방문기

2021.04.08. 오후 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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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프로축구 포항이 자랑하던 공격수 일류첸코가 전북으로 이적하고 처음으로 친정팀 안방, 스틸야드를 찾았습니다.

야속하게도 두 골로 비수를 꽂았는데, 팬들은 기립박수로 보듬었습니다.

조은지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19골을 넣으며, 포항을 리그 3위에 올려놓은 특급 외국인 일류첸코.

그라운드 안팎의 구심점이었던 그는 거액의 이적료를 선물하고, 전북 품에 안겼습니다.

[일류첸코 / 전북 현대 공격수 (지난 2월) : 포항 스틸야드에 가는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90분 동안에는 언제나 최선을 다해야겠죠.]

그리고 처음 만난 친정팀, 최선을 다하겠다는 '선전포고'대로 일류첸코는 골망을 찔렀습니다.

미안하다는 듯 두 손을 들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고, 포항 팬도 잔잔한 박수로 화답했습니다.

후반에도 원터치로 깔끔한 추가 골을 넣었는데, 역시 세리머니는 없었습니다.

다섯 경기 연속 골, 득점 선두를 굳힌 '특급 활약'에도 그저 고개 숙일 뿐.

일류첸코가 교체될 때, 포항 스틸야드에는 기립박수가 나왔습니다.

<일류첸코, 포항의 영광, 높이 날아올라>, 떠난 에이스를 향한 독일어 메시지는 축구장의 낭만, 그 자체였습니다.

이런 낭만은 사치, 기본은 '전쟁 같은 승부'입니다.

공만 쫓다가 아찔하게 머리를 박고, 인천 오재석은 발에 맞아 금방 눈이 퉁퉁 부었습니다.

대구 이진용은 코피가 쏟아져도 무심한 표정, 그저 달리고 싶습니다.

성남 김영광 골키퍼의 '선방 쇼'가 이어진 한판,

득점 없는 무승부에도 양 팀 감독은 온몸으로 춤을 추며 숨 막히는 90분을 보냈습니다.

YTN 조은지[zone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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