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곁으로 간 '신의 손' 마라도나...애도 물결

신의 곁으로 간 '신의 손' 마라도나...애도 물결

2020.11.26. 오후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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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곁으로 간 '신의 손' 마라도나...애도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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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심장마비로, 향년 60세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르헨티나는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고, 축구계에도 고인을 추모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조은지 기자!

다소 갑작스러운 소식입니다, 지병이 있었던 건가요?

[기자]
마라도나는 이달 초 뇌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었는데, 갑작스럽게 심장마비 사망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아르헨티나 언론은, 마라도나가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 티그레의 자택에서 숨졌으며, 현장에 9대의 구급차가 출동했지만 멈춘 심장을 다시 뛰게 하지 못했다고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마라도나는 뇌 경막 아래 피가 고이는 경막하혈종으로 지난 3일 수술했고, 주치의도 성공적으로 잘 끝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11일에 퇴원해 자택에서 요양 중에 사망했고, 일단은 심장마비로 전해졌지만, 유족은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장례에 앞서, 시신을 부검하기로 했습니다.

마라도나는 60세 생일이던 지난 10월 30일, 자신이 이끌던 팀 힘나시아 경기 전에 축하를 받았는데요, 이게 공개된 생전 마지막 모습이 됐습니다.

[앵커]
아르헨티나 영웅이었던 만큼, 국민 충격도 클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사망 시점이 아르헨티나 현지 시각으로 정오 무렵이었습니다,

고인이 60세의 많지 않은 나이인 데다, 뇌 수술도 성공적인 것으로 알려졌기에 슬픔과 충격이 큰 분위기인데요.

외신으로 들어온 영상을 보면, 마라도나의 자택은 물론,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랜드마크인 오벨리스크와 고인이 뛰던 보카주니어스 홈 경기장, 시신 안치소 등에 많은 추모객이 몰렸습니다.

신을 뜻하는 스페인어 'DIOS'에 마라도나의 등번호 10번을 넣어 D'10'S라고 적힌 배너도 곳곳에 나부꼈습니다.

아르헨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트위터에, 마라도나는 온 국민을 행복하게 했다, 그가 존재해 감사하며 영원히 그리워할 거라고 애도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성명을 통해, 3일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고요, 이 기간 마라도나 시신은 대통령궁에 안치되며, 일반인 조문도 받기로 했습니다.

[앵커]
축구계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지금 보시는 장면이 우리 시간, 오늘 새벽에 있었던 유럽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경기인데요.

킥오프 전에 마라도나를 추모하는 묵념 시간을 따로 마련했습니다, 시간적 여유가 없었는데도 부랴부랴 준비한 것으로 보입니다.

'리틀 마라도나'로 불렸던 메시는 트위터에 '전설이여, 안녕'이라면서 '그는 우리를 떠나지만 떠나지 않는다, 디에고는 영원하다'고 적었습니다.

가장 위대한 축구 선수를 꼽을 때 늘 마라도나와 겨뤘던 '축구 황제' 브라질의 펠레도, 친구를 잃게 돼 슬프다, 언젠가 하늘에서 우리가 함께 공을 찰 거라고 전했습니다.

포르투갈의 호날두 역시, SNS에 마라도나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나는 친구와, 세계는 영원한 천재와 작별했다, 너무 일찍 떠났지만 무한한 유산과 채워질 수 없는 빈자리를 남겼다고 썼습니다.

마라도나가 몸담았던 팀들도 우리 마음에 영원할 것, 전 세계 축구계의 아이콘이 졌다는 등 잇달아 애도를 표했습니다.

[앵커]
위대한 선수였는지 새삼 느껴집니다.

마라도나라고 하면 아무래도 '신의 손' 사건을 빼놓을 수 없겠죠?

[기자]
네,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축구계 대사건입니다, 지난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에서 마라도나는 손으로 잉글랜드 골망을 열었죠.

마라도나는 '내 머리와 신의 손이 함께 만들어낸 골'이라고 말했고, 10년이 훌쩍 지나서야 TV와 자서전을 통해 의도적으로 손을 뻗었다, 손으로 넣은 게 맞는다고 시인하기도 했습니다.

논란의 골을 넣은 뒤에는, 하프 라인 뒤쪽에서부터 경쾌한 드리블로 수비수 6명을 제치고 환상적인 추가 골을 넣어 '숙적' 잉글랜드를 침몰시켰습니다.

조별리그에서 한국을 상대하고는 '한국은 축구가 아닌 태권도를 했다'고 말했던 마라도나는, 그 월드컵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MVP로 뽑히며 국민 영웅이 됐습니다.

작지만 단단한 몸에, 화려한 발재간, 위력적인 킥으로 세계 축구계를 평정했는데, 압도적인 실력만큼 구설도 많았습니다.

1994년 미국 월드컵 때는 도핑에 적발돼 귀국했고, 마약과 알코올 중독, 비만 등 자기관리 부족, 탈세와 사생활 논란 등 각종 기행도 끊이질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스포츠부에서 YTN 조은지[zone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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