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첫 발자국 남긴 '공룡군단'...한국시리즈 이모저모

우승 첫 발자국 남긴 '공룡군단'...한국시리즈 이모저모

2020.11.25. 오후 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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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영수 앵커, 강려원 앵커
■ 출연 : 조성호 / 스포츠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공룡군단' NC가 두산을 꺾고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챔피언 트로피를 차지했습니다. 창단 9년 만에 첫 정규시즌 1위에 이어 통합 우승을 이뤄낸 겁니다. 한국시리즈 이모저모 스포츠부 조성호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어제 여러 차례 두산이 점수를 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따지 못했어요. 결국 NC가 승리했고요. 창단 이후 첫 우승이죠?

[기자]
첫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습니다. NC 우승하면서 2020 프로야구가 막을 내렸는데요. 어제 6차전 경기 4 대 2로 두산을 꺾으면서 시리즈 전적 4승 2패를 기록했습니다. 4년 전 한국시리즈 첫 경험에서 4전 전패 수모를 안긴 두산에 보기 좋게 설욕한 겁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2011년 창단한 이후 9년 만에 첫 통합우승을 일궈낸 건데요. 양의지, 박석민 그리고 박민우, 나성범 같은 원년멤버들의 활약이 돋보였고 구창모와 강진성 같은 젊은 선수들도 제몫을 했습니다. 144경기에서 138경기를 1위를 안 내줬는데요. 압도적인 전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면서 완벽한 우승을 만들었습니다.

[앵커]
어제 마지막 타석에서 스윙 삼진으로 끝나는 순간 NC 선수들이 달려나와서 양의지 선수에게 확 달려들더라고요.

[기자]
역시 캡틴이죠. 이번 경기, 야구단 기자단들이 MVP를 투표합니다. 야구 기자단 투표 80표 가운데 36표를 받아서 양의지 선수가 MVP가 됐습니다. 2승 1세이브 기록한 에이스 루친스키를 3표차로 따돌렸습니다. 그래픽을 보시면요. 양의지 선수, 이번 한국시리즈전 성적 좋았습니다. 5차전에서 결승 홈런을 날렸고 3할 넘는 타율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안정적인 리드와 절묘한 골배합으로 투수진을 이끌었습니다.

[앵커]
양의지 선수는 사실은 두 번째 한국시리즈 MVP 수상인데 양의지 선수의 친정이 두산이었잖아요.

[기자]
공교롭게도 4년 전에는 두산 유니폼을 입고 NC를 상대로 한 한국시리즈에 승리한 뒤 MVP가 됐습니다. 지난 시즌 앞두고 4년 총액 125억 원 계약으로 NC로 이적했는데요. 올 시즌 주장을 맡아서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다른 팀 소속으로 한국 시리즈를 2번 MVP을 받은 건 양의지 선수가 처음입니다. 고액 연봉에 걸맞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과 친정팀을 상대로 긴장감이 풀려서일까요. 어제 원래 표정변화가 없기로 유명한 양의지인데 우승이 확정되자 동료들과 얼싸안고 눈물도 흘렸습니다. 소감 한번 들어보시죠.

[양의지 / NC 포수·한국시리즈 MVP : 이적하면서 제 선택이 옳았구나 생각을 했고…. (이적) 2년 만에 우승할 수 있어서 너무 감정이 폭발해서 눈물이 났던 것 같아요.]

[기자]
4년 전이 좋았느냐, 어제가 좋았냐 물어봤는데요. 지금이 더 좋은 것 같다 이렇게 솔직한 대답을 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리고 어제 우승세리머니도 화제였습니다. 집행검이라고 하던데 커다란 검 하나를 뽑아들더라고요.

[기자]
집행검이란 이름까지 알고 계신데요. 아마 야구 안 보시던 분들은 우승트로피가 저거인가 의문 가지신 분들도 계실 거예요. 일단 화면 한번 보시겠습니다. 우승이 확정됐을 때 선수들이 마운드로 이렇게 몰려가서 지금 보이시는 저 근사하게 생긴 모형검입니다. 저 모형검을 하늘로 높이 치켜드는 세리머니를 했습니다. 주장 양의지 선수가 지금 검을 뽑아가지고 들어올리는 모습 보고 계시고요. 이게 모기업이 만든 게임이죠. 리니지에 나오는 아이템이라고 합니다. 집행검이라는 아이템을 모티브로 했는데요. 굉장히 희귀한 아이템이라 얻기도 힘들고 거래가격도 2~3000만 원, 음지에서는 1억원 넘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주장 양의지가 뒷이야기를 해 줬는데요. 박민우 선수가 NC하면 게임이 대표적이다 이러면서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고 합니다. NC 구단은 모두를 위한 하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는데 이게 게임 내에서는 막강한 무기인데요. NC가 프로야구의 새 왕조를 열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습니다. 외신반응도 있었어요. MLB 닷컴은 게임에서 끝판왕이라를 부르죠. 마지막 상대를 물리치고 나서 검을 뺏는 장면을 보는 것 같다고 전했고. 다른 매체들도 참 참신한 세리머니였다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앵커]
그렇네요. 아주 독특한 세리머니였습니다. 김택진 구단주의 지원이 사실은 창단 이후 줄곧 좋은 성적을 내면서 우승까지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죠?

[기자]
앞서 보신 집행검 말입니다. 그걸 직접 건넨 사람이 자세히 보시면서 김택진 구단주입니다. 한국시리즈 내내 직원 100여 명을 이끌고 출근도장을 찍다시피 모든 경기를 현장에서 직접 응원했습니다. NC 팬들 사이에서는 택진 형이라고 불릴 만큼 친근한 구단주이기도 합니다. 고 최동원 선수가 우상이라는 야구광이었는데 구구단을 창단하면서 구단주가 됐습니다. 창단 당시 김택진 구단주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김택진 / NC 구단주 (지난 2011년)] : 야구 자체가 숭고한 목적인, 야구에 미쳐있고 야구를 통한 승리에 미쳐있고, 프로로서 책임을 다할 수 있는 구단이 되고자 합니다. 사람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그런 구단을 만들고 싶습니다.]

[기자]
야구에 대한 진정성을 아마 느끼셨을 겁니다. 당시만 해도 대기업 틈바구니 속에서 벤처기업이 프로야구단을 유지할 수 있는 이런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에 대해서 당당하게 자기의 제안만으로도 100년을 운영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 이후에 경영을 보시면 박석민을 96억 원, 양의지를 125억 원에 영입하는 등 공격적인 큰 손 경영으로 우승의 디딤돌을 놓으면서 그야말로 성공한 덕후가 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두산은 가을에 강했는데 이번에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어요.

[기자]
정규시즌 타격 1위 팀이 두산인데도 그렇습니다. 맥을 못 췄는데요. 몇몇 장면을 직접 보면서 설명드릴게요. 어제 경기부터 보실 텐데요. 타석에서 2루수 박민우가 외야 잔디에서 김재환의 땅볼을 잡아냅니다. 이미 수비위치가 우익수가 있을 만한 곳까지 뒤로 빠져 있습니다. 또 한 장면 보시면 이번에는 5차전 경기입니다. 1루와 2루 사이 땅볼을 잡아내면서 김재환이 물러났는데 공식기록이 3루 땅볼이에요. 3루수 박석민이 3루에 있지 않고 1-2루 사이까지 넘어와서 수비를 한 겁니다. 이런 수비 시프트에 김재환이나 오재일 같은 좌타 거포들 타격리듬이 무너져버렸습니다. 김재환 선수 아실 텐데 잠실경기장, 굉장히 큰 경기장이죠. 여기를 홈으로 쓰면서도 매년 30홈런 이상을 쳐내는 아주 두산의 4번 타자인데요. 한국시리즈에서 23타수 1안타, 타율이 4푼 3리로 꽁꽁 묶였습니다. 역대 한국시리즈 4번타자 가운데 가장 낮은 타율입니다. 이게 NC 이동욱 감독이 코치 시절부터 각종 첨단데이터를 활용한 작전구사 수비지시에 능하다는 평가 받아왔어요. 이동욱 감독 이야기 한번 들어보시죠.

[이동욱 / NC 감독 : 확률이 있기 때문에 수비 시프트는 실행했고요. 그거에 대한 결과는 감독이 책임진다고 수비코치와 얘기했기 때문에 수비코치가 적극적으로 시프트를 했고요. 그 확률이 맞아떨어져서 좋은 경기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기자]
이거 말고도 상대타자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 볼배합이나 투수교체 타이밍 등도 치밀한 데이터분석을 통해서 이뤄졌습니다.

[앵커]
이번에 창단 이후 첫 우승을 차지한 NC 소프트. 한국시리즈 우승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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