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연기' 또는 '취소' 日 여론 81%

도쿄올림픽 '연기' 또는 '취소' 日 여론 81%

2020.03.16. 오전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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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베 총리, 지난 주말 "올림픽 무사히 치르고 싶다"
스포치 호치, 인터넷 홈페이지서 올림픽 설문 조사
다른 매체 설문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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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확산 위험으로 7월 도쿄올림픽의 정상적인 개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개막을 미루거나 취소해야 한다는 일본 내 여론이 80%에 이른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상익 기자!

일본 국민은 도쿄올림픽 개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는데 몇 가지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아베 일본 총리는 지난 주말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도쿄올림픽 개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 "무사히 예정대로 개최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지난 14일) : 국제올림픽위원회 IOC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겁니다. 물론 IOC는 세계보건기구 WHO와 긴밀히 협력할 겁니다. 일본은 코로나 사태를 극복하고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하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일본 국민의 생각은 아베 총리와는 많이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일본 스포츠 전문 매체인 스포츠 호치가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인데요.

응답자 500명 가운데 전체의 62%가 올림픽의 '개최를 연기해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아예 중지해야 한다는 답변도 19%가 나와 연기 또는 중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전체의 81%나 됐습니다.

예정대로 개최해야 한다는 답변은 20%를 넘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일본 국민도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일각에서는 온라인 조사의 한계를 지적하지만 또 다른 매체들의 설문조사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게 나타났습니다.

스포니치의 온라인 설문조사에는 890명이 응답했는데 이중 연기해야 한다는 답변은 전체의 57.2%에 달했습니다.

아예 취소해야 한다는 응답이 20.6%였고 예정대로 진행은 17%에 그쳤습니다.

일본 공영방송 NHK가 지난주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이미 '예정대로 개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는 답변(45%)이 '예정대로 개최할 수 있다'는 의견을 넘어섰는데요.

시간이 갈수록 부정적인 답변이 증가한 걸 알 수 있습니다.

반세기 만에 도쿄에서 다시 치르는 의미 있는 올림픽임이지만 일본 국민이 이런 의견을 내는 건 그만큼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올림픽을 강행하는 게 위험하다고 보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그럼 올림픽 개최 여부 결정은 현재로선 5월 말로 예정돼 있는데 이 일정이 앞당겨질 수도 있는 건가요?

[기자]
IOC의 공식 입장은 여전히 세계보건기구 WHO의 의견을 반영해 결정하겠다는 겁니다.

아직 올림픽 개최 여부를 앞당겨 발표할 계획은 갖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세계보건기구가 펜데믹을 선언한 상황이기 때문에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판단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IOC는 올림픽 참가 종목 단체장들과 내일 화상회의를 열어 예선 차질 등을 점검할 예정인데요. 이 자리에서 연기나 취소 문제가 자연스럽게 언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림픽 연기나 취소 문제는 이제 일본 내부 방역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확진자 검사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일본에서 코로나19 위험이 표면적으로 덜 드러난다 해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상 개최가 가능하다는 세계인의 인식은 시간이 갈수록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최근 도쿄조직위 내부에서도 연기론이 불거져 나왔고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개인 의견을 전제로 올림픽 1년 연기를 언급한 것도 눈여겨 볼만합니다.

아테네에서 무관중 채화된 올림픽 성화는 일단 20일 일본에 도착해 26일 후쿠시마에서 성화봉송을 시작합니다.

일본 아베 정권이 국운을 걸고 추진 중인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지금까지 YTN 김상익[si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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