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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가을로 기억합니다. 어제 은퇴를 발표한 샤라포바와의 처음 대면(?)은. 이미 그해 여름 윔블던에서 우승하며 벼락스타가 됐던 샤라포바는 한솔코리아오픈 참가차 방한해 기자회견을 열었고, 저는 질문했습니다. "세계랭킹 10위권 진입을 축하한다. 당신을 비롯해 러시아 선수들이 요즘 대거 활약하는데,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 그도 그럴 것이 당시 러시아는 데멘티에바, 미스키나 등 3-4명이 랭킹 상위권에 포진했었기 때문이고, 저는 당연히 샤라포바와 다른 러시아 선수들이 교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같은 질문을 한 겁니다. 하지만 샤라포바의 대답은 시큰둥했고, "다들 노력하기 때문이 아닐까" 수준에 그쳤습니다. 알고보니 샤라포바는 7살때부터 미국 플로리다의 볼리티에리 아카데미에서 테니스를 쳐 거의 미국선수나 다름 없었고, 실제 다른 러시아선수들은 그즈음 "샤라포바를 러시아대표팀에 뽑는다면 출전하지 않겠다" 라고 할 정도로 샤라포바를 '미운 오리 새끼' 취급, 내지는 '왕따' 로 모는 분위기였습니다. 당시 키 183cm였던 샤라포바는 그 다음해인 2005년 비너스 윌리엄스와 내한경기 때는 188cm까지 자랐더군요.
'예쁜 게 죄'였을까요? 20년 가까이 WTA투어에서 활약한 샤라포바에게 친한 동료선수가 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2017년 당대의 최고선수 세레나 윌리엄스와 갈등설이 불거졌습니다. 바로 자서전 때문인데요. 책 내용을 보면 세레나가 2004년 윔블던 결승 패배뒤 친구에게 "I'll never lose to that little bitch again."라고 했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일설에는 윌리엄스와 샤라포바가 같은 남자친구를 사귀었기 때문에 윌리엄스가 샤라포바에게 더욱 적개심을 가졌다고 하는데요. 실제 2005년부터 지금까지 윌리엄스는 샤라포바에게 19연승을 거뒀습니다.
'러시안 뷰티'라는 별명 외에 샤라포바는 괴성으로 유명합니다. 최고일때는 150미터 전방에서 비행기가 뜨고 내릴때 수준인 100데시벨을 넘었다네요. 아마추어 테니스인들도 게임을 할때 함성이나 기합은 지르지만, 이정도 괴성을 지르면 목청이 남아나질 않겠죠.어쨌든 샤라포바는 미모만큼 실력도 빼어났습니다. 한번도 하기 어렵다는 그랜드슬램을 5번, 그것도 윔블던과 US오픈, 호주오픈, 프랑스오픈까지 한번 이상 우승하는 '커리어그랜드슬램'까지 작성했으니까요. 큰키에서 뿜어져나오는 강력한 플랫성 직진 포핸드 그리고 어릴때부터 타국 생활을 하는데서 길러진 승부욕이 바탕이 됐다고 봅니다. 상대적으로 서비스는 실력에 비해 더블폴트가 많았는데, 토스가 너무 높고 불안한 것도 이유인 것 같습니다.
경제지 포브스는 샤라포바가 2005년부터 11년 연속으로 전 세계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번 여자 운동선수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상금을 제외하면 선수생활 총수입이 3400억 원을 넘어 여자 선수 가운데 최고입니다.굴지의 스포츠용품 기업 나이키를 포함해 기량과 미모를 겸비한 샤라포바에게 수많은 광고와 후원이 쏟아졌기 때문이겠죠. 특이한 것은 샤라포바가 금지약물 복용 징계를 받던 2016년, 하바드 경영대학원에 합격했다는 점입니다. 비즈니스 쪽에도 소질이 있었던지 실제로 캔디업체인 '슈가포바'라는 업체를 설립하기도 했습니다.(먹어보긴 했는데, 사탕과 풍선껌의 중간 정도 느낌이었습니다) 어쨌든 이 정도면 은퇴 이후 사업가로 제2의 인생을 살아갈 수도 있지 않을까요? 굴곡 많았던 선수생활을 마무리한 샤라포바의 앞날을 응원합니다.
서봉국[bksu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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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안 뷰티' 샤라포바, '예쁜게 죄?'
샤라포바 자서전(출처 AP)
'예쁜 게 죄'였을까요? 20년 가까이 WTA투어에서 활약한 샤라포바에게 친한 동료선수가 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2017년 당대의 최고선수 세레나 윌리엄스와 갈등설이 불거졌습니다. 바로 자서전 때문인데요. 책 내용을 보면 세레나가 2004년 윔블던 결승 패배뒤 친구에게 "I'll never lose to that little bitch again."라고 했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일설에는 윌리엄스와 샤라포바가 같은 남자친구를 사귀었기 때문에 윌리엄스가 샤라포바에게 더욱 적개심을 가졌다고 하는데요. 실제 2005년부터 지금까지 윌리엄스는 샤라포바에게 19연승을 거뒀습니다.
'괴성녀' 별명..그 뒤에 감춰진 승부욕
'베이비 페더러' 별명이 있는 '전남친' 디미트로프와 샤라포바(출처 데일리메일)
'러시안 뷰티'라는 별명 외에 샤라포바는 괴성으로 유명합니다. 최고일때는 150미터 전방에서 비행기가 뜨고 내릴때 수준인 100데시벨을 넘었다네요. 아마추어 테니스인들도 게임을 할때 함성이나 기합은 지르지만, 이정도 괴성을 지르면 목청이 남아나질 않겠죠.어쨌든 샤라포바는 미모만큼 실력도 빼어났습니다. 한번도 하기 어렵다는 그랜드슬램을 5번, 그것도 윔블던과 US오픈, 호주오픈, 프랑스오픈까지 한번 이상 우승하는 '커리어그랜드슬램'까지 작성했으니까요. 큰키에서 뿜어져나오는 강력한 플랫성 직진 포핸드 그리고 어릴때부터 타국 생활을 하는데서 길러진 승부욕이 바탕이 됐다고 봅니다. 상대적으로 서비스는 실력에 비해 더블폴트가 많았는데, 토스가 너무 높고 불안한 것도 이유인 것 같습니다.
'걸어다니는 중소기업'…11년 연속 최다수입 여자선수
출처 샤라포바 페이스북
경제지 포브스는 샤라포바가 2005년부터 11년 연속으로 전 세계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번 여자 운동선수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상금을 제외하면 선수생활 총수입이 3400억 원을 넘어 여자 선수 가운데 최고입니다.굴지의 스포츠용품 기업 나이키를 포함해 기량과 미모를 겸비한 샤라포바에게 수많은 광고와 후원이 쏟아졌기 때문이겠죠. 특이한 것은 샤라포바가 금지약물 복용 징계를 받던 2016년, 하바드 경영대학원에 합격했다는 점입니다. 비즈니스 쪽에도 소질이 있었던지 실제로 캔디업체인 '슈가포바'라는 업체를 설립하기도 했습니다.(먹어보긴 했는데, 사탕과 풍선껌의 중간 정도 느낌이었습니다) 어쨌든 이 정도면 은퇴 이후 사업가로 제2의 인생을 살아갈 수도 있지 않을까요? 굴곡 많았던 선수생활을 마무리한 샤라포바의 앞날을 응원합니다.
서봉국[bksu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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