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도핑 논란' 나이키 마라톤화...기준 강화하고 또 논란

'기술 도핑 논란' 나이키 마라톤화...기준 강화하고 또 논란

2020.02.01. 오후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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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스포츠에는 '기술 도핑'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장비의 발전이 경기 기록을 비정상적으로 단축해 공정한 경쟁을 침해하는 경우를 말하는데요.

최근 기술 도핑 논란을 일으킨 마라톤용 운동화에 대해 세계육상연맹이 기준을 마련했는데 이게 또 논란입니다.

김재형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10월, 케냐의 킵초게는 인간의 한계로 여겨지던 마라톤 2시간 주파의 벽을 깨뜨렸습니다.

페이스 메이커 41명과 레이저 표시선 등 최적의 조건 속에 달성한 비공인 기록입니다.

그런데 당시 많은 전문가는 최적의 조건보다 킵초게의 신발을 대기록의 원동력으로 꼽았습니다.

미국의 스포츠용품 브랜드 나이키가 특별 제작한 마라톤용 운동화 <알파 플라이>입니다.

[엘리우드 킵초게 / 케냐 마라톤 선수 : 이 신발은 정말 가볍고 달릴 때 회복력이 뛰어납니다.]

이 신발은 밑창과 깔창 사이에 첨단 소재인 탄소 섬유판을 삽입해 추진력을 높였습니다.

가벼우면서도 탄성이 좋기 때문인데 킵초게는 마치 스프링을 밟고 뛰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운동능력을 10% 이상 늘려주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연스럽게 '기술 도핑' 논란으로 이어졌습니다.

장비의 성능으로 기록을 단축한다는 주장인데 선수들의 의견은 엇갈립니다.

[워크네시 데게파 / 2019년 보스턴 마라톤 우승 : 나이키를 신든 아디다스를 신든 상관없어요. 얼마나 노력하느냐가 중요하죠.]

[호세 루이스 산타나 / 멕시코 육상 선수 : 경기에서 도움이 됩니다. (탄성 때문에) 더 멀리 뛸 수 있으니까요. 도움이 많이 되죠.]

조사에 나선 세계육상연맹은 기술 도핑으로 규정하고 이른바 킵초게 신발을 사용 금지했습니다.

다만, 탄소 섬유판을 사용한 이전 나이키 제품을 신고 경기에 출전하는 건 기존처럼 허용했습니다.

지난해 여자 마라톤 최초로 2시간 15분 벽을 돌파한 케냐 선수가 신었던 바로 그 신발입니다.

남자 대회에선 같은 제품을 신은 11명이 2시간 7분 이하의 기록을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단일 대회 역사상 가장 많은 인원입니다.

영국 BBC를 비롯한 해외 언론은 도쿄올림픽 개막을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세계육상연맹의 애매한 규제로 기술 도핑에 대한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YTN 김재형[jhkim0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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