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드] '쎈돌' 이세돌, AI 한돌 꺾었다, 2차전 전망은?

[이슈인사이드] '쎈돌' 이세돌, AI 한돌 꺾었다, 2차전 전망은?

2019.12.19. 오전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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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박광렬 앵커
■ 출연 : 강나연 명지대 바둑학과 객원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어제 은퇴대국을 시작한 이세돌 9단. 인공지능 AI 한돌을 상대로 첫 승을 거뒀습니다. 잠시 뒤 12시부터는 두 번째 대국에 나서는데 오늘은 또 어떤 명승부가 펼쳐질지 도움 말씀 듣기 위해서 강나연 명지대 바둑학과 객원교수 자리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강나연]
안녕하세요.

[앵커]
일단 지난번 알파고와의 대결 때도 중계를 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제 경기도 봐서 굉장히 감회가 새로웠을 텐데 전체적인 총평을 해 주신다면 어떻게 보셨나요?

[강나연]
어제 1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이세돌 9단이 승리를 거뒀거든요. 사실 바둑계에서는 굉장히 놀라워하고 있고요. 역시 이세돌 9단이다, 멋지다, 대단하다. 이런 반응들을 보이고 있는데 국내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한돌이 접바둑, 그러니까 시청자분들께서 이해하시기에는 핸디캡을 안고 두는 바둑이라고 보시면 될 텐데 그런 바둑 시스템에 대해서는 충분히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패배 원인까지 짚어주셨는데 지난번 알파고와 할 때는 그러니까 접바둑이 아니었던 거죠?

[강나연]
그렇죠.

[앵커]
아니었고 시청자분들이 바둑의 바 자도 관심이 없으신 분도 있으실 테니까요. 접바둑이 뭔지부터 설명해야 될 것 같은데 저희가 판을 준비했습니다. 여기에 실제로 그러니까 접바둑이라는 게 쉽게 말해서 바둑이 먼저 두면 되게 유리한데 심지어 알 2개를 먼저 놓고 시작한다는 거잖아요. 어디어디에 놓는지 한번 표시를 해 주시겠어요?

[강나연]
그러니까 먼저 접바둑의 개념이 실력 차이가 나는 경우에 그 실력 차이만큼 돌을 미리 깔고 두는 바둑이에요. 예를 들어서 실력 차이가 조금 날 때는 2점을 깔게 되고 더 벌어지면 3점, 4점, 9점까지도 깔 수가 있어요. 여기 점들이 있잖아요. 이 자리에 돌을 깔게 되는데 이세돌 9단과 한돌은 2점 대국이었잖아요. 그러면 이렇게 이렇게 2점을 미리 깔고 바둑을 시작하게 돼요.

[앵커]
우상귀, 자하귀라고.

[강나연]
맞습니다.용어를 잘 아시네요.

[앵커]
바둑 둘 줄 알아서요.

[강나연]
우상귀와 자하귀 쪽인데 이렇게 돌을 깔게 되면 말씀하신 대로 이 부분을 귀라고 하거든요. 이 모서리 부분을. 그리고 귀는 집을 짓기가 가장 용이한 영역이에요. 왜냐하면 바둑판 끝이 이렇게 막혀 있기 때문에 두 곳만 에워싸면 집이 될 수 있거든요. 집이라는 건 울타리를 만들게 되는 그 안의 영토인데 그렇게 되면 귀를 2곳이나 차지하기 때문에 당연히 유리한 고지를 안고 시작을 하기 때문에 이 차이가 한 15집 정도의 차이라고 전문가들은 얘기하고 있어요.

그런데 어제 대국 같은 경우에는 이세돌 9단이 2점을 깔았지만 원래 접바둑에서는 덤이라는 게 없거든요. 덤이 뭐냐 하면 흑이 원래 맞바둑에서는 먼저 두니까 유리한 만큼 덤이라는 걸 백에게 줘요.

[앵커]
그러니까 늦게 두는 사람이 불리하니까 그 사람에게 어떤 일종의 유리함을 준다는 말씀이시죠?

[강나연]
맞습니다. 대등한 조건을 맞추기 위해서, 공평하게 두기 위해서 덤을 주는데 6집 반이나 7집 반의 덤을 주게 되거든요. 그런데 이런 접바둑에서는 원래 덤이라는 게 없어요. 그런데 이번 대결에서는 접바둑임에도 불구하고 이세돌 9단이 이세돌 9단이 7집 반의 덤을 주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사실 완전한 2점은 아니고 1.5점 정도 그렇게 보시면 맞을 것 같습니다.

[앵커]
실제 비슷한 실력의 프로끼리의 대결이라면 이렇게 1.5점 정도를 미리 주고 시작하면 거의 승패가 결정이 났다고 볼 수가 있겠네요?

[강나연]
그런 경우는 그냥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앵커]
실제 프로끼리 하는데 이렇게 2개를 먼저 놓고 시작하는 건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 정도로 굉장히 어떻게 보면 어제 같은 경우는 이세돌 9단이 유리한 상태에서 시작을 했고 그래서 오늘 관심이 있는 건 오늘은 이 2개를 먼저 놓지 않는 상태에서 경기를 펼치게 되잖아요.

그런데 지난번 알파고 경기도 보셨으니까 알파고 경기와 이번 사실 이세돌 9단의 이번 경기가 관심을 끄는에7 게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결이면 이 정도까지는 관심이 아니었을 텐데 인공지능 AI와의 대결이기 때문에 더 관심을 끄는데 알파고와 비교를 하면 이번 한돌의 실력은 어땠다고 보시나요?

[강나연]
지금 알파고 같은 경우는 알파고 마스터 버전, 제로 버전까지 업그레이드를 한 다음에 은퇴를 했어요. 그런데 한돌 같은 경우 이세돌 9단에게 어제 패했기 때문에 좀 약한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결코 그렇지 않은 게 한돌도 지금 세계 최강 AI 프로그램은 아닐지 몰라도 세계 AI 바둑대회에서 3위에 입상했을 만큼 거의 최고 수준에 이르렀고요.

또 이미 국내 정상급 상위랭커 5명과 대결을 펼쳐서 5전 전승을 거둔 바 있어요. 그래서 거의 최고 수준이라고 보시면 되고요. 알파고보다는 한 수 위라고 평가를 하는 게 대다수의 의견입니다. [앵커] 사실 어제 이세돌 9단이 경기가 끝나고 나서 그런 반응을 보였잖아요. 그러니까 조금 아쉽다, 준비를 많이 했는데.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상대가 왜 사람끼리의 경기도 그렇잖아요.

100%를 발휘했을 때 내가 120%를 발휘해서 이겼을 때 더 기쁘고 만족스러운데 제 기량을 발휘 못한 것 같다고 해서 조금 아쉬운 모습을 보였는데 78수 계속 얘기가 나오는데 이세돌 9단의 말로는 이번에는 인간이 둘 수 있는 수였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평가를 어떻게 하실 수 있을까요?

[강나연]
맞습니다. 참 공교롭게도 운명의 장난처럼...

[앵커]
똑같았어요.

[강나연]
알파고와의 4국에서도 이세돌 9단이 그 대국을 이길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수가 78번째 수였어요. 그런데 어제 대국에서도 78수를 두니까 한돌이 그 수를 예측 못해서 당황하고 무너졌다라고 평가가 됐거든요. 그런데 이세돌 9단의 의견은 물론 알파고와 두었던 그 78수도 굉장한 묘수였지만 이세돌 9단은 프로기사라면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수가 어제 둔 수다라고 얘기를 하기는 하는데 굉장히 좋은 수이긴 해요.

이따 아마 그 수를 보여주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굉장히 좋은 수고 묘수이기는 한데 이세돌 9단의 생각으로는 프로기사라면 충분히 둘 수 있는 수인데 그렇게까지 대단한 묘수, 어려운 수는 아닌데 한돌이 왜 그 수를 예측하지 못했는지 좀 의외다 이런 반응을 보이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그래도 이세돌 9단이 둔 수는 정말 멋진 좋은 수다라고 평가를 하고 있어요.

[앵커]
아마 78수가 저희 그래픽이 준비가 되어 있을 텐데 한번 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지금 저 그림인데 작아서 잘 안 보이실 텐데 지금 저 AI 글씨 바로 왼쪽에 보면 약간 빨간색으로 표시가 된 게 78에서 흑돌이 있어요. 지금 저 78, 그러니까 일흔여덟 번째 둔 게 바로 신의 한 수였다, 이런 평가인데 전체적으로 저 상황이 어제 바둑 기보를 보여주는 거죠, 전부 다.

[강나연]
네.

[앵커]
그래서 저 78번째 흑돌이 무너뜨렸다, 상대... 그 기준으로 해서 급격하게 승률이 낮아졌다고 하던데 사실이죠?

[강나연]
맞습니다. 이세돌 9단이 쉬어간 수인데요. 103점을 노리는 수였어요. 그 103점이 요석이었거든요. 요석이라는 건 중요한 돌이라는 뜻인데 흑 대마를 끊고 있는 돌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돌인데 그 돌을 씌워서 공격을 해 갔는데 한돌이 잘못 응수를 하면서 그 돌이 잡혀버리고 마는 그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이세돌 9단도 어제 얘기했던 것처럼 남은 준비 시간이 얼마 안 돼서 한돌이 얼마나 어제의 아쉬운 부분을 만회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오늘 경기는 그러면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오늘은 접바둑이 아니라 그냥 호선이잖아요. 그래서 먼저 이세돌 9단이 두고 그다음 AI가 두는 방식으로 진행이 될 텐데.

[강나연]
맞습니다. 어제 2점에서 이겼기 때문에 7수 고치기잖아요. 7수가 고쳐진 거예요. 어제는 2점을 깔았다면 오늘은 2점을 깔지 않고 맞두는 바둑이거든요. 그리고 원래는 2국에서 만약에 호선대국을 두게 되면 이세돌 9단이 흑을 잡고 두기로 얘기가 됐었는데 어제 이세돌 9단이 이겼기 때문에 그냥 돌을 가리기로 했어요. 그래서 이따 12시에 시작되는 대국이 흑으로 두게 될지 백으로 두게 될지는 모르는데...

[앵커]
그러니까 누가 먼저 두게 될지를 직전에 정한다는 말씀이시죠?

[강나연]
돌 가리개를 통해서 흑백을 정하게 되는데 어쨌든 흑을 잡은 쪽은 7집 반의 덤을 주는. 그러면 대등한 조건이에요. 어느 쪽이 유리하거나 불리하거나 한 게 아니라 아주 동등한 조건이기 때문에 알파고와의 대결과 똑같은 조건에서 두게 되는데요. 사실 지금 현재 인공지능이 최고 수준에 오른 프로그램들과 프로기사들이 대국을 할 때 2점은 어렵다, 버티기 힘들다고 얘기를 많이 하고 있고요. 3점이면 유리하다고 얘기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 2점 반 정도의 치수가 지금의 가장 적합한 치수가 아닌가 하는데 오늘은 호선으로 두잖아요. 그러니까 이세돌 9단이 좀 불리한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또 이세돌 9단, 최선을 다한다면 또 기적이 일어나지 않을까라는 얘기를 하기도 했어요. 본인도 그렇게 얘기를 했기 때문에. 또 워낙 그런 기적을 많이 만들어내는 기사이기도 하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한번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전문가들이 보기에도 아예 그냥 아무 핸디캡 없이 하면 조금 불리하다, 이렇게 보고 있다는 것이고. 사실 어제 경기를 보면서 사람으로서는 두 가지의 마음이 저도 들었어요. 뭐냐 하면 하나는 인간이 이겼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고 또 국산 AI 기술이잖아요.

그러니까 이 AI 기술이 그래도 잘 돼서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이런 두 가지의 감정이 동시에 들었는데. AI가 사실 아무리 강하다 이렇게 해도 결국에 저도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있으니까 인간이 그래도 할 수 있는 영역이 너무 줄어드는 것 아니냐 이런 생각도 들기 마련인데 바둑계의 현업에 계시는 입장에서 볼 때 사람이 두는 바둑의 묘미 어떤 부분에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강나연]
사람이 두는 대국은 일단 사람은 감정이 있잖아요. 그런데 AI 같은 경우는 감성이 없기 때문에 그냥 순전히 계산에 의해서만 두게 되죠. [앵커] 무조건 확률적으로 둔다는 말씀이시죠? [강나연] 그런데 이세돌 구단이 바둑의 예술성을 강조했어요.

래서 이세돌 9단은 어렸을 때부터 나는 바둑을 예술로 배웠고 예술이라고 생각한다고 얘기했을 만큼 바둑은 사실 계산으로만 두어지는 것은 기계의 영역인 것이고 인간들의 바둑은 기풍이라든가 직관력이라든가 감각이라든가 이런 것도 많이 나타나요. 그래서 예전에 한때 바둑계를 풍미했던 기사들을 보면 우주류라든가 지하철류라든가 그런 별명이 있을 만큼 재미있게 바둑을 두는 부분도 있거든요.

그런 것은 결코 기계가 흉내낼 수 없는 인간들만의 어떤 개성이고 감정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런 인간들의 대국에서는 감성이나 낭만은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예술성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12시부터 경기가 시작될 텐데 바둑을 전혀 모르시는 분들 있으니까 간단하게 점수 세는 법 정도만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 바둑판이. 한번 보여주신다면요?

[강나연]
바둑은 점수로 합산을 하거나 그런 건 아니고요. 집이 누가 많으냐, 그러니까 집 영토 싸움이라고 보시면 돼요. 집을 더 많이 차지하는 쪽이 이기는 게임인데. 집이라는 건 지금 바둑판이 19줄, 19줄이에요. 이 361개의 공간이 모두 집이 될 가능성이 있는 자리들인데...

[앵커]
이거 하나하나가 집이라는 말씀이시죠.

[강나연]
그렇죠. 이 교차점 하나하나가 집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자리들인데 예를 들어서 흑이, 제가 작게 이쪽 귀에서 한번 만들어볼게요. 이런 식으로 이렇게 완전히 울타리를 에워쌌다. 그러면 여기는 흑집이 되는 거예요. 지금 흑집이 6집이 난 거죠. 그런데 물론 바둑에서 이렇게 단순하게 집을 짓지는 않아요. 굉장히 다이내믹하게 전투를 하면서 서로 영토싸움을 하는데 집이라는 건 어쨌든 마지막에 경계가 완전히 지어졌을 때 그 울타리 안에 있는 영역을 집이라고 하기 때문에 그 숫자가 집이 어느 쪽이 많으냐, 그 싸움을 벌이는 경계라고 보시면 됩니다.

[앵커]
그 집의 갯수보다는 크게 지으면 그 안에 저 꼭지점이 교차되는 부분이 많을 테니까 더 이길 확률이 높겠군요.

[강나연]
그런데 집을 또 너무 크게 지으면 그 안에 상대가 들어오거든요. 침입을 해서 살아버릴 수가 있어요. 그래서 그 공방전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경기가 바로 바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따 12시부터 또 2차전 경기가 벌어지니까 오늘 과연 이세돌 9단이 AI와의 진검승부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 갖고 지켜보면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강나연 명지대 바둑학과 객원교수 모셔서 한번 얘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강나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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