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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노종면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김재형 / 스포츠부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어떤 팀을 상대하든 우리 팀이 추구하는 스타일의 축구를 하는 게 중요하다. 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취임 이후 지금까지 반복해서 강조하는 철학입니다.
상대가 누구든 고유의 경기 스타일을 유지하는 건 강팀들의 기본 조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벤투 감독의 철학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 축구는 강팀이 되는 길로 가고 있는 걸까요? 스포츠에 스토리를 더한 더스포츠. 스포츠부 김재형 부장과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어서 오세요. 먼저 최근에 레바논전, 또 브라질전이 연달아 있었습니다. 김 부장은 어떻게 평가합니까?
[기자]
전반적으로는 다들 비슷하실 텐데요. 조금 아쉬웠죠. 아쉬운 부분이 많이 있었습니다. 지난달 북한전부터 시작해서 우리가 세 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쳤다, 이 부분이 일단 가장 아쉬웠고요.
그리고 결과도 역시 따져봤을 때 2무 1패, 이 부분도 조금 아쉬웠고요. 여기에 사실 강호 브라질을 상대로는 우리 축구의 현 주소가 어느 정도 되느냐 이걸 보고 싶었는데 결과적으로는 0:3 완패였어요.
아직은 수준 차가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했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고요. 또 한 가지는 무엇보다 이 세 경기가 모두 홈이 아닌 원정에서 열렸다는 부분, 한국 축구가 전통적으로 원정에서 약합니다.
물론 우리만 그런 건 아닙니다. 대부분의 팀들이 원정에 가면 약한 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마는 이전 사례들을 따져봤을 때는 우리가 한국 축구에 쇼크, 참사 이런 말이 붙었던 것들은 거의 대부분이 원정 경기였다는 점, 이런 부분이 우리가 참고해 볼 만한 경기고요.
기록을 찾아오니까 올해 벤투호가 15경기를 했는데요. 홈에서 4승 1무고 원정에서 5승 2무 3패예요. 그런데 이 2무가 바로 레바논과 평양이었거든요.
사실상 무승부였지만 우리에게는 패한 거나 다름없는 경기 결과였기 때문에 이 원정 경기에서 5승 2무 3패는 사실상 5승 5패 정도로 봐도 받아들여지는 그런 상황인 거죠.
그런 만큼 조금 아쉬움이 남고요. 지금 경기 화면이 나오고 있는데 레바논전 경기 화면이죠. 레바논전도 전술적인 부분에 대한 지적이 굉장히 많습니다.
벤투 감독의 축구 철학이 앞서 앵커 멘트에서 말씀하셨지만 빌드업, 수비진부터, 후방부터 차곡차곡 공격 전개 과정을 쌓아가는 과정을 얘기하는데 기본적으로 하려고 하는 의도 자체가 어떤 팀을 만나든 우리가 원하는 축구를 하겠다는 건데 지금 레바논도 마찬가지고요.
우리가 2차 예선에서 만나면 대부분의 상대팀들이 밀집수비를 합니다. 그러니까 빌드업 축구를 하려면 상대가 올라와야 되는데 우리가 상대하는 팀들은 대부분 내려앉아서 수비하겠다고 작정하는 팀들이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후반부터 공을 돌리면서 공격 전개를 하는 게 과연 효용성이 있느냐, 이런 질문들이 지금 나오고 있는 상황이고요.
제 개인적으로도 이 부분은 한번 생각해 볼 부분인 것 같고요. 또 한 가지는 강팀을 만났을 때가 더 문제인데.
그러니까 쉽게 말씀드리면 아시아권 2차 예선에서 밀집수비라는 약팀을 상대로는 고전을 하는데 강팀을 만나면 오히려 더 약해지는 이런 부분이 있어요.
이건 왜 나오냐면 강팀들은 기본적으로 전방 압박을 많이 하고요. 한국 축구가 약할 때 나오는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하나가 밀집수비고요.
또 한 가지가 상대의 전방 압박. 그러니까 바꿔 말하면 밀집수비를 안 하고 전방 압박이 강하지 않은 팀을 상대로는 우리의 경기력이 좋다, 이렇게 생각하면 돼요.
그런데 브라질은 전방 압박이 좋았고 또 레바논이나 북한 같은 경우에는 밀집 수비가 좋았고. 그렇기 때문에 한국 축구의 어떻게 보면 다소 치명적인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두 가지가 다 이번에 재연이 됐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앵커]
브라질전 얘기를 좀 더 해 보죠. 아무래도 경기 내용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는 것 같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축구라는 게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질 수가 있고요. 또 내용이 아무리도 안 좋아도 이기는 게 바로 이 축구의 매력 중 하나인데요.
사실 브라질전은 경기에 앞서 워낙 우리랑 전력 차가 크기 때문에 수비 중심으로 할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반대였어요.
굉장히 브라질 상대로도 맞대응하는 전술을 많이 펼치면서 좋은 장면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물론 결정력은 여전히 조금 아쉽기는 했죠.
강팀들의 기본 조건은 결국 결정력입니다. 그러니까 기회가 왔을 때 사실 축구에서 결정적인 기회가 많이 오지 않거든요.
이 많지 않은 기회를 골로 연결하느냐 못 하느냐가 강팀의 조건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데 내용 기록을 살펴봐도 우리가 브라질에 크게 밀리지 않았어요.
그래픽 좀 주시겠습니까? 점유율이라든지 슈팅이라든지 패스라든지 이런 부분에서 쭉 보시면 패스 횟수가 조금 차이가 났고요.
전반적인 면에서는 우리가 크게 뒤지지 않았고 크로스도 18개해서 4개 성공하고 브라질은 16개에서 5개 성공했다는 점에서는 봤을 때는 경기 내용면에서는 우리가 득점만 제외하면 전혀 뒤지지 않았다라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무엇보다도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강팀 상대로 물러서지 않고 원하는 경기를 했다, 이 부분은 굉장히 긍정적으로 평가를 받아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다만 아쉬웠던 점은 어떤 유연성, 이 부분이 가장 많이 나오는 부분이거든요.
그러니까 구체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브라질의 당시, 지금 보시면 우리가 실점한 장면들을 보면 첫 번째 골과 세 번째 골, 공통적으로 브라질의 공격 방향 중심으로 왼쪽, 우리 수비 방향 중심으로 오른쪽이 뚫렸어요.
저게 어떤 전술이냐면 브라질의 측면 공격수가 중앙으로 가면 그 빈 공간을 측면 수비수가 위로 전진배치를 하고요.
이렇게 되면 우리의 오른쪽 측면 수비수는 브라질의 측면 공격수와 측면 수비수 두 명을 마크해야 되는 상황이 되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지금 브라질이 경기 시작과 동시에 이런 패턴들을 경기 내내 반복을 했었거든요.
이런 상황에서는 결국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측면 우리의 공격수라든지 수비형 미드필더 이런 선수들이 커버 플레이를 해 줘야 되는데 이런 것들에 대한 유연한 대응이 경기 중에 거의 나오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빌드업 축구라든지 철학을 지키는 건 좋지만 경기 상황이나 상대의 전술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을 해야 되는 거 아니냐라는 비판들이 나오고 있거든요. 이 부분은 좀 새겨들어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앵커]
아무튼 실력이 모자란 것은 어쩔 수 없는, 아직은. 그런 것 같고요. 많은 분들이 이기면 좋아하겠지만 화끈하게 재미있는 경기를 타이틀이 안 걸린 경기에서는 원하는데 답답했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결과적으로 이게 답답하다는 이유가 나오는 게 일단 우리가 말씀드린 것처럼 그러니까 밀집수비와 결국은 강팀 상대로 전방 압박을 어떻게 극복해내느냐 이 문제인데. 이게 단기간에 해결하는 게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또 한 가지는 사실 이게 핑계라고 많이 말씀을 하시는데 경기장 환경이거든요. 그러니까 북한전도 그랬고 또 레바논전도 그랬고 경기장 환경이 굉장히 안 좋았고 레바논도 치안이 불안했고요.
북한은 더욱더 특수한 상황이었고. 그런데 예전에 국가대표를 지낸 모 선수에게 물어봤더니 레바논에서 그 당시에 참패를 당했던 선수인데 정말 진 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지만 경기장 잔디 상태는 도저히 경기를 뛸 수 없는 그런 상황이다.
그러니까 TV로 보는 것과는 정말 많이 다르다 이런 얘기를 했거든요. 이런 부분들도 우리가 한번쯤 고민해 봐야 할 그런 부분인 것 같고요.
또 한 가지는 그런 부분이 있어요. 한국 축구가 어떻게 보면 아시아권과 세계 축구 사이에 낀 세대라고 저는 표현을 하고 싶은데 이게 왜 그러냐 하면 아시아권에서는 기본적으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밀집수비나 이런 부분들이 많고 우리가 강팀이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바꿔 말하면 우리가 원하는 축구를 할 수가 있어요. 그런데 월드컵 본선이나 강팀들을 만났을 때 과연 우리가 원하는 축구, 벤투 감독은 그것을 하기 위해서 지금 빌드업 축구를 하고 있지만 강팀들을 무엇을 때 과연 아시아권에서 우리가 다른 팀들을 상대로 하는 우리가 원하는 축구를 과연 할 수 있을까, 이런 부분들이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월드컵 본선이라든지 강팀들과 아시아권에 있는 팀들 사이에 한국 축구는 되게 애매모호한 상황에 끼어 있다, 이런 표현을 해 보고 싶습니다.
[앵커]
그게 좀 오래 된 과제이기도 하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닌데 이 대표팀, 한국 축구에 색깔을 입히겠다라는 목표를 가지고 취임했던 감독들이 이전에도 굉장히 많았어요.
예를 들면 우리가 브라질 월드컵 때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을 보면 당시에 한국형 축구를 하겠다고 얘기를 했었거든요. 한번 들어보시죠, 당시 상황.
[홍명보 / 브라질월드컵 대표팀 감독(2013년 6월) : 한국형 전술을 만들어서 한국형 플레이로 월드컵에 나서고 싶습니다. 우리는 스페인도 아니고 독일도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축구 담당 기자를 하면서 이 말이 제일 와닿았던 말 중 하나였어요. 결국 우리 걸 해야 된다. 스페인의 티키타카라든지 브라질의 기술 축구라든지 이런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결국 우리것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결과적으로 아시는 것처럼 실패했죠. 브라질 월드컵 가서 1무 2패로 결과적으로 실패했는데.
당시 상황이 시간도 짧았고 준비 기간도 짧았고 이런 부분이 있긴 했습니다마는 결과적으로 한국형 축구에 실패를 했고요. 당시 얘기했던 한국형 축구의 핵심은 일단은 수비 중심이었습니다.
수비를 두텁게 하고 공격 축구를 하겠다는 것이었는데 이후에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같은 경우에 신태용 감독이 준비기간이 짧았습니다마는 신태용 감독 역시 본인의 철학을 한국 축구에 입히겠다고 했었는데 어떤 철학이었냐면 한번 보시죠.
[신태용 / 러시아월드컵 대표팀 감독(2017년 5월) : 한국 축구가 성장하려면 세계적인 팀하고도 같이 대등하게 경기하면서 이기는 게 우리나라 축구가 한 걸음 더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저는 지금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이랬던 신태용 감독도 결과적으로는 독일을 이기기는 했습니다마는 1승 2패로 실패를 했고 당시에 색깔 없는 축구다라는 비판을 굉장히 많이 받았었습니다.
결국 준비기간이 짧은 탓에 부상 선수도 많았고 그런 측면이 있었습니다마는. 이렇게 되면서 결국은 감독 입장에서는 결과를 내야 하니까 자기의 소신과 철학을 버리고 결국은 애매모호한 축구를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벌어지게 되거든요.
당시 신태용 감독이 러시아월드컵 앞두고 아까는 강팀들을 상대로 대등하게 맞서는 축구를 해야 한다, 결국 지금 벤투 감독의 철학과 일맥상통한 부분이지만 결국 신태용 감독도 월드컵 본선이라는 큰 무대를 앞두고는 이 철학에 변화가 있었거든요. 한번 보시죠.
[신태용 / 러시아월드컵 대표팀 감독(지난해 6월) : (감독님의 철학을 러시아 월드컵에서도밀고 나가실 건가요?) 그건 시합 때 보여주려고 준비하겠습니다. 융통성 있게! 이기는 게 목적이니까.]
[기자]
결국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가 결과를, 그러니까 월드컵 본선에서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굉장히 실리형 축구를 해야 되는데 결국 상대 전술에 따라 반응하는 축구를 해야 하는데 우리가 강팀이 되기 위해서 가고자 하는 방향은 경기를 주도하는 소위 강팀들이 하는 축구거든요.
이 간극을 어떻게 메우느냐, 이 부분이 앞으로 한국 축구의 이전에도 숙제였고요. 앞으로도 숙제가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상대가 다소 강한 팀이라도 우리가 주도하는 축구, 이게 말이 쉽지요. 그래서 지금 벤투 감독에게 그런 것을 주문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러시아 월드컵 이후에 축구협회에서 분석을 해 봤더니 우리의 축구가 없다.
결국 우리가 상대에 반응하는 축구보다는 우리가 주도해서 어떤 팀을 만나든지 하는 축구가 결국은 한국 축구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지름길이다 생각을 해서 영입한 사람이 바로 벤투 감독이고요.
그래서 벤투 감독의 축구 철학은 후방 빌드업을 중심으로 하는 주도하는 축구다라는 그런 부분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겠습니다마는 기본적으로 대표팀이 이게 어떤 색깔을 입힌다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클럽팀들은 매일 훈련을 하고 매주 경기가 있지만 국가대표팀들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소집을 해서 두 경기를 하는데요.
이 두 경기 동안 훈련하는 기간을 모두 합쳐도 나흘, 닷새 이 정도밖에 안 돼요. 그런데 이 훈련 기간을 가지고 본인이 원하는 축구의 색깔을 입힌다는 것은 사실상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소위 월드컵 본선에서 장수하는, 잘나가는 팀들의 공통점을 보면 감독들이 다 3년, 4년 이상 장수해요.
그런데 이럴 경우의 문제는 쓰던 선수만 쓰고 선발명단에 고정이 되는 이런 부작용은 있습니다마는 전반적으로 봤을 때는 국가대표팀은 클럽 팀과 다르게 본인의 색깔을 입히는 데 기간이 워낙 오래 걸리고, 훈련기간이 짧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는 지금 벤투 감독이 취임한 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꽤 긴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는 그런 걱정이라고 할까요, 그런 부분도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 상황에서 벤투 감독이 가장 신경을 썼으면 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기자]
일단 선수 기용이죠. 지금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3년 정도가 남았는데 지금 분위기를 보면 사실상 거의 주전 멤버가 다 정해진 듯한 그런 느낌이 많이 들어요.
그런데 이 부분은 좀 위험할 수 있는 게요. 맨유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퍼거슨 감독은 매년 우승이 확정되거나 이랬을 때는 항상 새로운 선수를 영입했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냐면 기존에 있던 선수들에게는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면서 끝없이 내부 경쟁을 유도하는, 그러니까 정해진 주전은 없다는 메시지를 강력하게 심어줘야 되는데 지금 벤투호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봤을 때는 어느 정도 주전 멤버가 사실상 정해진 듯한.
이렇게 되면 나머지 선수들의 동기 부여가 떨어질 수 있고요. 이게 월드컵 본선까지 3년이나 남은 상황에서는 굉장히 위험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고요.
또 한 가지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전술적인 유연성, 그러니까 철학과 소신을 유지하는 건 좋지만 경기 상황이나 상대팀에 따라, 특히 아시아권의 팀을 상대하느냐, 아니면 세계적인 강팀을 상대하느냐.
이 사이에서의 전술적인 유연성을 조금은 더 높일 그럴 필요성이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앵커]
우리 팀이 여러 감독을 선임해 왔잖아요. 외국에서도 오고 국내에서도 하고. 그런데 늘 결과가 나쁘면 비판, 결과에 따른 비판, 물론 김 부장은 내용을 가지고 분석을 하지만. 조금 더 기다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있어요.
[기자]
그런데 결국 기다려주느냐, 아니면 지금 당장 결과를 내느냐, 이 싸움인데요. 이건 어떻게 보면 축구뿐만 아니라 모든 감독들의 숙명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일단 기다려주는 건 팬이나 미디어에게 기다려달라라고 얘기하는 건 저는 개인적으로는 조금 무리한 요구라고 생각합니다. 기다려줘야 되는 주체는 협회인 것 같아요.
협회나 아니면 클럽팀 같은 경우에는 구단주나 단장이 되겠죠. 그러니까 단장이나 구단주 또는 축구협회가 우리가 지금 가고자 하는 대표팀이 가는 방향이 맞다고 생각한다면 여론이나 또는 기사 댓글, 악플 이런 것에 흔들리지 말고 감독에게 힘을 실어줘야 되는데 가끔은 감독을 희생양으로 삼아서 이렇게 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은 협회나 아니면 윗분들의 그런 의지가 반영이 돼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팬과 미디어의 입장에서는 결국은 감독은 결과로 말을 해야 되고요.
과정은 다만, 이 과정에 있어서의 이런 부분들은 선수들이 가장 잘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선수들의 감독에 대한 평가하고 얘기하는 부분들, 이런 부분들이 어떻게 보면 그 감독의 고유의 철학, 이런 부분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저는 생각을 합니다.
[앵커]
이게 어디 비단 축구나 스포츠에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앵커]
고맙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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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김재형 / 스포츠부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어떤 팀을 상대하든 우리 팀이 추구하는 스타일의 축구를 하는 게 중요하다. 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취임 이후 지금까지 반복해서 강조하는 철학입니다.
상대가 누구든 고유의 경기 스타일을 유지하는 건 강팀들의 기본 조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벤투 감독의 철학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 축구는 강팀이 되는 길로 가고 있는 걸까요? 스포츠에 스토리를 더한 더스포츠. 스포츠부 김재형 부장과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어서 오세요. 먼저 최근에 레바논전, 또 브라질전이 연달아 있었습니다. 김 부장은 어떻게 평가합니까?
[기자]
전반적으로는 다들 비슷하실 텐데요. 조금 아쉬웠죠. 아쉬운 부분이 많이 있었습니다. 지난달 북한전부터 시작해서 우리가 세 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쳤다, 이 부분이 일단 가장 아쉬웠고요.
그리고 결과도 역시 따져봤을 때 2무 1패, 이 부분도 조금 아쉬웠고요. 여기에 사실 강호 브라질을 상대로는 우리 축구의 현 주소가 어느 정도 되느냐 이걸 보고 싶었는데 결과적으로는 0:3 완패였어요.
아직은 수준 차가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했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고요. 또 한 가지는 무엇보다 이 세 경기가 모두 홈이 아닌 원정에서 열렸다는 부분, 한국 축구가 전통적으로 원정에서 약합니다.
물론 우리만 그런 건 아닙니다. 대부분의 팀들이 원정에 가면 약한 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마는 이전 사례들을 따져봤을 때는 우리가 한국 축구에 쇼크, 참사 이런 말이 붙었던 것들은 거의 대부분이 원정 경기였다는 점, 이런 부분이 우리가 참고해 볼 만한 경기고요.
기록을 찾아오니까 올해 벤투호가 15경기를 했는데요. 홈에서 4승 1무고 원정에서 5승 2무 3패예요. 그런데 이 2무가 바로 레바논과 평양이었거든요.
사실상 무승부였지만 우리에게는 패한 거나 다름없는 경기 결과였기 때문에 이 원정 경기에서 5승 2무 3패는 사실상 5승 5패 정도로 봐도 받아들여지는 그런 상황인 거죠.
그런 만큼 조금 아쉬움이 남고요. 지금 경기 화면이 나오고 있는데 레바논전 경기 화면이죠. 레바논전도 전술적인 부분에 대한 지적이 굉장히 많습니다.
벤투 감독의 축구 철학이 앞서 앵커 멘트에서 말씀하셨지만 빌드업, 수비진부터, 후방부터 차곡차곡 공격 전개 과정을 쌓아가는 과정을 얘기하는데 기본적으로 하려고 하는 의도 자체가 어떤 팀을 만나든 우리가 원하는 축구를 하겠다는 건데 지금 레바논도 마찬가지고요.
우리가 2차 예선에서 만나면 대부분의 상대팀들이 밀집수비를 합니다. 그러니까 빌드업 축구를 하려면 상대가 올라와야 되는데 우리가 상대하는 팀들은 대부분 내려앉아서 수비하겠다고 작정하는 팀들이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후반부터 공을 돌리면서 공격 전개를 하는 게 과연 효용성이 있느냐, 이런 질문들이 지금 나오고 있는 상황이고요.
제 개인적으로도 이 부분은 한번 생각해 볼 부분인 것 같고요. 또 한 가지는 강팀을 만났을 때가 더 문제인데.
그러니까 쉽게 말씀드리면 아시아권 2차 예선에서 밀집수비라는 약팀을 상대로는 고전을 하는데 강팀을 만나면 오히려 더 약해지는 이런 부분이 있어요.
이건 왜 나오냐면 강팀들은 기본적으로 전방 압박을 많이 하고요. 한국 축구가 약할 때 나오는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하나가 밀집수비고요.
또 한 가지가 상대의 전방 압박. 그러니까 바꿔 말하면 밀집수비를 안 하고 전방 압박이 강하지 않은 팀을 상대로는 우리의 경기력이 좋다, 이렇게 생각하면 돼요.
그런데 브라질은 전방 압박이 좋았고 또 레바논이나 북한 같은 경우에는 밀집 수비가 좋았고. 그렇기 때문에 한국 축구의 어떻게 보면 다소 치명적인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두 가지가 다 이번에 재연이 됐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앵커]
브라질전 얘기를 좀 더 해 보죠. 아무래도 경기 내용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는 것 같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축구라는 게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질 수가 있고요. 또 내용이 아무리도 안 좋아도 이기는 게 바로 이 축구의 매력 중 하나인데요.
사실 브라질전은 경기에 앞서 워낙 우리랑 전력 차가 크기 때문에 수비 중심으로 할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반대였어요.
굉장히 브라질 상대로도 맞대응하는 전술을 많이 펼치면서 좋은 장면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물론 결정력은 여전히 조금 아쉽기는 했죠.
강팀들의 기본 조건은 결국 결정력입니다. 그러니까 기회가 왔을 때 사실 축구에서 결정적인 기회가 많이 오지 않거든요.
이 많지 않은 기회를 골로 연결하느냐 못 하느냐가 강팀의 조건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데 내용 기록을 살펴봐도 우리가 브라질에 크게 밀리지 않았어요.
그래픽 좀 주시겠습니까? 점유율이라든지 슈팅이라든지 패스라든지 이런 부분에서 쭉 보시면 패스 횟수가 조금 차이가 났고요.
전반적인 면에서는 우리가 크게 뒤지지 않았고 크로스도 18개해서 4개 성공하고 브라질은 16개에서 5개 성공했다는 점에서는 봤을 때는 경기 내용면에서는 우리가 득점만 제외하면 전혀 뒤지지 않았다라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무엇보다도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강팀 상대로 물러서지 않고 원하는 경기를 했다, 이 부분은 굉장히 긍정적으로 평가를 받아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다만 아쉬웠던 점은 어떤 유연성, 이 부분이 가장 많이 나오는 부분이거든요.
그러니까 구체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브라질의 당시, 지금 보시면 우리가 실점한 장면들을 보면 첫 번째 골과 세 번째 골, 공통적으로 브라질의 공격 방향 중심으로 왼쪽, 우리 수비 방향 중심으로 오른쪽이 뚫렸어요.
저게 어떤 전술이냐면 브라질의 측면 공격수가 중앙으로 가면 그 빈 공간을 측면 수비수가 위로 전진배치를 하고요.
이렇게 되면 우리의 오른쪽 측면 수비수는 브라질의 측면 공격수와 측면 수비수 두 명을 마크해야 되는 상황이 되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지금 브라질이 경기 시작과 동시에 이런 패턴들을 경기 내내 반복을 했었거든요.
이런 상황에서는 결국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측면 우리의 공격수라든지 수비형 미드필더 이런 선수들이 커버 플레이를 해 줘야 되는데 이런 것들에 대한 유연한 대응이 경기 중에 거의 나오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빌드업 축구라든지 철학을 지키는 건 좋지만 경기 상황이나 상대의 전술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을 해야 되는 거 아니냐라는 비판들이 나오고 있거든요. 이 부분은 좀 새겨들어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앵커]
아무튼 실력이 모자란 것은 어쩔 수 없는, 아직은. 그런 것 같고요. 많은 분들이 이기면 좋아하겠지만 화끈하게 재미있는 경기를 타이틀이 안 걸린 경기에서는 원하는데 답답했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결과적으로 이게 답답하다는 이유가 나오는 게 일단 우리가 말씀드린 것처럼 그러니까 밀집수비와 결국은 강팀 상대로 전방 압박을 어떻게 극복해내느냐 이 문제인데. 이게 단기간에 해결하는 게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또 한 가지는 사실 이게 핑계라고 많이 말씀을 하시는데 경기장 환경이거든요. 그러니까 북한전도 그랬고 또 레바논전도 그랬고 경기장 환경이 굉장히 안 좋았고 레바논도 치안이 불안했고요.
북한은 더욱더 특수한 상황이었고. 그런데 예전에 국가대표를 지낸 모 선수에게 물어봤더니 레바논에서 그 당시에 참패를 당했던 선수인데 정말 진 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지만 경기장 잔디 상태는 도저히 경기를 뛸 수 없는 그런 상황이다.
그러니까 TV로 보는 것과는 정말 많이 다르다 이런 얘기를 했거든요. 이런 부분들도 우리가 한번쯤 고민해 봐야 할 그런 부분인 것 같고요.
또 한 가지는 그런 부분이 있어요. 한국 축구가 어떻게 보면 아시아권과 세계 축구 사이에 낀 세대라고 저는 표현을 하고 싶은데 이게 왜 그러냐 하면 아시아권에서는 기본적으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밀집수비나 이런 부분들이 많고 우리가 강팀이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바꿔 말하면 우리가 원하는 축구를 할 수가 있어요. 그런데 월드컵 본선이나 강팀들을 만났을 때 과연 우리가 원하는 축구, 벤투 감독은 그것을 하기 위해서 지금 빌드업 축구를 하고 있지만 강팀들을 무엇을 때 과연 아시아권에서 우리가 다른 팀들을 상대로 하는 우리가 원하는 축구를 과연 할 수 있을까, 이런 부분들이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월드컵 본선이라든지 강팀들과 아시아권에 있는 팀들 사이에 한국 축구는 되게 애매모호한 상황에 끼어 있다, 이런 표현을 해 보고 싶습니다.
[앵커]
그게 좀 오래 된 과제이기도 하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닌데 이 대표팀, 한국 축구에 색깔을 입히겠다라는 목표를 가지고 취임했던 감독들이 이전에도 굉장히 많았어요.
예를 들면 우리가 브라질 월드컵 때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을 보면 당시에 한국형 축구를 하겠다고 얘기를 했었거든요. 한번 들어보시죠, 당시 상황.
[홍명보 / 브라질월드컵 대표팀 감독(2013년 6월) : 한국형 전술을 만들어서 한국형 플레이로 월드컵에 나서고 싶습니다. 우리는 스페인도 아니고 독일도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축구 담당 기자를 하면서 이 말이 제일 와닿았던 말 중 하나였어요. 결국 우리 걸 해야 된다. 스페인의 티키타카라든지 브라질의 기술 축구라든지 이런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결국 우리것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결과적으로 아시는 것처럼 실패했죠. 브라질 월드컵 가서 1무 2패로 결과적으로 실패했는데.
당시 상황이 시간도 짧았고 준비 기간도 짧았고 이런 부분이 있긴 했습니다마는 결과적으로 한국형 축구에 실패를 했고요. 당시 얘기했던 한국형 축구의 핵심은 일단은 수비 중심이었습니다.
수비를 두텁게 하고 공격 축구를 하겠다는 것이었는데 이후에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같은 경우에 신태용 감독이 준비기간이 짧았습니다마는 신태용 감독 역시 본인의 철학을 한국 축구에 입히겠다고 했었는데 어떤 철학이었냐면 한번 보시죠.
[신태용 / 러시아월드컵 대표팀 감독(2017년 5월) : 한국 축구가 성장하려면 세계적인 팀하고도 같이 대등하게 경기하면서 이기는 게 우리나라 축구가 한 걸음 더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저는 지금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이랬던 신태용 감독도 결과적으로는 독일을 이기기는 했습니다마는 1승 2패로 실패를 했고 당시에 색깔 없는 축구다라는 비판을 굉장히 많이 받았었습니다.
결국 준비기간이 짧은 탓에 부상 선수도 많았고 그런 측면이 있었습니다마는. 이렇게 되면서 결국은 감독 입장에서는 결과를 내야 하니까 자기의 소신과 철학을 버리고 결국은 애매모호한 축구를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벌어지게 되거든요.
당시 신태용 감독이 러시아월드컵 앞두고 아까는 강팀들을 상대로 대등하게 맞서는 축구를 해야 한다, 결국 지금 벤투 감독의 철학과 일맥상통한 부분이지만 결국 신태용 감독도 월드컵 본선이라는 큰 무대를 앞두고는 이 철학에 변화가 있었거든요. 한번 보시죠.
[신태용 / 러시아월드컵 대표팀 감독(지난해 6월) : (감독님의 철학을 러시아 월드컵에서도밀고 나가실 건가요?) 그건 시합 때 보여주려고 준비하겠습니다. 융통성 있게! 이기는 게 목적이니까.]
[기자]
결국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가 결과를, 그러니까 월드컵 본선에서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굉장히 실리형 축구를 해야 되는데 결국 상대 전술에 따라 반응하는 축구를 해야 하는데 우리가 강팀이 되기 위해서 가고자 하는 방향은 경기를 주도하는 소위 강팀들이 하는 축구거든요.
이 간극을 어떻게 메우느냐, 이 부분이 앞으로 한국 축구의 이전에도 숙제였고요. 앞으로도 숙제가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상대가 다소 강한 팀이라도 우리가 주도하는 축구, 이게 말이 쉽지요. 그래서 지금 벤투 감독에게 그런 것을 주문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러시아 월드컵 이후에 축구협회에서 분석을 해 봤더니 우리의 축구가 없다.
결국 우리가 상대에 반응하는 축구보다는 우리가 주도해서 어떤 팀을 만나든지 하는 축구가 결국은 한국 축구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지름길이다 생각을 해서 영입한 사람이 바로 벤투 감독이고요.
그래서 벤투 감독의 축구 철학은 후방 빌드업을 중심으로 하는 주도하는 축구다라는 그런 부분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겠습니다마는 기본적으로 대표팀이 이게 어떤 색깔을 입힌다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클럽팀들은 매일 훈련을 하고 매주 경기가 있지만 국가대표팀들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소집을 해서 두 경기를 하는데요.
이 두 경기 동안 훈련하는 기간을 모두 합쳐도 나흘, 닷새 이 정도밖에 안 돼요. 그런데 이 훈련 기간을 가지고 본인이 원하는 축구의 색깔을 입힌다는 것은 사실상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소위 월드컵 본선에서 장수하는, 잘나가는 팀들의 공통점을 보면 감독들이 다 3년, 4년 이상 장수해요.
그런데 이럴 경우의 문제는 쓰던 선수만 쓰고 선발명단에 고정이 되는 이런 부작용은 있습니다마는 전반적으로 봤을 때는 국가대표팀은 클럽 팀과 다르게 본인의 색깔을 입히는 데 기간이 워낙 오래 걸리고, 훈련기간이 짧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는 지금 벤투 감독이 취임한 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꽤 긴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는 그런 걱정이라고 할까요, 그런 부분도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 상황에서 벤투 감독이 가장 신경을 썼으면 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기자]
일단 선수 기용이죠. 지금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3년 정도가 남았는데 지금 분위기를 보면 사실상 거의 주전 멤버가 다 정해진 듯한 그런 느낌이 많이 들어요.
그런데 이 부분은 좀 위험할 수 있는 게요. 맨유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퍼거슨 감독은 매년 우승이 확정되거나 이랬을 때는 항상 새로운 선수를 영입했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냐면 기존에 있던 선수들에게는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면서 끝없이 내부 경쟁을 유도하는, 그러니까 정해진 주전은 없다는 메시지를 강력하게 심어줘야 되는데 지금 벤투호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봤을 때는 어느 정도 주전 멤버가 사실상 정해진 듯한.
이렇게 되면 나머지 선수들의 동기 부여가 떨어질 수 있고요. 이게 월드컵 본선까지 3년이나 남은 상황에서는 굉장히 위험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고요.
또 한 가지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전술적인 유연성, 그러니까 철학과 소신을 유지하는 건 좋지만 경기 상황이나 상대팀에 따라, 특히 아시아권의 팀을 상대하느냐, 아니면 세계적인 강팀을 상대하느냐.
이 사이에서의 전술적인 유연성을 조금은 더 높일 그럴 필요성이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앵커]
우리 팀이 여러 감독을 선임해 왔잖아요. 외국에서도 오고 국내에서도 하고. 그런데 늘 결과가 나쁘면 비판, 결과에 따른 비판, 물론 김 부장은 내용을 가지고 분석을 하지만. 조금 더 기다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있어요.
[기자]
그런데 결국 기다려주느냐, 아니면 지금 당장 결과를 내느냐, 이 싸움인데요. 이건 어떻게 보면 축구뿐만 아니라 모든 감독들의 숙명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일단 기다려주는 건 팬이나 미디어에게 기다려달라라고 얘기하는 건 저는 개인적으로는 조금 무리한 요구라고 생각합니다. 기다려줘야 되는 주체는 협회인 것 같아요.
협회나 아니면 클럽팀 같은 경우에는 구단주나 단장이 되겠죠. 그러니까 단장이나 구단주 또는 축구협회가 우리가 지금 가고자 하는 대표팀이 가는 방향이 맞다고 생각한다면 여론이나 또는 기사 댓글, 악플 이런 것에 흔들리지 말고 감독에게 힘을 실어줘야 되는데 가끔은 감독을 희생양으로 삼아서 이렇게 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은 협회나 아니면 윗분들의 그런 의지가 반영이 돼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팬과 미디어의 입장에서는 결국은 감독은 결과로 말을 해야 되고요.
과정은 다만, 이 과정에 있어서의 이런 부분들은 선수들이 가장 잘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선수들의 감독에 대한 평가하고 얘기하는 부분들, 이런 부분들이 어떻게 보면 그 감독의 고유의 철학, 이런 부분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저는 생각을 합니다.
[앵커]
이게 어디 비단 축구나 스포츠에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앵커]
고맙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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