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같았던 평양 원정..."안 다치고 돌아와 다행"

'전쟁' 같았던 평양 원정..."안 다치고 돌아와 다행"

2019.10.17. 오전 09:1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29년 만의 평양 원정, 하지만 무중계, 무관중으로 치러졌던 북한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축구 대표팀이 오늘(17일) 새벽 귀국했습니다.

우리 선수들과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그저 안 다치고 돌아와 다행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최두희 기자입니다.

[기자]
평양에서 돌아온 태극 전사들이 하나둘씩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무중계에 무관중으로 이뤄졌던 북한전은 상당히 거친 경기였다고 평가했습니다.

[손흥민 / 축구 대표팀 공격수 : 저희 선수들은 뭐 전혀 그런 게 거의 없었는데 그쪽 선수들이 상당히 예민하게 반응하고 또 거칠게 반응했던 것은 사실이었던 것 같아요.]

손흥민은 0 대 0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승점 3점을 못 가져온 건 아쉽지만, 안 다친 게 다행이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경기 도중 북한 선수들은 심한 욕설을 내뱉기도 했습니다.

[손흥민 / 축구 대표팀 공격수 :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돌아온 것만으로도 정말 저는 너무나도 큰 수확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경기가 거칠었고요. 심한 욕설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기억에 남는 욕설은?) 별로 기억을 하고 싶지 않아서요.]

선수단장으로 평양 원정을 다녀온 최영일 축구협회 부회장은 이번 원정이 처음부터 끝까지 어려웠다며 무승부로도 만족한다는 속내를 털어놨습니다.

경기도 마치 전쟁 같았다고 전했습니다.

[최영일 /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 그냥 전쟁 치르듯이… (북한 선수들이) 아주 거칠었어요. 팔꿈치, 손, 헤딩, 공중볼 뜨면 그냥 무릎 치고 들어오고 막 좀 많이 힘들었어요.]

최 부회장은 또 갑작스레 이뤄진 무관중 경기에 대해선 북한 측이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았다면서 FIFA 제소 계획 등은 검토해 보겠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우리 선수단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철저히 고립됐습니다.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고기와 해산물 등을 특별히 챙겨갔지만, 신고 절차가 없었다는 이유로 압수당했고 선수들은 숙소인 고려호텔 밖으로도 나가지 못했습니다.

[최영일 /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 "호텔 문 앞을 아예 못 나가게 하고 외부인들도 못 들어오게끔 하더라고요.]

내내 고생길이었던 평양 원정을 마친 대표팀은 다음 달 14일 레바논 원정으로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4차전에 나섭니다.

YTN 최두희[dh0226@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