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3개월...끝까지 이상했던 평양 원정

우여곡절 3개월...끝까지 이상했던 평양 원정

2019.10.16. 오후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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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오프 직전, 관중 없다"…YTN 보도로 첫 전파
관중 없이 북한군이 보초 선 채로 경기 진행
생중계 없는 경기…주요 상황만 문자로 전달
정부·축구협회 "北 무관중 배경 파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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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계도 없고, 관중도 없었던 평양 원정은 출발부터 북한의 비협조로 삐거덕거렸습니다.

홈에서 치르는 월드컵 예선을 관중 없이 치른 배경에 관심이 쏠리지만, 정확한 이유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석 달의 평양원정 여정을 양시창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지난 7월 카타르 월드컵 조 추첨에서 한국과 북한이 한 조에 편성된 직후부터 평양 원정 기대감은 고조됐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아시아축구연맹, AFC에 평양 개최 공문을 접수한 건 보름이 지난 8월 초였습니다.

이후에도 북한의 무응답은 계속됐습니다.

중계와 취재진은 물론 응원단의 방북과 방북 노선 등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채 시간만 흘렀고, 대표팀은 취재진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베이징을 거쳐 북한에 입성했습니다.

킥오프 직전, 5만 석 규모 김일성 경기장에 관중이 한 명도 입장하지 않았다는 첫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김재형 / 스포츠부 기자 (15일 방송) : (경기 시작) 30분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 경기장에 관중이 아무도, 한 명도 없다고 지금 하거든요.]

설마 설마 하던 일은 현실이 됐습니다.

사상 초유의 무관중 경기.

대표팀 선수들은 관중 대신 북한군이 보초를 서는 낯선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치렀습니다.

생중계 없는 월드컵 경기에 축구 팬들은 간간이 문자로 전달되는 상황만 파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마저도 현지 인터넷 사정으로 현장 AFC 경기감독관과 말레이시아의 AFC 본부, 축구협회까지 '다단계'를 거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경기는 무승부로 끝이 났지만, 논란은 더 커졌습니다.

정부와 축구협회조차 정확한 무관중 배경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상민 / 통일부 대변인 : (대표단이) 귀국하는 대로 그런 상황들을 면밀하게 파악해서 지금 말씀하신 무관중 경기, 어떤 배경과 어떤 의도에서 이루어졌는지를 좀 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축구협회도 대표팀이 돌아오는 대로 선수단 방북 지연과 취재진 불허 등 AFC에 문제 제기할 부분이 있는지 따져볼 계획입니다.

YTN 양시창[ysc0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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