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준우승...U20 대표팀 금의환향

아름다운 준우승...U20 대표팀 금의환향

2019.06.17. 오후 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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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준우승...U20 대표팀 금의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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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광연 앵커, 김경수 앵커
■ 출연 : 양시창 스포츠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귀국한 20세 이하 월드컵 대표팀, 현지에서 취재한 양시창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물어볼 게 많아요. 먼저 귀국행사 여기서도 재미있는 얘기들이 많이 오갔던데 어떤 얘기들이 나왔나요?

[기자]
사상 첫 결승 진출 쾌거를 달성한 20세 이하 대표팀에 대한 환영행사가 시청 앞에서 있었습니다. 많은 축구팬들이 광장에 몰려들었고요. 정정용 감독과 선수들에 대한 인터뷰가 진행됐는데요. 명언과 재치 있는 입담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먼저 정 감독의 이야기 들어보시겠습니다.

[정정용 / U20 대표팀 감독 : 임금이 있어서 백성이 있는 게 아니고, 백성이 있어서 임금이 있는 것처럼 우리 선수들이 있기에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습니다.]

[기자]
역시 알려진 인품대로 선수들에게 공을 돌리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죠. 평소에는 저렇게 겸손하고 권위적이지 않은 삼촌 같은 모습이지만 경기장에서는 굉장한 냉철한 지략가로 카리스마를 보였습니다. 인터뷰 끝에 선수들이 정 감독을 깜짝 헹가래 치는 모습도 나왔습니다. 또 이강인 선수도 굉장히 재치있는 인터뷰를 했는데요. 평소 팀 형들을 그렇게 좋아하는데 그러면 누나도 소개시켜줄 수 있느냐 이런 질문에 이강인 선수가 어떻게 대답했는지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이강인 / U20 대표팀 미드필더 : 솔직히는 아무도 안 소개해 주고 싶은데, 꼭 소개해 줘야 한다고 하면, 세진이 형 아니면 원상이 형이요. (이유가 있나요?) 그냥 정상인 형들이에요.]

[기자]
듣는 순간 폭소가 터지는 재미있는 대답이었습니다. 답변에서도 얼마나 선수들의 관계가 끈끈한지 알 수 있었습니다. 선수들은 밤늦게 경기가 끝나고 다음 날 아침 일찍 귀국길에 올랐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피곤한 상태인데도 아주 유쾌하게 답변을 해 줘서 보는 사람들을 흐뭇하게 했습니다.

[앵커]
양 기자가 오늘 선수들하고 같이 비행기를 타고 왔는데 분위기 어땠습니까?

[기자]
공항이나 비행기에서도 선수단 분위기는 저 환영행사와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굉장히 유쾌한 모습들을 많이 보여줬고요. 공항에서 알아보는 교민이나 응원단을 향해서 밝게 웃으면서 꼬박꼬박 인사를 했고요. 또 사인이나 사진 요청도 웃으면서 흔쾌히 받아들이는 성숙한 자세를 보였습니다. 또 공항에서는 폴란드 현지인들도 사인을 해 달라는 요청이 많이 있었거든요. 제가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월드컵 준우승국의 위상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제가 공항에서 눈여겨본 모습이 두 가지가 있었는데요. 첫 번째는 선수들이 그렇게 서로 많이 안아주더라고요. 그냥 일반적으로 저 나이대 남자들은 스킨십을 많이 안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굉장히 포옹을 많이 하고 굉장히 또 깊게 안아주더라고요.

이번 대회에서 두 달 가까이 소집 기간이 있었고요. 또 길게 보면 3년 가까운 시간 동안 같이 훈련을 했기 때문에 굉장히 깊은 정을 나눴다는 것을 볼 수가 있었고 또 결과까지 좋았지 않습니까? 월드컵 준우승이라는 결과까지 하면서 더욱더 본인들도 돈독하게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이제 오늘 환영행사를 끝으로 각 소속 구단과 학교로 도로 흩어져야 하니까요. 이제 정말 생이별이고요. 아쉬움을 느끼는 건 당연히 해 보입니다.

[앵커]
혹시 눈물을 흘리는 선수는 없었나요?

[기자]
오늘은 없었더라고요. 그런데 경기 끝나고는 있었는데, 그런데 마음속에서 정말 아쉬워한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나중에 A대표팀에서 만나거나 상대팀 선수로 만날 텐데요. 훗날을 기약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또 하나 두 번째로 눈길을 끌었던 대목은 정정용 감독의 리더십입니다. 40일이 넘는 소집기간이 있다 보니까 대표팀의 짐이 굉장히 많았거든요. 그래서 공항에 대표팀 짐을 실은 트럭이 늦게 도착하자 선수들이 코칭스태프만 고생하면 안 된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우르르 몰려나가서 짐을 다같이 옮기더라고요. 여기까지만으로도 굉장히 훈훈한 모습인데 갑자기 정 감독이 나도 가야겠다 하면서 성큼성큼 짐으로 다가갔습니다. 물론 기자들과의 환담을 나누기로 예정이 돼 있었기 때문에 짐을 많이 옮기지는 못했지만 평상시에 팀 분위기가 드러난 장면이었고요.

공항에서 영상을 못 찍게 해서 저희가 화면으로 못 담아서 참 아쉬웠던 대목이었습니다. 원팀을 강조했던 정 감독, 선수들과 굉장히 스스럼없이 대하는 모습도 여러 차례 목격이 됐는데요. 어떻게 이렇게 좋은 팀이 만들어졌나 했더니 오늘 공항에서 그 의문이 조금은 풀렸습니다.

[앵커]
원팀의 원동력인 자율 속의 질서는 공항 귀국 현장에서도 직접 느낄 수가 있었다 이런 얘기였고. 이 부분도 궁금해요. 현장에서 직접 직관하신 거잖아요. 경기를 직접 봤는데 어떤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까?

[기자]
여러 장면이 머릿속을 스치는데요. 아무래도 준결승전에서 이강인의 패스에 이은 최준의 슛 장면. 이 장면이 정말로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정말로 팔에 소름이 돋는 그걸 제가 실제로 느꼈거든요. 패스도 너무 완벽했고 마무리까지 완벽해서 사실 기자석이 스타디움에서 굉장히 꼭대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전체를 조망할 수가 있었는데 저는 선수들이 골문 앞에서는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려고 골문 앞을 응시하다가 정작 이 중요한 패스, 이강인의 발끝에서 공이 떠나는 모습은 못 봤어요. 뒤늦게 봤더니 벌써 그렇게 좋은 패스가 들어갔더라고요. 모두를 속인 정말 재치 만점의 패스였고요.

최준의 슛도 완벽했습니다. 제가 경기가 끝나고 나서 최준 선수를 믹스트존에서 만났는데 예전 프랑스의 유명한 스트라이커죠. 티에리 앙리가 떠오르는 그런 슛이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니까 최준 선수가 이렇게 답변을 했습니다.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최 준 / U20 대표팀 선수 : 딱 패스가 들어올 때 느린 화면 같이 그냥 골대가 보였고, 태클 들어오는 것도 다 보여서, 어 이거는 정말 쉽게 들어가겠다.]

[앵커]
다 보였다...

[기자]
그러니까 느린 화면처럼 슬로우모션처럼 다 보였다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무언가가 좋은 게 완성이 되려면 이런 완벽한 시야와 긴장이 없이 정말 제 기량을 발휘했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오늘 귀국 기자회견 얘기를 해 보면 정정용 감독이 결승전 결과에 대한 비난을 자신에게 해 달라, 이런 말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귀국 기자회견에서 아주 정 감독이 힘 주어서 얘기한 부분입니다. 특정 선수에게 비난이 있다 이런 기자의 질문에 먼저 한숨을 푹 내쉬고 나서 나온 답변이거든요.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정정용 / U20 대표팀 감독 : 비난, 비판, 축구 팬분들이 충분히 가능한데 될 수 있으면 그런 부분들은 저한테 해 주시면 감사하겠고요. 선수들 아직 만들어가는 과정이고 청소년이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불안할 수 있습니다.]
[기자]
결승전이 끝난 뒤에 특정 선수들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계속 오르내리기도 했고요. 또 결승전 패배를 한두 명 선수의 탓을 하는 그런 댓글들도 꽤 있었습니다. 제가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선수들을 바로 옆에서 관찰하면서 지켜봤는데요. 선수들이 축구 기사, 특히 자기 기사를 굉장히 검색을 많이 하고 있더라고요. 또 보니까 댓글들도 일일이 다 확인을 하고요. SNS의 반응까지도 다 확인하는 모습을 제가 옆에서 지켜봤습니다. 속으로 굉장히 걱정이 됐거든요.

정 감독의 말처럼 아직 선수들이 어린데 정말로 속으로 상처를 입으면 어떡하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부터도 기사를 더 신중하게 써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됐는데요. 대부분은 우리 대표팀을 많이 응원하고 격려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지만 아주 일부 성급하게 반응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조금 더 성숙하게 격려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앵커]
앞서 정 감독도 인터뷰를 보니까 아직 만들어가는 과정이고 청소년이라는 점을 강조했는데 아마 성인 팬분들은 엄마, 아빠의 마음으로 지켜보다 보면 좀 안쓰러운 마음도 들 것 같아요. 마음이 무거워진다는 그런 얘기였는데 이강인 선수 얘기를 안 할 수 없습니다. 18세 어린 나이에 골든볼을 받았습니다. 양 기자가 옆에서 보니까 이강인 선수는 정말 의젓한가요? 보는 것처럼.

[기자]
완전히 두 가지 모습을 다 갖고 있더라고요. 경기장에서는 굉장히 에이스인데 밖으로 나오면 그냥 천상 막냇동생 같은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골든볼을 수상했는데 역대 18살에 골든볼을 수상한 선수는 4명밖에 없고요. 2005년도 리오넬 메시 이후 14년 만에 첫 수상자가 이강인 선수인 겁니다. 세계에서 축구를 제일 잘하는 18살이다 이렇게 공식 인정을 받은 셈입니다. 그라운드를 밟으면 에이스인데 경기장 밖에서는 평범한 18살 소년 같은 느낌입니다. 다른 선수들이랑 장난도 굉장히 많이 치고요. 먼저 장난을 거는 스타일입니다. 또 외국에서 생활해서 그런지 스킨십도 굉장히 잘하고요.

앞서 서로 많이 안아줬다고 하는데 제일 많이 하는 선수가 이강인 선수거든요. 그만큼 형들을 무척 잘 따르고 좋아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습니다. 또 다른 선수들도 이강인 선수를 굉장히 많이 귀여워하고 있습니다. 제가 기억에 남는 장면은 준결승이 있기 전에 경기 한두 시간 전에 보통 선수들이 나와서 그라운드를 체크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일 먼저 나와서 경기장 구석구석을 밟아보더라고요. 다른 선수들은 아직 나오기 전인데 혼자 나와서 그라운드를 밟아보고 또 헤드폰을 쓰고 음악을 들으면서 리듬을 타면서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굉장히 그 순간에 제가 본 건 장난기가 없고 경기 전에 임박한 비장함이 느껴졌습니다.
굉장히 카리스마 있는 에이스의 면모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고요. 이강인 선수는 하지만 또 경기 전후가 완전히 달라지는 스타일입니다. 입장할 때도 뭔가 걸음걸이가 다르고 내가 주인공이야 이런 느낌을 받지만 경기할 때는 에이스, 또 경기장 밖에서는 밝고 장난기 많은 동생 이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앵커]
앞서 기사 보니까 손흥민 선수, 이강인 선수, 백승우 선수 새로운 황금세대라고 하는데 이들의 도약을 기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아주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앵커]
양시창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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