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준우승'...이강인 골든볼 영예

'아름다운 준우승'...이강인 골든볼 영예

2019.06.16. 오후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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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선희 앵커
■ 출연 :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우리나라 20세 이하 월드컵 결승에서 유럽의 복병 우크라이나를 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월드컵 2위는 한국 남자 축구 사상 조금 전에 전해드린 대로 FIFA 주관 대회 최고 성적인데요.

더구나 이강인 선수, 대회 최우수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수상했습니다.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와 함께 이번 대회 정리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어서 오십시오.

전반 5분 만에 시원하게 페널티킥을 넣으면서 기분 좋게 출발을 해서 그런지 역전패에 대한 더 아쉬움이 큰 것 같아요. 오늘 경기 먼저 어떻게 보셨나요, 전체적으로?

[인터뷰]
아쉽죠. 오늘 경기만 보면 아쉬운데 아쉽다고 말씀드렸던 이유는 져서 아쉬웠던 건 아닙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다 보여줘서 지면 오히려 아쉬울 리가 없는데 실력 발휘가 안 됐다는 점에서 아쉬운 거죠.

그러니까 우리가 결승까지 올라오면서 보여줬던 경기력을 오늘 결승전 가장 중요한 경기인데 보여주지 못했다는 거예요. 왜 보여주지 못했냐. 전반 중반부터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선수들 뛰는 게 무거워 보였어요.

무겁다 보니까 패스웍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고요. 1:1에서도 볼을 뺏기는 장면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골, 세 번째 골. 안 줘도 될 골이었는데 우리 선수들이 우크라이나 선수를 쫓아가지를 못했죠.

이런 점들을 보면 많이 아쉽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우리 선수들에게 고생했고 고맙다, 자랑스럽다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앵커]
저도 참 행복한 순간들이 많았어요. 젊은 친구들이. 그래서 아마 많은 국민들이 고맙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해 주고 계십니다.

말씀하신 대로 이번 대회 결승전인데 일곱 번째 경기였다 보니까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 같아요.

[인터뷰]
저는 어제 이 시간쯤에 나와서 말씀드리기를 우리가 체력에서 밀릴 이유가 없다, 이렇게 말씀을 드렸거든요.

그런데 뚜껑을 열고 보니까 체력이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패인이었다고 봅니다. 그런데 체력이라면 유럽은 우리보다 강하고 체력은 우리가 뒤진다라고 단정지을 문제는 아니라고 보거든요.

왜냐하면 과학적인 선수 체력 관리, 피로회복 관리가 적용이 돼서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뛰는 거를 경기력을 실력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대표팀 전체의 전력, 대표팀 전력이라고 한다면 여기에 선수들 체력 관리 그리고 피로회복 이런 것 관리하는 것까지 대표팀 전력에 포함시킬 수가 있겠죠.

그래서 피지컬 코치와 의무트레이너가 동행하기도 하고요. 피지컬 코치 같은 경우에도 이제는 우리 한국 축구도 많은 분들이 연구를 하고 공부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과학적으로 선수들 체크하고 관리가 가능하거든요.

그런데 이 점에서는 조금 아쉽다고 보는데 제가 봤을 때는 선수들의 체력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시점이 있거든요. 그런데 아마 솔직하게 제가 보기에는 우리가 결승까지 가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해서 그 이후는 관리가 안 된 것 같아요.

[앵커]
조별리그 1차전 경기 포르투갈에서 지고 나니까 이거 16강이나 갈 수 있겠냐. 16강도 어렵다라는 전망이었거든요.

그런데 우리 선수들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정말 점점 더 잘해 주니까 기대가 높아졌고 그래서 사상 처음으로 결승전까지 갔어요.

이것도 어떻게 보면 기적과 같은 일인데. 물론 그동안의 땀과 노력의 결실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결승전에 막상 가고 보니 온 국민의 기대가 결승전까지 갔는데 우승해야지라고 기대치가 더 높아졌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일부 선수들의 경기력에 대한 조금 아쉬움 이런 것들이 경기가 끝나고 나니까 나오더라고요.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대표적인 게 김정민 선수거든요. 김정민 선수가 경기 끝나고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1위에 올랐어요. 그러니까 집중화살을 맞게 된 거죠.

그런데 엄격하게 얘기해서 김정민 선수가 잘할 수 있는 포지션에서 뛴 경기가 아니었어요.

그러니까 정정용 감독이 본인이 얘기한 대로 자신의 결승전 구상에서 김정민 선수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세운 것이었었죠.

이것 때문에 김정민 선수가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보여준 것은 사실인데 김정민 선수는 자신의 특성을 잘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자리보다 감독의 작전대로 그 자리에서 열심히 했을 뿐이고요.

결과적으로 봤을 때 패착으로 끝난 건데 김정민 선수에게 비난받을 일은 아니고 정정용 감독의 작전에 대한 실패, 그러니까 너무 많이 생각을 했던 것, 이것이 결국에는 패착으로 끝난 거라고 봐야 되겠죠.

[앵커]
감독이 어떻게 보면 좀 더 공격적인 축구를 해보고자 하는 의도였는데 이게 현장에서 제대로 발휘가 안 된 그런 아쉬운 점이 있었다고 보시는 겁니다.

참 안타까운 게 우크라이나 같은 경우는 저희가 한 번 싸워봤잖아요. 평가전도 했었고. 그런데 조별리그 1차전 그런데 패했었죠. 조별리그 1차전 포르투갈전도 패하고.

어쨌든 유럽 축구에 우리나라가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 아니냐. 그런데 자료를 찾아보니까 U-20 월드컵 결승에 그동안 진출했던 아시아 국가 중에 3개국,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일본, 카타르가 있는데 모두가 결승전에서 유럽 축구에 졌더라고요. 아시아 축구가 아직까지는 유럽 축구의 벽을 넘지 못하는 어떤 그런 한계가 있는 걸까요?

[인터뷰]
한계가 있다라고 봐야 되겠죠. 그러니까 여기서 말씀드리는 한계는 축구에서의 한계입니다. 왜냐하면 유럽이 축구의 본고장이죠.

1880년대 이후부터 잉글랜드에서 프로축구가 시작되면서부터 그들은 역사와 전통을 쌓아오고 지금도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이 축구기 때문에 유럽인들에게는 축구가 생활이고 문화이고 축구에 뛰어드는 유망주들이 많다는 얘기죠.

그런데 우리는 일종의 아시아는 후발 국가로서 단기간 내에 집중 투자를 해서 한국과 일본, 이란 등등이 그중에 성과를 내고 쫓아가고 있는 건데 선수 저변이나.

또 우리는 예를 들면 쫓아가기 때문에 일종의 개발독재와 비슷한 개념으로 좋은 선수들, 잘할 만한 선수들을 뽑아서 훈련시키고 유럽에 내보내고 있는 건데 이런 소수의 좋은 선수를 길러내는 게 아니라 생활 전체에서 축구를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이나 환경이 갖춰진 유럽에서는 그만큼 선수 자원도 넓고 저변도 넓기 때문에 아직까지 조금은 한계가 있다고 봐야 되겠죠.

반대로 우리가 잘하는 종목, 예를 들면 씨름 같은 아시아, 우리의 전통 종목, 유럽이나 미국 사람들이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아직까지는 힘들겠죠. 그런 것과 비슷하게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앵커]
아직까지는 저변이 넓지 않은 상황에서도 우리가 이번 대회를 통해 발굴한 보석이 있습니다. 바로 이강인 선수. 우리가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룬 이 밑거름 중의 하나가 바로 이강인 선수의 활약이 아니었나 싶어요.
골든볼 수상했어요.

이 골든볼 수상이라는 게 어떤 의미입니까?

[인터뷰]
MVP라고 보시면 되겠죠. MVP상을 골든볼이라고 하는데 결승전에서 우리가 졌잖아요. 졌는데 진 팀인 우리의 이강인 선수에게 MVP상인 골든볼을 줬거든요.

[앵커]
그러게요. 보통은 우승한 국가에서 골든볼 수상을 많이 했었더라고요.

[인터뷰]
그만큼 FIFA, 국제축구연맹 FIFA가 이강인 선수를 인정했다라는 얘기로 볼 수 있겠죠. 더군다나 놀라운 게 20세 이하 월드컵이란 말입니다. 그런데 이강인 선수는 18살이에요.

18살 선수가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골든볼을 받았다. 그만큼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거고요. 18살 선수가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골든볼을 받은 것은 역대 네 번째입니다.

가장 최근은 잘 아시는 리오넬 메시가 받았고요. 그 이후로 14년 만인데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18세 또는 20세 선수들 가운데에서는 그전에 메시나 포그바나 또 아주 이전에 마라도나같이 당대를 대표하는 축구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이강인 선수가 확실하게 인정받았다라고 보시면 됩니다.

[앵커]
이강인 선수 지금 발렌시아 소속인데 다른 나라, 다음 시즌에 대한 거취 어디로 갈 것이냐, 이런 궁금증이 많아지고 있어요.

[인터뷰]
저로서는 지금 이강인 선수가 소속팀인 발렌시아FC에서 1군에서 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아무리 이강인 선수라 하더라도 지금 18살이고요, 아직 완성된 나이는 아니죠. 그러니까 적어도 22세까지는 계속 성장할 수 있게 자양분을 섭취해야 되는데 가장 좋은 자양분은 1군 무대에서 실제로 뛰는 겁니다.

때문에 이강인 선수 입장에서도 그렇고 뛸 수 있는 팀을 찾는 게 저는 중요하다고 보는데 몸값이, 그러니까 이적료만 1000억 원이 되니까 부담스러운 면도 있고요.

완전 이적이 아니더라도 임대선수로라도 본인이 꾸준히 뛸 수 있는 팀을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앵커]
이번 대회 참 많은 것을 얻은 대회였는데 무엇보다 이 대회 성과를 거두게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 누구보다 정정용 감독이 아닐까 싶어요. 그의 리더십이 굉장히 화제입니다.

카리스마도 있으면서 젊은 선수들을 그야말로 잘 다뤘거든요. 어떻게 이 어린 선수들의 마음을 얻고 있는 걸까요?

[인터뷰]
몇 가지 요인이 있다고 보거든요. 정정용 감독이 계속 강조했던 게 우리는 원팀이다. 하나된 팀이다, 그리고 선수들도 거기에 동의해서 선수들도 그런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될 수 있었던 요인에는 정정용 감독이 축구협회 전임 지도자로 활동하면서 유소년, 14세부터 유소년, 연령별 대표팀을 쭉 거치고 오면서 20세 이하 대표팀을 맡게 된 거였거든요.

20세 이하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목표로 해서 2017년부터 팀을 만들어간 겁니다. 이런 오랜 시간 동안의 경험과 축적이 쌓이다 보니까 선수들은 감독을 이해하게 되고 감독은 선수들의 특성을 완전히 파악하게 됐겠죠.

그래서 실제로 조영욱이나 오세훈 이런 선수들은 아주 어렸을 때, 그러니까 초등학교 고학년일 때부터 계속 봐왔던 선수들이기 때문에 원팀이 안 될 수가 없겠죠.

그래서 제가 봤을 때는 정정용이라는 개인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축구협회의 입장에서는 정정용이라는 지도자를 탄생하게 된 배경에 계약하고 팀 맡기고 1년 안에 성적 안 된다고 해임하고 이런 과정이었다고 한다면 정정용 감독이 성과를 못 냈을 거라고 보거든요.

정정용 감독이라는 이런 유능한 지도자가 탄생하게 된 배경에도 축구협회에서 각별히 신경을 쓰고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앵커]
그렇군요. 마지막으로 월드컵 결승을 경험한 우리 선수들. 한국 축구의 정말 소중한 자산이 될 텐데요. 앞으로 어떤 노력들이 뒷받침돼야 이 선수들이 앞으로 정말 더 큰 무대에 가서 활약을 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자산이라고 말씀하셨잖아요. 거기에 공감을 하거든요. 자산인데 미래자산이라는 말입니다. 지금 20세 이하 선수들이니까 성인 대표팀에 무사히 올라가야지 되는데 20세 이하 대표팀에서 뛰었던 선수들 가운데 성인 대표팀까지 그대로 올라가는 퍼센테이지가 절반 밑이에요.

그러니까 이번에 우리가 월드컵에서 준우승했다고 해서 이 선수들이 그대로 잘해서 성인 월드컵까지 올라간다고 장담을 못 합니다. 오늘의 성과가 내일의 성공을 보장한다라고 약속할 수가 없는 거거든요.

때문에 지금 이 20세 이하 선수들은 이강인 선수도 마찬가지고 완성된 선수가 아니라 향후 2, 3년 동안 더 발전해서 완성된 선수로 우리가 만들어내야지 되거든요.

때문에 선수들도 각별히 생각해서 발전할 필요가 있고요. 우리 대부분의 선수들이 이강인 선수도 마찬가지고 프로 구단에 소속돼 있는데 프로 구단에 소속돼 있으면 이 선수들이 지금 주전이 아니기 때문에 다 뛰지를 못해요.

때문에 우리 프로 구단에서도 뛸 수 있는 경기를 많이 만들어주고 이강인 선수 본인도 본인이 실전을 통해서 더 발전할 수 있는 팀으로 임대해 가는 방안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앵커]
많은 또 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게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그런 여러 가지 뒷받침들이 필요해 보입니다. 우리 대표팀 내일 귀국하고요.

낮 12시 시청광장에서 팬들과 만나게 되는데요. 정말 잘 싸워줬고 고맙다는 얘기를 꼭 하고 싶네요. 지금까지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였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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