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준우승'...이강인 골든볼 영예

'아름다운 준우승'...이강인 골든볼 영예

2019.06.16. 오후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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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한연희 앵커
■ 출연 :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번에는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와 함께 이번 대회 조금 더 자세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우리나라가 선제골을 먼저 넣어서 굉장히 기대가 컸는데 좀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인터뷰]
아쉽죠. 선취골, 페널티킥 득점이 결국에는 독이 됐다. 경기 후에 선수들 중에서도 그런 얘기를 한 선수가 있었고요. 정정용 감독도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일단 우리 선수들 고맙고 자랑스럽다는 얘기 먼저 해 보고 싶고요. 오늘 경기만 보면, 결승전만 보면 좀 아쉽죠.

아쉽다는 의미는 져서 아쉽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실력 발휘가 제대로 안 됐던 경기였다고 봐요. 우리 선수들이 여태까지 결승에 올라오면서까지 보여줬던 경기력이 발휘가 안 됐는데 왜 발휘가 안 됐나. 체력은 우리가 뒤지지 않을 거라고 저는 예상했는데 전반 중반부터 체력에서 뒤지는 양상이 드러났거든요. 그래서 패스웍이 전혀 구사가 안 됐고 1:1 대결에서 공을 잡고 뺏기고 그리고 두 번째 골, 세 번째 골은 안 줘도 될 골이었는데 결국 체력 문제로 우리가 우크라이나 선수를 쫓아가지 못했죠. 그래서 안타깝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앵커]
그렇게 지쳐 보인 게 8강 영향이 있을까요? 그때 연장 승부까지 갔던.

[인터뷰]
영향이 없지는 않았겠죠. 저는 애초에 결승에 올라오기까지 6경기, 똑같은 조건이었고 그리고 우리도 선수들의 체력 관리에 굉장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거든요. 그리고 과학적으로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피지컬 코치도 따로 있고요. 그래서 체력 회복과 관련돼서는 우크라이나 선수하고 그렇게 우리가 밀리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뚜껑을 열고 보니까 체력에서 많이 뒤진 게 드러났거든요.

이런 것을 보면 우크라이나와는 다르게 우리는 연장전을 뛰었고 그리고 선수 교체의 폭이 컸으나 오늘 문제점을 드러낸 미드필드에서 그동안 정정용 감독이 선수들을 많이 교체해 왔고 나머지 스리백이나 공격진에서는 선수를 많이 교체하지 않았던 것이 결국에는 또 부담이 됐다라고 봅니다.

[앵커]
좀 아쉽지만 그래도 이강인 선수가 골든볼을 수상하면서 조금 달래준 감이 있는데 이게 어떤 의미인지를 먼저 설명해 주시죠.

[인터뷰]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오늘 졌잖아요, 결승전에서. 우리는 졌는데 이강인 선수에게는 MVP상인 골든볼이 주어졌거든요. 그러니까 세계 축구 FIFA가 이강인 선수는 인정했다라는 얘기가 되겠죠. 더군다나 놀라운 건 이강인 선수가 18살이죠. 18살 선수가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골든볼을 받은 것은 통산 네 번째입니다. 가장 최근의 일이 14년 전인 메시 선수가 18살에 받았고요.

때문에 지금 현 단계, 그러니까 이번의 이 성과가 또 오늘의 이 성과가 내일의 성공까지 보장한다라고 장담하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현 시점까지는 이강인 선수가 메시나 또는 20세 이하 월드컵을 통해서 배출해온 당대의 스타들처럼 발돋움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인정받은 상이다. 이렇게 보시면 정확하다고 볼 수 있겠죠.

[앵커]
성인 대표팀 발탁은 됐지만 뛰지를 못했는데 이 정도 결과면 성인 대표팀에서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보세요?

[인터뷰]
우선 전제로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게 20세 이하 월드컵 팀에서 잘했고요. 그리고 이강인 선수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는 했는데 20세 이하팀과 성인 대표팀은 그래도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어느 정도의 수준 차이는 있다. 때문에 이강인 선수일지라고 하더라도 대표팀에 올라가서 지금과 같은 이런 성과를 그대로 보여줄지는 지켜봐야 된다라고 보고요.

하지만 벤투 감독으로서도 고민스럽겠죠. 이강인 선수의 실력이 이번에 다 드러났기 때문에 한번 평가해 보고 싶은 욕심은 들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아마 공식대회는 힘들다고 하더라도 매월 열리는 A매치, 그러니까 대표팀 평가전에 이강인 선수를 한번 부를 거라고 보는데 우리가 주의 깊게 봐야 될 게 지금 이강인 선수는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3-5-2 전형에 투톱으로 나왔거든요.

그런데 투톱으로 나왔지만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그라운드를 다 누비는 프리롤의 역할을 다 맡았는데 이 역할을 성인 대표팀에서도 그대로 하기는 힘들겠죠. 팀이 달라지면 이강인 선수에게도주어지는 역할과 동선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강인 선수로서는 적응해야 되는 문제가 있고요.

또 벤투 감독으로서는 이강인 선수의 특징, 특성을 잘 살려주는 포지션과 전술을 마련해야 되기 때문에 단 한 번의 평가전만으로는 힘들다고 보고 정확하게 시간을 주고 몇 차례 정확하게 이강인 선수의 대표팀 적응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몇 번의 평가전은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앵커]
시간을 두고 봐야 된다. 이번 대회가 그러면 한국 축구에 남긴 성과는 어떤 거라고 보세요?

[인터뷰]
현 시점에서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도 월드컵 결승에 올라갈 수 있다, 이런 자신감을 보여준 게 가장 큰 성과라고 보고요. 그다음에 역대 우리가 치러왔던 성적들 그리고 큰 대회를 보게 되면 중요한 성과나 유산은 우리가 만들기 나름이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2002년 월드컵에서 우리가 4강에 올라갔죠. 그런데 4강이라는 그 성과보다도 우리 한국 축구의 발전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린 계기가 됐거든요.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해서 우리가 좀 더 적극적으로 우리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알아보고 통로를 개척해서 그 이후로 우리 선수들이 해외에 진출하게 됨으로써 한국 축구가 한 단계 더 올라설 수 있는 그런 밑거름을 마련해 왔거든요.

그리고 또 축구 인프라, 경기장 시설, 축구장 문화 등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고요. 이번에 20세 이하 월드컵의 성과를 바탕으로 우리가 4강에 올라가고 결승에 올라갔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번 일을 일종의 모멘텀으로 해서 우리가 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유소년 축구 또는 연령별 대표팀을 어떻게 운영하는가에 대한 나름대로 분석과 성과를 앞으로도 지속 가능하게 계속 적용하는 것이 20세 이하 월드컵 결승 진출의 성과를 더 드높이는 그런 일이 되겠죠.

[앵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이런 말씀을 해 주셨는데. 정정용 감독의 리더십도 굉장히 화제입니다. 어떤 부분이 선수들 마음을 얻었다고 보십니까?

[인터뷰]
저는 오늘 새벽 그 이전에, 그러니까 현지에서 공식 기자회견이 있었거든요. 거기서 이강인 선수와 같이 나와서 기자회견하는 모습을 보면서 흐뭇하다고 할까요, 그랬어요. 왜냐하면 이전 같았으면, 이전 대표팀이었다고 한다면 굉장히 경기 바로 직전에 열리는 기자회견이기 때문에 결연하고 비장한 느낌으로 반드시 이기겠다.조금 과장해서 말씀드리면 우리가 이기지 못하면 고국에 돌아가지 않겠다, 이런 비장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굉장히 긴장되고 이런 모습이었었는데 정정용 감독하고 이강인 선수는 농담도 주고받고 나 헹가래 쳐줄래, 이런 얘기도 했었거든요. 굉장히 여유 있게 느껴졌는데 그런 여유 있는 모습이 팀 분위기에도 그대로 적용이 됐겠죠.

이런 한 팀을 만드는 데서, 특히 성인 대표팀이 아니라 20세 이하 어린 선수들이기 때문에 정정용 감독의 이런 세심한 배려가 선수들로 하여금 감독과 의사소통을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게 함으로써 하나의 팀을 만들어내지 않았나라고 보거든요.

그래서 예를 들면 정정용 감독을 두고 전술적으로 다양하다, 또 전술적인 유연성이 있다라고 얘기하는데 다른 감독들도 정정용 감독처럼 다양한 전술이 다 있습니다. 그런데 차이점은 뭐냐 하면 정정용 감독은 작전 지시를 내려서 그라운드에서 실제로 선수들이 그 전술을 펼쳐낸다는 거거든요. 이게 차이점인데 어떻게 정정용 감독의 대표팀은 이걸 펼쳐냈느냐. 정정용 감독이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배려도 있었겠고요.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2010년 이후부터 연령별 대표팀을 맡아오면서 이 나이 또래 선수들을 오랜 기간 동안 지켜봐왔다는 거. 이것은 감독으로서는 선수의 특성을 파악하는 거고요. 선수 입장에서도 정정용 감독의 스타일은 이것이다, 정정용 감독의 전술은 이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 역할은 무엇이고 나는 어떤 동선으로 움직여야 된다, 이게 오랜 시간 동안에 경험이 축적됐기 때문에 정정용 감독의 전술이 빛을 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축구협회로서도 많이 생각해 볼 부분이라고 판단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번 결승까지 우리 대표팀 굉장히 명장면을 많이 만들었는데 어떤 장면을 최고로 뽑으십니까?

[인터뷰]
똑같을 것 같아요. 세네갈전이죠. 조마조마했어요, 끝날 때까지. 세네갈전은 정말 잊혀지지 않을 것 같거든요. 많은 분들이 아마 이 세네갈전을 말씀하실 것 같은데 승부차기가 키커가 5명이 나서거든요. 5명이 나서는데 1번 키커, 2번 키커 우리 실축했거든요. 5명이 나서서 1번, 2번이 실축해버리면 이건 뒤집는 건 거의 드뭅니다. 드문데 그걸 해냈거든요.

그리고 맨 마지막에 우리 이광연 골키퍼가 세네갈전에서도 거의 골과 다름 없는 헤딩슛을 하나 막아내면서 연장전에 들어갔죠. 그 골 보면서 참 불과 몇 초밖에 안 되는데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쳐다보니까 마치 한 1분 정도처럼 천천히 들어가나 안 들어가나 이럴 정도로, 몰입이 될 정도로 극적이고 극적인 경기였는데 우리가 이겼기 때문에 가장 재미있게 봤죠.

[앵커]
영화로 나오면 너무 영화 같다고 사람들이 믿지 않을 만한 그런 장면이었다고.

[인터뷰]
영화로 나오더라도 사람들이 에이, 너무 영화 같아서 믿지 않을 정도로.

[앵커]
그런 장면이었던 것 같습니다. 결승을 경험한 젊은 선수들이 앞으로 소중한 자산으로 성장을 잘해야 되는데 앞으로 어떤 노력이 더 필요할까요?

[인터뷰]
저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어요. 고생 많이 했고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U-20세 이하에서 우리 대표팀이 세계 정상권의 실력을 분명히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간단하게 말씀을 드리면 지금 20세 이하 대표팀 중에서 나중에 3, 4년 뒤에 성인 대표팀에 합류할 선수가 절반 이하일 것이다. 역대 계속 그래왔거든요. 이 말씀은 오늘의 성공이 내일의 또 다른 성공을 약속하지는 않는다는 거고요. 20세 이하이고 23세 이하 올림픽 대표팀 거쳐야지 되고 거기서도 잘해서 그다음에 성인 대표팀에 올라가는 거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속도, 지금과 같은 방향으로 계속 발전해 나가야 된다.

그래서 단적으로 이강인 선수도 분명히 세계적인 축구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는 가능성은 인정을 받았지만 지금 소속팀에서는 1군 무대에 뛰지를 못하고 있거든요, 주전이 아니기 때문에. 때문에 이강인 선수로서도 제가 봤을 때는 계속 뛸 수 있는 팀을 찾아서 임대를 가든지 아니면 1군 무대 경험을 계속 실전으로 뛰어야 지금에서 멈추지 않고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아직 우리 20세 이하 선수들 놀라운 성적 거뒀지만 완성된 게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관심 갖고 지켜보면서 더 키워내야지 됩니다.

[앵커]
앞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하면서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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