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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뛸 챔스 결승전 경기장, 완다 메트로폴리타노를 가다
Posted : 2019-05-22 09:40
손흥민이 뛸 챔스 결승전 경기장, 완다 메트로폴리타노를 가다
올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리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완다 메트로폴리타노 경기장입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홈 경기장인 베르나베우와 달리, 완다 메트로폴리타노 경기장은 광야에 뎅그러니 축구장만 세워진 느낌을 받습니다. 차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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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다 메트로폴리타노 경기장은 레알 마드리드의 지역 라이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지난 2017-2018년 시즌부터 홈 경기장으로 쓰고 있는 곳입니다.

공식적으로 6만7천703명을 수용할 수 있고 경기장 지붕도 있습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1903년 바스크인들이 만들었던 축구클럽이지만, 이제는 대부분 카스티야 사람들이 팬입니다. 발렌시아나 세비야, 빌바오 등이 반기를 들 수 있겠지만 현재 UEFA 클럽 랭킹 4위, 라리가 누적승점 3위라는 사실을 보면 아틀레티코를 라리가 3강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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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은 스페인 전통의 빗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라 페이네타’(la peineta)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경기장 내부에 있는 작은 모형을 보면 더 예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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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다라는 이름은 중국 기업 완다의 투자로 붙여졌으며, 메트로폴리타노라는 이름은 지난 1923년부터 1966년까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홈 구장으로 사용된 경기장 이름인 에스타디오 메트로폴리타노 데 마드리드에서 따온 것입니다.

경기장 부근에 있는 마드리드 지하철 7호선 역 이름도 여전히 에스타디오 메트로폴리타노입니다. 스페인어 에스타디오는 스타디움(Stadium), 곧 경기장이라는 뜻입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올 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세비야의 라리가 37라운드 경기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오후 6시 반에 경기가 시작되는데도, 오전부터 경기장 투어를 위해 팬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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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권을 내고 본격 투어를 하기 시작하면 이렇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우승 역사를 자랑해 놓은 것을 먼저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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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기록들입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라리가에서 열 번을 우승했습니다. 유로파리그에서도 세 번 우승했다는 기록이 보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기록은 없습니다. 아직 준우승컵만 있을 뿐입니다. 지난 2013-2014 시즌, 사상 최초의 마드리드 더비로 포르투갈에서 치러진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아틀레티코가 레알 마드리드에게 역전패한 뼈아픈 기억은 팬들에게 선명할 것입니다. 후반전 정규시간까지 1대 0으로 이기고 있던 아틀레티코는 후반 추가시간에 동점골을 내주고 연장에서 와르르 무너지며 1대 4로 졌습니다. 디에고 고딘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세르히오 라모스, 가레스 베일, 마르셀루 비에이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연속 골을 먹었습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 장소는 결승 팀이 정해지기 전에 확정됩니다. 이번 2018-2019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장소가 마드리드로 정해진 것도 2017년입니다. UEFA(유럽축구연맹)가 각 도시의 신청을 받아 선정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렇게 결승전에 올라간 팀과 경기 장소는 관계가 없는 경우가 자주 일어납니다.

마드리드에서 결승전이 열리니, 스페인 축구팬들은 스페인 팀들이 결승에 올라오지 않을까, 내심 레알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맞붙는 엘클라시코로 결승이 열리면 좋겠다는 상상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마드리드는 결과적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팀끼리 맞붙는 장소가 되면서 스페인 축구로서는 조금 자존심이 상하게 됐습니다. 안방에서 남의 집 잔치를 구경하는 모양새가 됐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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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짧은 만큼 구장은 아주 깨끗해 보입니다. 경기장 안 역사 전시관에는 지금의 스트라이커 그리즈만이 환호하는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2017년 9월 16일 이 경기장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2017-2018 라리가 시즌 첫 홈 경기가 열렸고 그리즈만이 결승골을 터트리며 말라가를 1대 0으로 이겼습니다. 그 첫 골을 기념하는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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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일시는 스페인 현지로는 6월 1일 밤 9시, 한국 시간으로는 2일 새벽 4시입니다. 결승전에서 손흥민이 출전해 우승한다면, 한국 축구에서는 처음 세우는 금자탑입니다.

박지성은 과거 맨유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두 번 뛰었지만, 팀이 모두 바르셀로나에게 패하면서 우승컵은 들어올리지 못했습니다.

2007-2008 시즌에는 모스크바에서 맨유가 첼시를 꺾고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맹활약하던 박지성은 돌연 결승전 출전명단에서 제외되면서 소속팀 맨유의 우승을 경기장 밖에서 지켜봤습니다. 많은 축구팬들이 당시 충격을 받았습니다. 바르셀로나와의 4강전에서 맹활약한 박지성을 결승에서 못 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박지성 대신 들어간 선수가 하그리브스였지요.

그때 축구 담당기자였던 저는 당시 퍼거슨 감독의 측근으로부터 “박지성이 선발은 아니다”라는 멘트를 확인하고 기사를 썼다가 많은 축구팬들로부터 비난 세례를 받은 기억이 납니다. 박지성은 선발이 아니고, 교체 명단에 들어갈 것이 유력할 것이라는 취지로 기사를 썼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기사를 쓰면서도 교체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에 내키지 않았는데, 실제로는 박지성이라는 이름이 아예 출전명단에 없는 것을 봐야 했으니 얼마나 충격이었겠습니까?

경기장 투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소 중 하나는 그라운드입니다. 선수들이 입장하는 통로를 통해 들어와 감독들과 선수들이 앉는 벤치에 앉아보기도 하고, 기념사진도 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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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의 라커룸과 기자회견장도 팬들이 기념사진을 많이 찍는 곳입니다.

스페인의 현 국왕인 펠리페 6세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팬이자 클럽의 명예회장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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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장에서도 팬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토트넘과 리버풀의 경기 전 공식기자회견장에서 감독이 어떤 선수를 데리고 나올 것인지, 손흥민 선수가 나온다면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기사로 바뀌어 팬들에게 전해질 것입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리버풀에 열세라고 하지만, 축구 팬이라면 빠른 역습에 이은 손흥민 선수의 한 방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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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위쪽에서 바라보는 그라운드도 참 예쁩니다. 스페인은 겨울 우기를 제외하고는 거의 하늘이 이렇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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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바깥에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스토어가 있습니다. 유니폼을 비롯해, 공과 신발, 인형, 치약, 장난감, 머플러, 컵, 열쇠고리와 동전지갑, 펜과 연필 등 종류가 정말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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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은 아디다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유니폼은 나이키입니다. 이것도 라이벌 관계 때문에 나온 결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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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기념품 중에는 재떨이까지 있었습니다. 왜 재떨이까지 만들어서 팔까? 흡연에 대한 관대한 문화 때문이었습니다. 3부리그 팀의 축구 경기를 관전했는데, 담배 냄새가 계속 났습니다. 바로 뒤에 앉은 할아버지들이 담배를 피우시며 축구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옆에 다른 사람들은 크게 개의치 않았습니다. 길거리에서도 그랬습니다. 아무 곳에서나 서서 담배를 피워도 사람들은 뭐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미세먼지 없는 하늘은 너무 좋았는데, 담배연기가 툭하면 코를 찌르는 것은 그렇게 즐겁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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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스토어를 나오면 이런 가판들이 쭉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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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스토어와 가격을 비교하면 여기가 많이 쌉니다. 여기서 머플러를 사면 10에서 15유로 정도입니다. 가격은 싸지만 품질은 직접 사서 비교해 보셔야 할 듯합니다. 눈으로 볼 때 큰 차이를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무슨 물건을 파는지 둘러보니까 가판 주인장이 이번 시즌 팀을 떠나는 디에고 고딘을 기념해 만든 머플러라며 손을 내밉니다. 고딘은 아틀레티코 팬이라면 정말 떠나보내기 싫은 살림꾼입니다. 2010년 8월부터 아틀레티코 유니폼을 입었으니 9년째입니다. 그런 선수가 떠난다니 팬들이 많이 아쉬워할 것 같습니다. 길에서 축구상품을 파는 상인들이 그런 팬들의 아쉬움을 가장 잘 알고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제는 토트넘의 손흥민 선수가 우리 축구 팬들이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는지, 그 팬심을 읽고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써주기만을 응원합니다.

김동민 YTN 디지털센터장 kdongmi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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