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일]지배하는 축구의 두 얼굴…비효율에 발목 잡힌 벤투호

[와이파일]지배하는 축구의 두 얼굴…비효율에 발목 잡힌 벤투호

2019.01.26. 오후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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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지배하는 축구의 두 얼굴…비효율에 발목 잡힌 벤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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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렸던 한국 축구의 아시안컵이 끝났습니다. 최근 3개 대회 연속 4강 이상 진출했던 우리나라는 15년 만에 8강에서 탈락했습니다. 벤투 감독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취임 후부터 유지해온 색깔을 유지했습니다. 바로 '지배하는 축구'입니다.

이번 대회 우리 대표팀의 경기 기록을 보면 벤투 감독이 원하는 대로 분명 지배하는 축구를 펼쳤습니다. 모든 경기에서 상대보다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고, 패스나 슈팅 수에서도 앞섰습니다.

#아시안컵 팀별 패스 순위
1.한국 3,3,41
2.호주 3.021
3.사우디 2,569
4.일본 2.462
5.이란 2,426
(중략)
9.카타르 2,026

[와이파일]지배하는 축구의 두 얼굴…비효율에 발목 잡힌 벤투호

문제는 효율성입니다. 축구는 결국 골을 넣어야 이기는 종목입니다. 우리나라는 아시안컵에서 경기를 지배하긴 했지만, 상대 밀집 수비에 막혀 골로 연결되는 비율이 낮았습니다. 한 마디로 효율성이 떨어졌습니다. 8강까지 5경기에서 우리나라의 득점은 6골에 불과했습니다. 4강에 진출한 이란 카타르의 정확히 절반입니다. 또 다른 4강 진출국 일본 UAE도 8골을 넣었습니다.

#아시안컵 팀별 득점 순위
1.이란·카타르 12골
3.일본·UAE 8골
5.중국·우즈베크 7골
7.한국·호주·이라크·키르기스스탄 6골


슈팅 기록을 살펴보면 비효율성은 좀 더 뚜렷해집니다. 8강까지 5경기에서 우리나라가 기록한 슈팅은 78개로 전체 3위입니다. 이 가운데 골문으로 향한 유효슈팅은 24개입니다. 슈팅 대비 유효 슈팅 비율로 계산하면 31%입니다. 8강 진출국 중 유효슈팅 비율이 가장 높은 팀은 일본입니다. 62개의 슈팅 중 27개를 골문으로 보내 유효슈팅 비율 44%를 기록했습니다. 2위는 팀 득점 공동 1위 카타르로 41%를 기록했습니다.

#팀별 유효슈팅 비율 (슈팅/유효슈팅)
1.일본 44%(62/27)
2.카타르 41%(56/23)
3.호주 35%(89/31)
4.이란 34%(80/27)
5.한국 31%(78/24)





[와이파일]지배하는 축구의 두 얼굴…비효율에 발목 잡힌 벤투호

또 하나 8강 카타르전만 놓고 보면 상대 위험 지역(어태킹 서드 또는 파아닐 서드)에서의 움직임도 아쉬웠습니다. 경기 전체 점유율에선 거의 7대 3의 비율로 압도했지만, 득점 상황이 나오는 위험 지역에서의 점유는 이전 다른 경기보다도 낮았습니다.

#벤투호 경기별 어태킹 서드 점유율
-필리핀전 40.6%
-키르기스스탄전 22.7%
-중국전 30.3%
-바레인전 35.8%
-카타르전 19.2%


[와이파일]지배하는 축구의 두 얼굴…비효율에 발목 잡힌 벤투호

벤투 감독은 카타르전 기자회견에서 지배하는 축구의 비효율성에 대해 일부 인정했습니다. 즉, 점유율이나 슈팅 수 등 경기 기록 대비 득점이 적었다는 부분은 인정했습니다. 다만, 득점 기회를 골로 연결하지 못했을 뿐이지 득점 기회 자체만 놓고 보면 비효율적이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점유율과 빌드업을 토대로 한 '지배하는 축구'를 변함 없이 추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와이파일]지배하는 축구의 두 얼굴…비효율에 발목 잡힌 벤투호

아시안컵 결과 만으로 벤투 감독의 '지배하는 축구'가 비효율적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부상과 체력 저하 등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도 지배하는 축구만 보인 점은 아쉽습니다. 월드컵 같은 큰 무대에선 확실한 플랜A가 중요하겠지만, 밀집 수비와 때로는 침대 축구까지 상대해야 하는 아시아 무대에선 선수 기용과 전술에 유연함이 더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여 샹향 평준화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시아축구는 분명 평준화됐다는 걸 이번 대회를 통해 확실하게 체감했습니다. '아시아 맹주' '한 수 아래' 이제 사라져야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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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형[jhkim0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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