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호, 1경기 남았다...AG 사상 첫 한일전 결승

김학범호, 1경기 남았다...AG 사상 첫 한일전 결승

2018.08.30. 오전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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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호, 1경기 남았다...AG 사상 첫 한일전 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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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동호 / 스포츠평론가

[앵커]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준결승전에서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우리 대표팀이 박항서 매직의 베트남을 꺾고 결승에 올랐습니다.

[앵커]
김학범호는 다음 달 1일 일본과 아시아 정상을 놓고 운명의 한판 승부를 펼칩니다.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와 얘기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대단하다는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은데 어제 이 시간에 3:1로 이길 것이라고 예상을 하셨는데 그대로 적중했어요.

[인터뷰]
오늘의 영광을 시청자 여러분과 함께 나누겠습니다. 운이 좋았죠.

[앵커]
어제 경기 전체적으로 어떻게 보셨어요?

[인터뷰]
우리가 의도한 대로 경기가 잘 풀렸거든요. 낙승을 거뒀다고 보는데 우리가 의도한 바는 무엇이냐가 중요하겠죠. 선발멤버 보면 김학범 감독의 의도가 나타납니다. 그러니까 이승우, 황의조, 손흥민, 황희찬 선수. 공격수를 모두 출동시켰거든요.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우리가 한 골 먹으면 두 골 넣어서 이길 수 있어. 공격으로 오늘 승부를 결정지을 거야였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공격해도 베트남의 저항이 만만치 않아서 선제골이 일찍 터지지 않으면 0:0으로 계속 흘러가면 흘러갈수록 우리는 더 급해지고 베트남 입장에서는 0:0, 아마 박항서 감독은 무승무에다가 승부차기까지 시나리오를 그렸을 거거든요.

이 답답한 흐름이 길어질수록 베트남은 더 유리해지는 거죠. 그런데 그것을 깬 것이 바로 이승우 선수의 전반 7분 만에 선제골. 이승우 선수의 선제골이 저는 어제 승리의 반 이상을 했다고 봅니다.

[앵커]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어제 우리 공격진의 구성도 활약이 엄청났는데 경기를 끌고 나가는 방식도 굉장히 빠르고 조직적이었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인터뷰]
그러니까 우리 대표팀이 그동안에 경기에서 템포로만 보면 굉장히 루즈했습니다. 그러니까 미드필드에서 공격으로 전개되는 과정, 불필요한 패스도 많았고 패스미스도 많아서 답답한 흐름이었거든요.

그런데 사실은 어제도 패스가 그렇게 빨랐다고 볼 수는 없는데 패스가 빨랐던 것은 뭐냐하면 이승우, 황희찬, 손흥민, 황의조 공격 2선과 최전방 황의조 선수와의 패스가 빠르게 돌파가 됐던 거지 전체적으로 보면 미드필드에서 공격으로의 전개나 미드필드에서 후방으로의 전개가 그렇게 빠른 템포로 넘어가지는 않았다고 봐요.

그런데 이 점은 우리가 고쳐야 될 점인데 아시아권 무대이고 또 23세 이하 선수들의 무대이기 때문에 이 정도의 템포 가지고도 그냥 버틸 수는 있는 거죠.

[앵커]
어제 저희가 이 시간에 베트남의 수비력이 만만치 않다, 그동안에 무실점을 하지 않았냐는 분석을 했었는데 어제는 그 틈을 아주 잘 공격을 찔러냈죠.

[인터뷰]
어제 아마 이승우 선수의 활약을 예측한 분들이 많이 계셨거든요. 왜냐하면 이승우 선수가 공식적으로 보면 173cm라고 나오는데 사실 직접 보면 조금 더 그보다 작습니다. 신장이 좀 작다는 한계가 있지만 그외에 이승우 선수의 장점이 많이 있죠. 빠르고 발기술이 좋고 그래서 밀집된 수비공간에서 골을 드리블하는 능력이 굉장히 탁월하거든요.

이승우 선수의 스타일로 보면 베트남전 경기에서 자신의 장기를 발휘할 수 있는 딱 좋은 스타일의 팀이죠. 그래서 밀집된 공간을 오히려 우리가 그동안 대표팀에서 약했던 게 우리는 측면을 뚫고서 크로스를 올리는 게 강했고 중앙 공격을 수비를 뚫는 것은 우리는 그동안 약해 왔었거든요.

그런데 여기에 황의조 선수도 스트라이커로서 좋은 기술이 있기 때문에 이승우, 황의조, 손흥민 선수가 집중적으로 중앙을 뚫었는데 이것이 결국에 성공을 거뒀습니다.

[앵커]
오늘은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이승우 선수 얘기 먼저 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정말 전반 7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리면서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잡았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지 않습니까?

[인터뷰]
그랬죠. 어제 승리의 반 이상은 이승우 선수의 선제골이었다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이승우 선수가 개인 기술도 뛰어나고 여러 가지 장점이 있는데 그 특징 중 하나가 아주 볼에 대한 집념이 아주 강하거든요.

어제 경기뿐만 아니라 그 이전 경기에서도, 또 다른 대회 경기에서도 흘러가는 볼을 끝까지 쫓아가는 장면이 이승우 선수는 여러 차례 나옵니다. 그런데 어제 첫골 같은 장면도 황희찬, 황의조 선수에게 갔는데 황의조 선수가 베트남 수비수와 충돌하면서 볼이 흘러들어왔죠. 그거를 가장 먼저 가서 낚아챈 거였거든요.

그 우즈벡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고요. 이럴 정도로 볼에 대한 집념이 가장 강한 선수이고 세 번째 골 장면에서도 어시스트를 황의조 선수에게 밀어준 겁니다. 그런데 밀어줬는데 황의조 선수가 여의치가 않으니까 전방으로 그냥 볼을 찔러줬거든요.

이승우 선수가 슛하라고 패스하고 난 다음에 그 자리에 멈춰 있었으면 세 번째 골 절대 안 나왔어요. 골대 앞으로 달려들어간 거죠. 이렇게 골잡이로서의 본능이 어제 충분히 발휘가 된 그런 경기력을 선보였죠.

[앵커]
사실 그동안 이승우 선수가 자신의 출전 시간이 너무 짧다, 이런 얘기를 방송에서도 그렇고 공적으로 많이 했었는데 그동안에 남다른 노력을 했다는 게 어제 경기에서 여실히 보여졌던 것 같아요.

[인터뷰]
이승우 선수가 굉장히 그렇죠, 그런 얘기를 할 정도로 욕심도 많고 이승우 선수가 우리나라 선수이기는 한데 13살인가 일찍 스페인으로 건너가서 스페인에서 축구선수로 성장했기 때문에 축구적인 사고방식이나 축구적인 세계관은 전부 다 스페인식으로 봐야 돼요. 자기 표현이 굉장히 개성이 강하거든요.

좀 내보내달라 얘기를 한 거였고 아마 김학범 감독이 보는 눈으로도 베트남전 같은 경우에는 이승우 선수가 아마 일을 저지를 수 있다고 해서 선발로 내보내지 않았나, 이렇게 짐작해 볼 수 있죠.

[앵커]
지금 저희가 이승우 선수 얘기 먼저 해 봤는데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황의조 선수 얘기를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이번에 남다른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런데 그동안은 그렇게 눈에 띄지는 않았거든요. 왜 그런 건가요?

[인터뷰]
결정적인 약점이 하나 있었었죠.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는 황의조 선수이고 또 아시안게임에서 최대의 수확도 황의조 선수라고 볼 수 있어요. 왜냐하면 손흥민이나 이승우나 황희찬 선수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기대했던 선수고 이미 발굴된 선수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기대하지 않았던 황의조 선수를 우리가 스트라이커로 발굴했기 때문에 가장 큰 소득인데 2013년에 황의조 선수가 대학교 졸업하고 K리그에 데뷔를 했거든요.

그런데 K리그에서 이때 김학범 감독이 있었던 성남에서 공격수로 뛰었는데 K리그에서도 공격수로 인정받았던 것은 2015년이었습니다. 그래서 2015년에 눈에 띄니까 국가대표로 데리고 와서 자메이카전에서 골을 넣은 적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슈틸리케 감독이 2016년에 자주 불렀죠. 그런데 슈틸리케 감독이 있을 때 대표로 선발돼서 뛰었던 A매치에서는 그다지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 완전히 외면을 당해서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합류하지도 못했고 팬들로부터도 강렬한 인상을 팬들에게 남기는 데도 실패를 했죠. 절치부심, 올 시즌 J리그에서 굉장히 활약이 좋았거든요. 좋은 컨디션 가지고 이번에 아시안무대에 와서 이제 본인의 진가를, 자신의 진가를 활짝 펼쳐보인 겁니다.

[앵커]
황의조 선수도 승승장구 하고 있지만 그 뒤에는 손흥민 선수의 도움도 무시하지 못할 것 같아요.

[인터뷰]
어제도 손흥민 선수의 어시스트, 말로 어시스트 하면 뭔가 좀 부족한 것 같은데요. 베트남 수비의 포백 라인을 패스 한방으로 뚫는 침투패스를 보고도 쫓아가서 황의조 선수가 골로 연결했거든요. 토트넘이 황의조 선수를 데리고 가야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황의조, 손흥민 선수가 같이 뛰면 재미를 보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손흥민 선수 어시스트에 황의조 선수의 골. 이게 우즈베키스탄전에서도 두 골이 나왔었거든요.

어제도 나오고. 이것들은 아마 마치 이 두 선수가 한 팀에서 오래 뛴 선수처럼 호흡이 잘 맞아들어가서 대표팀의 주요한 득점 루트가 됐다고 보고요. 황의조 선수의 이런 볼 감각에다 손흥민 선수의 어떤 희생심이라고 할까요. 주장으로서의 책임감.

[앵커]
손흥민 선수도 충분히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잖아요.

[인터뷰]
그렇죠. 나보다 더 좋은 기회에 있는 황의조 선수에게 양보를 해 준 거고요. 이것을 간파한 김학범 감독이 어제 선발로 내보낼 때 황의조 선수를 원톱으로 내세우고요. 그 밑에 3명에 이선 공격수를 배치했는데 바로 밑에 공격 이선 중앙에다가 손흥민 선수를 배치했거든요.

손흥민 선수 중심으로 배치해서 그동안 손흥민 선수가 왼쪽 측면, 오른쪽 측면에서 뛰었는데 가운데 서서 이 나머지 3명 공격수들에게 패스를 앞으로 전진으로 찔러주는 이런 역할을 맡겼거든요. 김학범 감독의 선수를 보는 눈이라고 할 수 있죠.

[앵커]
이런 선수들의 활약을 기반으로 결승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지금 지적이 나오는 게 수비 조직력은 아직 불안한 거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인터뷰]
불안합니다. 수비 조직력뿐만 아니라 미드필더도 불안한데 이게 아시아권이고 아시안게임이니까 우리가 와일드카드의 힘으로 결승까지 올라갔다고 보고요. 수비와 미드필더의 조직력은 단시간 안에 이걸 고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아주 대표적인 예로 감독이 불러서 수비 조직력을 갖춰라, 잘해라, 이렇게 얘기한다고 훈련하고 손발 안 맞춰봤는데 다음 경기에서 잘할 수가 없겠죠. 그러나 아시안게임에서는 결승전 상대가 일본이기 때문에 또 일본이 21세 이하 팀이기 때문에 이 정도의 수비 조직력으로도 우리가 극복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한 골 먹으면 두 골 넣을 수 있기 때문에 우승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는데 장기적으로 보면 이 정도의 템포, 그러니까 공격수 4명, 손흥민, 이승우, 황희찬 이들 선수의 템포가 아니라 미드필드와 이 정도의 템포와 이 정도의 조직력 가지고는 아시아권이 아니라 세계무대 나가면 힘들다라고 봐야지 되겠죠.

[앵커]
사실 어제 경기 저희가 즐겁게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마는 어제는 한국인 감독, 두 감독의 맞대결로 더 관심을 모았었잖아요. 우리가 이길 거라고 예상을 했고 또 무난히 승리를 했습니다마는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도 칭찬을 해 줘야 될 것 같아요.

[인터뷰]
잘했죠. 어제 베트남이 파이브백이었거든요. 그러니까 5명의 수비를 세운 겁니다. 수비를 단단히 하는 것은 당연한 거죠. 그러면서도 아주 수비라인을 내려서 0:0으로 무조건 가겠다, 10명이 수비하는 그런 경기도 나오기는 나오는데 어제 베트남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박항서 감독이 경기 전에 한국과 베트남 국민 모두에게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하겠다라고 했는데 그 말 그대로 수비에 중심을 두면서 정면승부를 펼쳤다고 볼 수도 있는 거거든요. 그리고 3:0으로 뒤진 가운데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을 했거든요. 그리고 프리킥에서 1골을 만회한 겁니다.

제가 봤을 때 베트남이 골 넣을 때 박수 보낸 우리 국민들 많이 있었거든요. 이게 우리들의 마음이지 않았나. 그래서 결론적으로 박항서 감독도 졌지만 진 것이 아니다. 이런 게 윈윈하는 그런 경기 결과가 나온 거죠.

[앵커]
그리고 아직 메달을 딸 수 있는 기회가 남아 있잖아요.

[인터뷰]
박항서 감독에게는 마지막 도전, 동메달에 도전하는 경기가 내일모레 토요일 8시 30분에 우리와 일본의 결승전이 있고요. 그 경기 말고도 우리는 베트남과 아랍에미리트의 동메달 결정전을 보면서 응원을 해야 되겠습니다.

[앵커]
지금 결승전 말씀하셨는데 우리는 이제 일본과 대결을 펼치게 됐습니다.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인터뷰]
일본이 21세 이하 팀이고요. 그러니까 23세와 25세와는 차이가 없다고 하더라도 21세와 23세 이 세대에는 차이가 좀 많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일본이 베트남에게 조별리그에서 1:0으로 패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아랍에미리트와의 경기에서도 주도권을 잡았지만 답답한 흐름으로 가다가 후반에 결승골을 뽑아냈거든요. 우리보다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진다라고 보고요.

그리고 일본은 와일드카드 선수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손흥민 정도의 결정력 있는 선수가 없다는 얘기고요. 일본에서도 아마 손흥민, 황의조 선수를 충분히 대비를 하겠죠. 황의조 선수는 또 J리그에서 뛰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이번 아시아권, 23세 이하 또 일본 21세 이하, 이 정도 수준에서는 황의조 선수와 손흥민 선수 정도는 알고도 당한다. 준비한다고 해서 다 막아내는 그런 정도의 수준을 뛰어넘은 선수들이라고 볼 수 있겠죠.

[앵커]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우리가 앞서고 있고 그리고 상대 전적에서도 앞서고 있지만 그래도 이게 한일전은 항상 보면 자존심을 건 대결이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잖아요. 그래도 만만하게 보면 안 되겠죠?

[인터뷰]
만만하게 보면 절대로 안 되겠죠.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까지 갖고 있는 그 실력 그대로 보여줘야 되겠고요. 김학범 감독이 어제 경기에서 손흥민을 중앙에다 배치하는 거 보고 역시 다르긴 다르다, 이런 생각이 들었었거든요.

아마 일본전에 대해서도 김학범 감독이 나름의 카드를 준비하고 있겠죠. 그리고 한일전에서는 직접 뛴 많은 선수들, 은퇴하고 난 다음에 얘기하기를 한일전에서는 꼭 이겨야지 된다. 어떤 승리에 대한 집착이나 집념이 일본 선수들보다는 우리가 더 강하다, 이 얘기를 많은 선수들이 직접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마지막 순서로 이전에 베트남전은 맞히셨는데 한일전 결과는 어떻게 보십니까? 점수는?

[인터뷰]
한일전이요? 우리가 2:0으로 이기리라고 봅니다.

[앵커]
기대해 보겠습니다. 좀 부담스러워 하시네요. 최동호 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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