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은 금광"...발렌시아가 대서특필한 1군 데뷔

"이강인은 금광"...발렌시아가 대서특필한 1군 데뷔

2018.07.30. 오후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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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 지역 신문 수페르데포르테가 이강인이 1군 무대에 데뷔하기까지의 여정을 대서특필했다.

세계 어느 나라든 유소년 선수는 프로가 되기까지는 성인 무대 이상의 경쟁을 치러야 한다. 매 시즌, 매 경기, 매번의 기회마다 체계적으로 평가받는 탓에 선수들은 어린 시절부터 '경쟁'이 생활화돼있다.

특히 해외 명문 구단들은 10세 이전부터 유망주를 발견해 키우는 매우 체계적인 유소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강인 선수가 속한 발렌시아 역시 다비드 비야, 다비드 실바 등 세계적인 스타들을 여럿 발굴해 낸 전통적인 명문 구단이다. 유소년 선수들은 벤하민(10세 미만), 알레빈, 인판틸, 가데테, 후베닐 등을 거쳐 최종 1군 데뷔를 목표로 한다.

이강인은 가족의 희생을 부담이 아닌 동기부여로 삼아 조금씩 성장해 나갔다. 그가 발렌시아에서 보낸 일곱 시즌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이강인은 알레빈 C 다음 해에 B반을 건너뛰고 알레빈 A로 월반한 뒤 팀을 브루네테대회 결승전에 진출시켰다. 비록 결승전에서 바르셀로나에 패했으나, 이강인의 잠재력을 보여주기는 충분했다.

그 해에 이강인은 '마르틴 빌라'와 한 달에 기름값 등 기타 비용 250유로를 받는 첫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한 시즌 뒤 그는 인판틸 B로 올라가 성인과 똑같은 '11인 축구'를 하며 폭발적인 잠재력을 보여줬다.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8인용 축구는 그에게 작은 무대였다."고 평가했다.

그해 크리스마스, 이강인은 아로나에서 엄청난 화제를 불러왔다. 그는 최고 공격수 사이에서 득점왕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이제는 그 누구도 그가 단지 '유소년'이라는 이유로 최고의 선수가 아니라고 말할 수 없게 됐다.

이강인은 빛의 속도로 성장했고 여러 팀의 관심을 받았다. 스페인과 세계적 축구 클럽들이 그의 문을 두드렸다. 루페테는 이강인에게 첫 메이저 재계약을 체결하는 승부수를 뒀다.

이강인은 나빌과 함께 인판틸 A 리그의 득점 기록을 세웠다. 리그에서는 첫 경기만 비기고 나머지 모든 경기에서 승리했다.

다음 시즌은 더 놀라웠다. 나빌과 이강인은 카데테 푼다시온으로 승격하여 3위를 기록했고 발렌시아 주 U16 대표로 출전해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그다음 해에 시련이 찾아왔다. 이해할 수 없지만, 발렌시아의 호세 라몬 알렉산코는 선수의 성장세를 늦췄다. 그는 어린 선수가 월반하는 걸 원치 않았고, 나빌과 이강인이 카데테 A에서 한 해를 더 연습하도록 했다. 이강인과 가족들에게는 매우 힘든 시기였다.

알렉산코가 이끄는 체제에서 발렌시아는 유망주에게 기대를 걸지 않았다. 알렉산코가 침묵하는 사이 나빌은 16살이 되던 해 자유를 얻자 맨체스터 시티로 가 버렸다. 그제서야 알렉산코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빌이 떠난 뒤, 이강인이 16세가 될 때까지는 불과 15일이 남아 있었다. 만약 상황이 다르게 흘러갔다면 현재 이강인은 발렌시아에 없었을 것이다. 이강인과 가족들이 발렌시아에 머물고 싶어 했다는 사실이 알렉산코에게는 행운이었다. 이강인은 2019년 6월까지 계약을 연장했지만 바이아웃은 8m(약 106억 원)에 불과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이강인은 필드에서 그의 존재를 증명해 보이고 있었다. 그는 지난 여름 COTIF 최우수 선수상을 받았고, 아시안 컵 예선에서 U19 대표로 데뷔했으며 발렌시아의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감독과 함께 1군에서 정기적으로 훈련을 받기 시작했다. 마르셀리노는 처음부터 이강인과 사랑에 빠졌고, 선수의 재계약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얼마 전, 이강인은 툴롱컵 최우수선수 4위로 선정됐다. 이강인의 활약과 함께 재계약 필요성도 늘어가고있었다. 결국 마테우 알레마니(발렌시아 단장)는 계약을 직접 처리하려고 나섰다. 단장은 80m(약 1,058억 원)의 바이아웃, 프리시즌 1군 훈련 약속과 함께 이강인의 계약을 2022년 6월 30일까지 연장했다.

지난 22일, 이강인은 '34번'을 달고 1군 무대에 데뷔했다. 34번은 그가 엘리트 축구선수를 꿈꾸며 한국 TV 방송(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했을 때와 같은 번호로 마치 운명 같은 우연이다.

이강인은 마르셀리노가 좋아하는 세컨드 스트라이커 자리에서 데뷔했다. 이강인은 유스에서 지난 7년간 8번 혹은 10번 역할을 맡아왔다.마르셀리노는 자신의 4-4-2 포메이션에서 이강인을 위쪽에 위치하려고 염두에 두고 있고, 이미 선수 다듬기에 착수했다.

아카데미 시절 매년 평균 15~20골을 기록한 이강인은, 자신의 첫 20분에 이미 모든 장점을 선보였다. 수준 높은 왼발, 특출난 경기 시야, 능력에 대한 자신감, 그리고 볼을 찰 때의 대담함이 드러났다. 이강인이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더 성숙해질수록 그는 필드 안팎에서 더욱 특별한 선수가 될 것이다.

이강인은 발렌시아의 아시아 시장 확장을 위해 선택받은 선수이기도 하다. 17살에 이미 한국에서 대중적인 아이콘이 되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유튜브에 올라온 이강인의 데뷔 영상은 24시간도 채 되지 않아 조회 수 30만 회에 육박했다.

이 30만 가운데는 물론 이강인의 부모와 두 누나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가족과 선수의 노력과 희생 끝에, 이제는 즐길 시간이 왔다. 이강인의 가족들과 발렌시아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강인은 이제 빛을 본 '금광'이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위 기사는 'SUPER DEPORTE' 기사 일부를 번역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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